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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 조달' 늘렸던 세메스, 반년새 대폭 '다이어트' 연초 대비 1600억→200억까지 물량 줄였다

김슬기 기자공개 2023-07-31 07:17:17

이 기사는 2023년 07월 27일 15: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 계열 장비회사인 세메스가 기업어음(CP) 규모를 줄여나가고 있다. 세메스는 사업구조상 매출채권과 매입채무 일정이 달라 운전자본부담이 큰 편이었다. 올해 1월만 하더라도 세메스는 운전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CP로1600억원을 조달했으나 현재는 물량을 200억원까지 줄였다.

세메스는 삼성전자 매출이 90% 가량인만큼 모회사 자본적지출(Capex) 영향을 많이 받는다. 그나마 삼성전자가 올해에도 전년수준의 Capex 계획을 유지하기로 하면서 실적 변동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세메스가 올해 경영환경 불확실성으로 인해 투자계획을 이연시킨만큼 긴축 재정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매출채권 회수로 현금 도나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세메스는 지난 25일 200억원 규모의 CP를 발행했다. 해당 CP의 만기는 다음달 28일이다. 세메스의 단기신용등급은 A1이다. CP 신용등급은 A1~D까지 6단계로 나뉘어져 있고 A1은 최상위등급이다.

세메스는 올해 1월만 하더라도 CP를 통해 1600억원을 조달했다. 지난 3월에는 450억원 규모의 CP를 상환했고 1150억원 규모의 CP만 남겼다. 이후 4월에는 450억원, 7월 500억원 규모의 CP를 갚으면서 물량을 줄였다. 결과적으로 현재 남아있는 CP 규모는 200억원이다.

세메스는 삼성전자와 일본 다이닛폰 스크린(DAINIPPON SCREEN MFG)의 합작으로 만들어진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장비업체였으나 1999~2010년에 삼성전자가 일본 회사의 지분을 전량 인수했다. 올해 3월말 기준으로 삼성전자가 세메스의 지분 91.54%를 보유하고 있다.

세메스는 삼성전자를 모회사로 두고 있는만큼 사업안정성은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2017년까지만 해도 무차입기조를 유지해왔으나 운전자본부담이 커지면서 CP 시장을 찾기 시작했다. 세메스의 현금흐름상 매출채권의 회수기일과 매입채무 결제기간이 일치하지 않으면서 단기 자금조달이 필요했다.


결과적으로 최근의 CP 상환은 매출채권 회수에 기인했다고 볼 수 있다. 올 1분기말 세메스의 매출채권은 9721억원이었다. 또 올 연말까지 납품해야 하는 반도체 장비 수주 잔고는 5266억원, 디스플레이 장비 24억원 등 총 5598억원이다. 올 들어 매달 CP 만기가 돌아왔던만큼 재무상황에 맞게 상환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운전자본부담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기업평가 측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3개월 이상의 매출채권 회수기일과 짧은 매입채무 결제기간으로 인해 운전자본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견조한 영업현금창출력에도 불구, 운전자본부담으로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 창출이 제약될 수 있다"고 봤다.

◇ 90% 웃도는 그룹 매출 의존도, 투자도 내년으로 이연

지난해 연간 세메스 매출은 2조8970억원이며 이중 삼성전자 및 해외법인에서 나오는 매출이 90% 였다. 삼성디스플레이 등의 계열사에서 발생하는 매출까지 하면 그룹 매출의존도는 93%까지 올라간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 투자계획에 따라 세메스 매출이 연동될 수 밖에 없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삼성전자가 최근 반도체 업황이 둔화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올해 투자를 줄이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올 상반기 시설투자 금액은 총 25조30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약 5조원 가량 늘어났다. 삼성전자 측은 "앞으로도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시설투자와 R&D 투자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전방업황 개선 여부가 불확실하기 때문에 올해 세메스는 투자를 줄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기업평가 측은 "세메스가 올해 경영환경 불확실성에 대응해 기존에 집행할 예정이었던 Capex를 이연할 계획"이라며 "2024~2025년엔 신규 R&D센터, 개발비 확대, 업무시스템 구축 등을 위해 연 평균 2000억원을 상회하는 Capex를 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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