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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은 지금]단골 관리로 터뜨린 '한 방', 수주잔량 1위 원동력①최근 상선 최고가 계약 에버그린은 13년 단골…해양플랜트도 모잠비크서 '단골 효과' 기대

강용규 기자공개 2023-07-24 07:20:59

[편집자주]

국내 조선업계에서 HD한국조선해양과 한화오션의 라이벌리가 치열하게 전개되는 가운데 삼성중공업은 조용하다. 그러나 눈앞의 수주와 실적은 순항하고 있으며 미래 친환경 선박시대도 착실히 준비하는 등 긍정적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이에 시장에서 삼성중공업을 향하는 관심도 갈수록 뜨거워지는 중이다. 더벨이 삼성중공업의 '정중동' 경영 현황을 면밀히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20일 15: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선사가 만드는 선박과 해양플랜트는 고가의 제품인 만큼 계약의 규모도 크다. 조선사의 수주 소식이 '잭팟'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전해지는 이유다. 삼성중공업은 잭팟 중에서도 규모가 큰 계약에 특히 강한 면모를 보이는 조선사로 꼽힌다. 단골고객 관리능력이 이를 뒷받침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중공업은 최근 상선사업에서 단골 관리를 통해 초대형 계약을 터뜨렸다. 이에 시장의 관심은 해양플랜트로 옮겨 가고 있다. 삼성중공업이 하반기 수주에 도전 중인 프로젝트 중 삼성중공업이 기존에 수행했던 사업의 후속 프로젝트가 있기 때문이다.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2023년 6월 말 기준으로 글로벌 조선사들의 수주잔량은 1억1451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로 집계됐다. 이 중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의 잔량이 990만CGT로 가장 많았다. 금액 기준으로는 305억달러로 4년치에 가까운 일감이다.

단일 조선소 기준으로 삼성중공업은 울산조선소를 보유한 HD현대중공업과 수주잔량 1위를 놓고 장기간 경쟁 구도를 펼쳐왔다. 다만 2021년 2월 이후로는 삼성중공업이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조선사들이 선박 발주 호황을 타고 꾸준히 수주를 쌓는 가운데 삼성중공업은 '커다란 한 방'을 더하며 효율 좋게 잔고를 채우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료=삼성중공업 IR 프레젠테이션)

최근 삼성중공업은 대만 해운사 에버그린으로부터 컨테이너선 16척을 3조9593억원에 수주했다. 달러로 환산하면 31억달러 규모로 단일 계약 기준 역대 최고가의 상선 건조계약이다.

이번 계약 이전에 가장 규모가 컸던 상선 건조계약은 삼성중공업이 지난해 6월 버뮤다 선주와 맺었던 26억달러 규모의 LNG운반선 12척 건조계약이었다. 그 이전의 최고가 계약 역시 삼성중공업이 2021년 3월 따낸 25억달러 규모의 컨테이너선 20척 계약이었다.

해양플랜트에서도 삼성중공업은 최고가 FPSO(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인 에지나 FPSO(30억달러)와 최고가 FLNG(부유식 LNG 생산·저장·하역설비)인 쉘 프렐류드 FLNG(30억달러)의 수주 및 건조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이 한 방에 강한 조선사로 꼽히는 이유다.

업계에서는 삼성중공업의 한 방을 터뜨리는 능력이 단골 관리에 있다고 본다. 선박은 발주처가 선주사들로 제한돼 있는 만큼 우량 선주사를 단골로 잡아둘 수 있다면 큰 계약을 따내는 것이 더욱 수월해진다.

최근 삼성중공업에 컨테이너선 16척을 맡긴 에버그린 역시 삼성중공업의 단골이다. 과거 에버그린은 주로 일본 조선사들에 선박을 발주해 오다 2010년 처음으로 삼성중공업에 컨테이너선 10척을 발주했다. 같은 해 삼성중공업에 컨테이너선 10척을 추가로 발주하기도 했다. 이후 에버그린은 컨테이너선이 필요할 때마다 2018년 8척, 2019년 6척, 2021년 20척씩 삼성중공업에 꾸준히 일감을 맡기며 'VIP 고객'으로 자리잡았다.

이번 에버그린과의 대형 계약으로 삼성중공업은 올해 상선 수주실적이 기존 17억달러에서 48억달러로 2배 이상 뛰었다. 올해 상선 수주목표 64억달러의 75%다. 통상 조선사의 수주가 연말로 갈수록 늘어난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선 수주목표 달성에는 큰 문제가 없을 공산이 크다.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컨테이너선. (자료=삼성중공업)

업계에서는 해양플랜트 수주시장에서도 삼성중공업의 '단골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하반기 FID(최종투자결정)가 예상되는 FLNG 프로젝트 2개에 도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중공업이 도전 중인 두 프로젝트 중에서도 이탈리아 에너지기업 에니(ENI)가 모잠비크에서 추진 중인 해양가스전 개발사업에 쓰일 FLNG 2호에 많은 시선이 쏠리는 분위기다. 삼성중공업은 2017년 6월 에니로부터 1호에 해당하는 FLNG를 25억달러에 수주했으며 2021년 11월 이를 성공적으로 건조해 인도한 바 있기 때문이다.

FLNG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해양가스전 개발사업이 주목받으며 함께 떠오르는 해양플랜트다. 삼성중공업은 지금까지 세계에서 발주된 FLNG 5기 중 4기를 수주하는 등 이 시장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이 지난 1월 말레이시아 에너지기업 페트로나스에서 수주한 해양플랜트도 FLNG였다. 이 수주로 삼성중공업은 올해 해양 수주목표 31억달러 중 15억달러를 채웠다. 하반기 중 FLNG 1기만 따내도 해양 수주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해양플랜트는 선박보다도 발주처가 한정적인 제품으로 사업을 1건만 성공적으로 이행해도 발주처에 주는 신뢰도가 높다"며 "심지어 모잠비크 FLNG 2호는 1호와 같은 사양으로 발주되는 만큼 삼성중공업이 이 사업을 따낼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모잠비크 FLNG 1호 '코랄 술(Coral-Sul) FLNG'. (자료=삼성중공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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