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시장 불똥튀나, 케이뱅크·라이온하트 '예의주시' [카카오 블랙아웃 나비효과]상장 시점 조율하던 ‘빅딜’에 치명타... ‘쪼개기 상장’ 이슈 부각될 듯
최윤신 기자공개 2022-10-18 07:42:31
이 기사는 2022년 10월 17일 13: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 블랙아웃 사태가 얼어붙은 국내 IPO 시장에도 적지 않은 타격을 입힐 전망이다. 특히 현재 IPO를 추진 중인 기업 가운데 ‘최대어’인 케이뱅크와 라이온하트스튜디오가 밸류에이션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카카오그룹 전반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커짐에 따라 ‘쪼개기 상장’에 대한 비판도 거세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선 카카오그룹이 예정하고 있는 다수의 IPO 후보군의 거취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바라본다.
◇카뱅 유탄 맞은 케뱅, 라이온하트는 ‘원히트 원더’ 리스크 부각
현재 IPO를 추진하고 있는 기업 중 카카오사태로 인해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 곳은 케이뱅크와 라이온하트스튜디오다. 두 곳 모두 지난달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예비심사를 승인받고 현재 상장 시점을 조율중인 곳이다. 그렇지 않아도 IPO 시장이 얼어붙으며 원하는 몸값을 인정받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이번 사태가 소금을 뿌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케이뱅크는 ‘카카오뱅크’의 주가변동성 확대로 인해 밸류에이션에 타격이 예상된다. 국내 첫 인터넷은행 상장사인 카카오뱅크는 케이뱅크의 밸류에이션 과정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피어그룹이다. 국내에선 카카오뱅크를 제외하곤 다른 피어그룹을 찾을 수 없기 때문에 카카오뱅크의 주가추이는 곧 케이뱅크의 몸값으로 직결되는 분위기다.
그렇지 않아도 케이뱅크는 IPO를 앞두고 카카오뱅크의 주가하락에 고심해왔다. 지난해 8월 상장 당시 공모가의 2배가 넘는 9만4000원까지 치솟았던 카카오뱅크의 주가는 최근 2만원 아래로 떨어졌다. 45조원에 달했던 시가총액은 10조원 아래로 줄었다.
카카오뱅크의 올해 상반기말 기준 순자산이 5조5563억원인 것을 고려할 때 현재 시장에서 인정받는 PBR은 2배에 채 미치지 못한다. 같은 시점에 케이뱅크의 순자산은 1조7356억원 수준으로 카카오뱅크보다 높은 PBR 2배를 인정받는다고 하더라도 몸값은 3조5000억원에 불과하게 된다. 올 초까지만 하더라도 10조원까지 거론됐던 몸값이 3분의 1토막 나는 셈이다.
케이뱅크는 외국 인터넷은행을 피어그룹으로 포함시키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지만 시장을 설득하기 위해선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오르기만을 바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번 사태가 바닥을 찍은 줄 알았던 카카오뱅크의 주가에 추가적인 하방압력이 될 것이란 전망이 커지며 밸류에이션에 더 큰 난항이 예상된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사태가 케이뱅크 IPO에 미칠 영향은 단순히 피어그룹에 대한 주가 하방압력에 대한 우려에서 그치지 않는다”며 “인터넷 전문은행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을 제약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케이뱅크보다 더 큰 영향이 예상되는 건 라이온하트스튜디오다. 카카오게임즈 유럽법인(KaKao Games Europe B.V.)이 최대주주로, 카카오그룹에 속하는 회사다. 그룹 계열사로서 간접적인 영향 외에도 실적 타격으로 인해 추진중인 IPO에서 원하는 몸값을 지키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 됐다.
라이온하트스튜디오는 이미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가 원하는 밸류에이션을 인정받기 어려운 시장상황임을 고려해 한차례 공모 일정을 미룬 바 있다. 심사 효력기간이 만료되는 내년 3월까지 시점을 조율한다는 계획이다. 시장 상황개선이 단기간에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란 걸 고려할 때 연말 실적을 반영해 IPO에 나서게 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이번 사태가 밸류에이션에 핵심이 될 4분기 실적에 직접적인 스크래치를 낼 가능성이 커졌다. 이 회사의 단 하나의 수익원인 ‘오딘’의 서비스도 먹통이 되며 직접적인 타격을 맞았기 때문이다. 구글플레이에서 불변의 매출 1위를 지켰던 오딘은 접속장애로 지난 16일 구글플레이스토어에서 매출 1위 자리를 놓쳤다. 오딘의 매출 감소는 로열티 수익에 의존하는 라이온하트스튜디오의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증권업계에선 “실제 숫자상의 타격이 크지 않을 수 있지만, 더 큰 문제는 ‘원히트 원더’인 회사의 약점을 그대로 노출시켰다는데 있다”며 “시장의 투심에 영향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짚었다.
◇ 악화된 여론이 더 큰 리스크...계열사 IPO 플랜 ‘적신호’
일각에선 이번 사태를 계기로 카카오그룹의 계열사 IPO 플랜 자체가 흔들릴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IPO 후보군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카카오커머스 등의 상장이 쉽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다.
뇌관은 ‘쪼개기 상장’에 있다. 증시 침체로 계열사 주가가 동반 하락하는 가운데, 카카오그룹 쪼개기 상장에 대한 주주들의 불만이 터져나오는 상황이었다. 현재 상장을 추진중인 라이온하트스튜디오에 대해서도 모기업인 카카오게임즈 주주들은 인터넷 커뮤니티 등지에서 상장 철회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금융위원회가 ‘물적분할 후 상장’과 관련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는 등 모·자회사 동시상장에 대한 다양한 규제를 검토하고 있다”며 “이번 사태로 인해 여론이 크게 악화한데다, 국감 시기까지 겹치며 규제의 칼 끝이 ‘카카오그룹’을 정조준 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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