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모니터/롯데칠성음료]전문 경영인 체제 힘 싣기, 이영구 부회장 친정 복귀신동빈 회장 재선임 안건 미상정, 그룹 차원 전략적 방향 조정자로 총괄 부회장 파견
정유현 기자공개 2025-03-11 07:57:25
이 기사는 2025년 03월 06일 13시5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칠성음료가 기타비상무이사직을 약 5년 만에 부활시키면서 이사회 조직을 대대적으로 개편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나고 이영구 롯데그룹 식품군(HQ) 총괄 대표 부회장이 약 4년 만에 친정으로 복귀하는 그림이다.핵심 계열사 등기 임원으로 책임 경영을 실현해왔던 신 회장은 롯데칠성음료가 성장 궤도에 진입한 만큼 등기이사직을 내려놓고 박윤기 대표이사 체제의 독립성을 강화하고 신뢰를 보내는 것으로 해석이 된다. 동시에 식품 사업을 총괄하는 이 부회장을 파견한 것은 그룹 차원의 전략적 조정력은 유지하려는 의도로 이해된다.
◇'롯데칠성맨' 이영구 부회장 이사회 복귀 안건 결의
롯데칠성음료에 따르면 이달 25일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재무제표 승인 및 정관 변경, 이사 선임 등 안건을 의결한다. 제2호 의안인 '이사 선임의 건'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기타비상무이사로 이영구 부회장을 신규로 선임하는 안건을 다룰 예정이다. 박윤기 대표이사와 송효진 사내이사 재선임건과 박찬주 사외이사 신규 선임건도 논의한다.
2024년 말까지 롯데칠성음료의 이사회는 사내이사 4명, 사외이사 5명으로 구성됐다. 총 9명의 이사회 일원들이 6개의 소위원회(△감사위원회 △보수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내부거래감시위원회 △경영위원회 △ESG위원회)에서 중요 사항을 논의하고 결정했다.
사내이사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박윤기 대표이사, 나한채 키어카운트본부장, 송효진 재경부문장으로 구성됐다. 이중 2025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이사는 신 회장과, 박 대표, 송 부문장이다. 박 대표와 송 부문장의 재선임 안건은 주총에 올라왔지만 신 회장 재선임건은 안건이 아니다.
롯데그룹 측은 공식적으로 신동빈 회장의 행보에 대한 입장을 내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재선임 안건이 상정되지 않는 것에 집중했다. 신 회장이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나면서 이영구 부회장이 리더십을 보완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 부회장이 롯데칠성음료의 이사회에 참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 부회장은 1987년 롯데칠성음료에 입사해 롯데알미늄, 그룹 감사실 등을 거쳤다. 롯데칠성음료는 친정인 셈이다. 2009년부터 롯데칠성음료 전략부문장과 마케팅부문장을 역임했다. 2017년부터 롯데칠성음료 대표를, 2020년에는 음료와 주류 부문 통합 대표를 맡았다.
전자공시상으로 확인해보면 2023년부터 2020년까지 약 7년 간 롯데칠성음료의 등기임원으로 활약했다. 롯데그룹 식품BU(비즈니스유닛)장과 롯데제과 대표이사를 맡다가 2021년 조직이 HQ체제로 개편되면서 식품군(HQ) 총괄대표로 선임됐다. 당시 2022년 3월까지가 임기였지만 박윤기 대표 체제로 변화하면서 이 부회장은 2021년부터는 이사회에서 빠진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이 부회장은 사내이사가 아닌 기타비상무이사로 참여하게 되는 것도 의미가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2020년까지 그룹의 재무통인 추광식 현 롯데캐피탈 대표가 기타비상무이사 역할을 했지만 이후로는 사내이사로 이사회 빈자리를 채웠다.
기타비상무이사는 경영에 직접 참여하는 것이 아닌 조언 및 감독 역할을 수행하는 역할이다. 전문경영인인 박윤기 대표 체제를 강화하면서 이 부회장은 한발 물러나 그룹 차원의 시각에서 전략을 조정하는 조율자 역할을 맡긴 것으로 풀이된다.
