[글로벌 파이낸스 3.0 리뉴얼]우리은행 홍콩지점, 글로벌 수익 창출 중심축⑤해외 최대 실적 점포, 전부문 고른 성장…틈새 수익원, 오랜 네트워크 바탕
김현정 기자공개 2021-11-26 07:15:27
[편집자주]
금융사의 해외사업은 단순 본점지원 성격의 1.0, 현지화에 집중했던 2.0을 넘어 투자금융(IB)에 주력하는 3.0 시기를 걷고 있다. 이런 가운데 만난 '코로나19' 사태로 경험하지 못한 환경이 시작됐다. 금융사들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해 '언택트' 업무 정착에 주력했다. 올해는 이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는 '리뉴얼'에 힘을 쏟은 시기다. 글로벌 각지에 진출한 금융사들은 1년 동안 어떤 변화를 맞이했는지, 또 어떤 전략을 준비 중인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11월 25일 13: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수익(Profit) 중심지(Center) 역할 수행.’ 우리은행 해외 지점 중 가장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는 홍콩지점의 슬로건이다. 특히 2016년 이후 영업수익이 2배, 대출자산이 4.7배로 증가하는 등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42년간 업력을 바탕으로 그간 추진해온 모든 수익원이 안정된 수준에 이르렀다. 팬데믹 사태 이후에도 기업금융·투자금융(IB) 부문 등이 고르게 성장하며 글로벌사업의 성공 모델임을 재차 입증했다.
◇밀착 마케팅으로 '수익창출 틈새' 놓치지 않는다
국제금융허브인 홍콩은 다양하고도 풍부한 금융기회가 도처에 깔려 있는 곳이다. 특히 홍콩에는 중국 기업들이 역외조달창구로 설립한 회사들이 많고 중국 진출을 위해 들어온 한국계 지상사들도 많아 중국 관련 금융수요가 넘친다. 낮은 세율과 투자 장벽도 홍콩의 큰 장점으로 꼽힌다.
우리은행은 홍콩에 1979년 8월 인가를 받아 42년 이상 현지에서 정상영업을 하고 있다. 기업금융의 강자로 군림한 우리은행은 홍콩에서도 확고한 지상사 네트워크를 확보해놓았다. 이 밖에 현지에 진출한 다양한 금융기관들과의 탄탄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다양한 지역 및 국가들의 IB딜을 적극 취급 중이다.
우리은행 홍콩지점의 수익 구조는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 비중이 75:25 수준이다. 우량 대출, 유가증권 등 핵심 이자부자산의 증대로 이자수익 기반이 탄탄하다. 여신자산을 살펴보면 기업여신과 신디론 비중이 55:45로 포트폴리오가 안정적으로 구성돼있다. 개인여신은 취급하지 않는다.
비이자수익으로는 신디론 등 대출자산 연계한 수수료와 수출입 송금, 환전, 매매이익 등 다양한 수익원을 두루 갖췄다. 최근에는 고액 자산가 및 대체투자 펀드의 원화 환전 영업을 추진했는데 전행 외환손익 창출에 적잖은 기여를 하고 있다.
우리은행 홍콩지점의 외화대출금은 2016년 이후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는 중이다. 당시 3억7500만달러 규모였던 외화대출금은 올 3분기 말 기준 17억9000만 달러까지 커졌다. 연평균 증가율이 40%가량에 이른다.
이는 확고한 수익 기반에 더해 끊임없는 수익원 발굴로 얻어낸 성과라는 평이다. 일례로 최근에는 글로벌 은행에 밀착 마케팅을 통해 거액의 우량 대출채권을 매입한 게 큰 이자수익으로 이어졌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자체 리스크 한도 관리 차원에서 홍콩 내 글로벌 은행들이 아시아 기업들의 익스포저를 축소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났다. 그 안에는 우량 한국계 대기업 대출채권도 포함돼있었다.
우리은행 홍콩지점은 이를 놓치지 않고 저렴한 값에 채권을 받아왔다. 글로벌은행들과 네트워크가 좋은 곳이어서 좋은 기회를 적절한 시기에 포착할 수 있었다. 바겐세일을 통해 받아온 우량 대기업 매출채권 규모는 작년과 올해 1억1000만달러 규모에 이른다.
성시천 우리은행 홍콩지점장은 “우리가 매입한 매출채권의 기업은 한국에서는 대출이 필요 없는 초우량 회사이고 그들이 급하게 처분하느라 싼 값에 사올 수 있었다”며 “이런 기회들이 사실상 하루 아침에 이뤄지는 것은 아니며 우리은행이 수십년간 쌓은 네트워크로 이끌어낸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방어업종, 지배구조·자금융통력 우수 업체 집중
홍콩은 과거 사스(SARS) 경험이 있어 코로나19 초기부터 정부와 국민 모두 철저한 방역에 힘썼다. 현재 코로나19 지역감염 사례는 거의 발생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대부분 현지 기업들과 은행들은 정상출근 중이고 홍콩 소재 한국계 은행들도 큰 제약 없이 근무를 하고 있다.
다만 그간 IB딜 추진에는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홍콩 딜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베트남, 인도 등 주요 아시아 국가의 코로나19 상황이 급격히 나빠졌기 때문이다. 우리은행 홍콩지점은 올 2분기 블랙스톤과 함께 인도의 한 헬스케어 업체에 대한 인수금융을 진행하다가 인도의 일일 확진자수가 40만명에 육박할 정도로 상황이 급변하면서 내부 여신승인 프로세스가 중단되는 일을 겪기도 했다.
올 1분기에는 베트남 소재 화학기업의 클럽딜에 대주단으로 참여하기로 하고 내부 여신승인 뒤 LOC까지 제출했다. 착착 진행되는가 싶더니 2분기부터 베트남의 팬데믹 상황이 악화하자 차주 측으로부터 자금조달을 내년으로 연기하겠다는 연락을 받았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우리은행 홍콩지점은 올 들어 3분기 만에 신디론 잔액을 작년 말 대비 30% 증가시켰다. 코로나19 영향도가 낮고 스폰서(사업주)의 신용도 및 자금융통성이 좋은 딜을 발굴해가며 난관을 적극적으로 타개해 나갔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기업 신디케이트론(Corporate Syndicated Loan)의 경우 팬데믹 상황을 고려해 경기방어적인 업종인 도시가스 등 인프라와 제약·바이오, 통신 위주의 딜을 검토했다. 기업 신디케이트론의 경우 중국을 포함한 북동아시아 지역에 딜이 많은데 이 가운데서도 지배구조가 안정적이고 꾸준한 영업현금흐름을 창출하는 회사들로 추리는 중이다.
반면 구조화 신디케이트론(Structured Syndicated Loan)의 경우 선박·항공기금융, 발전·에너지금융을 위주로 글로벌 PE 또는 신용도가 우량한 스폰서가 주도하는 딜들을 골라 담았다.
성 지점장은 “홍콩의 국제금융 허브도시라는 명성에 걸맞게 우리은행 홍콩지점은 아시아를 중심으로 유럽·중동·미주 등 다양한 지역과 국가에서 업종에 제한이 없이 IB딜소싱을 해왔다”며 “코로나19에도 IB사업의 지점 내 기여도는 여전하고 다양한 지역에서 팬데믹 영향도가 적은 IT, 선박, 제약·바이오, 인프라, 에너지 중심으로 딜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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