◇수익성 강화·해외 확장 추진, 이 부회장 식품 사업 시너지 창출 임무
롯데칠성음료는 2024년 국내 종합음료기업 중 첫 '매출 4조원' 클럽에 이름을 올리는 쾌거를 이뤘다. 필리핀펩시(PCPPI) 사업 결합 효과에 따라 외형을 키웠지만 원가 상승과 경기 부진에 따른 소비 침체 등의 여파로 수익성까지 끌어올리지 못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PCPPI 연결에 따라 차입금 규모가 확대됐는데, 이자로 지출하는 비용이 커진 것도 부담이었다. 올해부터 해외 자회사 수익성 개선과 캐파(CAPA)확장, 음료와 주류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내실을 다지기 위해 신발 끈을 고쳐매고 있다.
특히 해외 사업에서 해답을 찾고 있다. 지난달 진행된 롯데그룹 IR데이에서 롯데칠성은 올해 해외 사업 확장을 통해 4조3000억원의 매출 목표 가이던스를 제시했다. 2024년 37%였던 해외 비중을 40%까지 끌어올리면서 약속을 이행하겠다는 의지다.
필리핀펩시의 전략적 역량 강화를 통해 3년 이내 영업이익률을 5%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10%대 이익률을 내는 것이 목표다. 음료 보틀러(bottler) 사업도 글로벌 확장을 검토하고 있다. 보틀러 사업은 롯데칠성이 자사 제품의 원액을 수출하고 해외 기업이 현지 생산하는 방식이다. 롯데칠성은 펩시와 함께 보틀러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미국 등 선진 시장에서 기회를 찾을 계획이다.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될 이영구 부회장은 음료·주류 통합 대표 당시 원가절감과 프로세스 개선으로 비용을 줄이는 'ZBB(Zero Based Budget) 프로젝트'를 도입해 주류부문의 역성장 고리를 끊어낸 인물이다. 롯데칠성음료의 수익성을 강화를 지원하고 롯데그룹의 식품 계열사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번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박찬주 DKSH 퍼포먼스머터리얼코리아 대표와 금융감독원출신 김인숙 한국쉘석유 사외이사도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박 대표는 아미코젠 헬스케어본부장, CJ제일제당 식품사업부 상무, 베트남 법인 CEO 등을 역임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인더스트리
-
- 신라젠, 코렌텍 자회사 '우성제약' 인수 추진
- 르무통, 카피 업체에 법적 대응 '본격화'
- HMM, '내부 출신' CEO 자리는 없다?...4번 연속 외부 CEO
- 세아홀딩스 경영총괄에 김수호 대표…투자·운영 '한손에'
- 롯데케미칼, 1.3조 조달 완료…재무구조 개선 순항
- [인터배터리 2025]태성 "국내 '동박 빅3'와 본격 공급 논의"
- 대신밸류리츠, 1500억 프리 IPO 투자유치 '마무리'
- [i-point]에스넷그룹, CES 참관단 '원클럽' 발대식 개최
- [i-point]비트맥스, 가상자산 투자 '본격화'
- [i-point]필에너지, '46파이 와인더' 추가 수주
정유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Company Watch]사조산업, 대표이사 '무보수' 불구 본업 수익성 악화
- [이사회 모니터/롯데칠성음료]전문 경영인 체제 힘 싣기, 이영구 부회장 친정 복귀
- [캐시플로 모니터]오뚜기 자회사 조흥, 운전 자본 덕 현금 창출력 강화
- [캐시플로 모니터]'재고 관리' 통한 신세계푸드, 재무 체력도 키웠다
- [배당정책 리뷰]자회사 '메가코스' 덕 본 토니모리, 주주환원 재개
- [롯데웰푸드는 지금]통합의 그림자 '차입금', 성장으로 돌파구 모색
- [주주총회 프리뷰]까스텔바작 문패 교체, 글로벌 브랜드 자리매김 '의지'
- [Company Watch]휠라홀딩스, 아쿠쉬네트 덕 '해외사업 환산이익' 껑충
- [회생절차 밟는 홈플러스]재무 악화 선제 대응, 브랜드 신뢰도 하락 불가피
- [롯데웰푸드는 지금]신성장 동력 'H&W' 순항, 핵심 수익원 육성 박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