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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 풍향계]SK리츠 바라보는 KB증권과 삼성증권 '시각차'국내 최대 리츠 '안정성' vs 시장 분위기 '우려'…한국증권, 신뢰 관계 '굳건'

이정완 기자공개 2023-08-17 07:34:25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11일 15: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리츠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두고 증권사 간 눈치싸움도 치열하게 펼쳐졌다. 지속적으로 관계를 형성하려 했던 KB증권은 인수회사에 처음으로 참여한다. 끊임 없이 문을 두드린 것에 따른 성과를 낸 셈이다.

반면 주식자본시장(ECM) 조달 핵심 파트너였던 삼성증권은 이번에 주관사단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SK리츠가 국내 상장리츠 중 최대 자산 규모를 자랑함에도 불구하고 리츠 투심 위축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KB증권, 리츠금융 확대 의지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오는 10월 실시될 SK리츠 유상증자에 인수회사로 포함됐다. 더벨플러스에 따르면 KB증권이 SK리츠가 상장 후 진행한 유상증자, 회사채 발행 등에 참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처음이기에 규모도 크지 않다. SK리츠는 유상증자를 통해 약 3100억원을 모집할 예정이다. 당초 3300억원을 목표로 했으나 유상증자 발표 후 주가가 하락해 예정 모집가액이 당초 당 4485원에서 4260원으로 낮아졌다.

이 중 KB증권이 인수하는 규모는 전체 모집액의 3%인 96억원이다. 공동 대표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이 모집액의 61%인 1899억원, 신한투자증권이 30%인 950억원을 인수하는 것과 비교하면 낮은 비중이다.

KB증권에게는 더 큰 계획이 있다. 이번 유상증자를 계기로 SK리츠와 접점을 넓히려 한다. 이를 통해 리츠 유상증자 전반에 대한 참여 확대 의지도 드러냈다. 지난해 KB증권이 주관 혹은 인수한 유상증자는 제이알글로벌리츠 하나뿐이었다.

올해는 SK리츠 유상증자 외에 이달 초 완료된 627억원 규모 이지스밸류플러스 유상증자에도 인수회사로 나선 바 있다. 이 역시 인수액은 모집액의 10%로 리츠 영토 확장에 의의를 뒀다. 상장리츠가 부동산 자산 신규 편입은 물론 재무구조 개선을 목적으로 유상증자를 이어가는 만큼 관련 비즈니스를 공략하는 모습이다.


◇삼성증권은 '보수적' 기조 선회

KB증권과 반대로 그동안 SK리츠의 핵심 조달 파트너였던 삼성증권은 이번 리츠 유상증자에 동참하지 않는다. SK리츠와 삼성증권은 깊은 관계를 자랑해왔다. 2021년 SK리츠의 IPO(기업공개)는 물론이고 지난해 상장 후 첫 유상증자에서도 대표 주관사로 활약했다.

삼성증권은 리츠 자금 조달 분야에서 국내 증권사 중 독보적 지위를 점하고 있다. 다른 증권사와 다르게 대체투자본부 산하에 리츠금융팀을 별도로 만들어 리츠의 자금 조달을 돕는데 집중했다. 이 덕에 SK리츠 외에도 다수의 리츠를 주식시장에 상장시키고 유상증자를 이끌었다.

끈끈한 인연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는 리츠 시장 분위기를 보수적으로 판단한 탓에 대형 유상증자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부터 상장리츠는 주가 약세 흐름이 이어지면서 유상증자에 나서기 어려운 환경에 처했다. 주가 희석을 우려하는 투자자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11일 기준 SK리츠 주가도 4300원대로 공모가(5000원)를 하회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8월 기준금리 인상이 한창이던 시기에도 2100억원 규모 SK리츠 유상증자 대표 주관사를 성공적으로 완수했지만 올해 시장 상황을 더욱 조심스럽게 판단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삼성증권 내부적으로 리츠 시장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외부 환경 변화와 무관하게 SK리츠의 조달에 묻지도 따지지도 참여하는 증권사도 있다. 바로 한국투자증권이다. 2021년 IPO 공동 대표 주관사를 시작으로 지난해 유상증자, 회사채 발행 등 ECM과 DCM을 가리지 않는다. 이번 유상증자에서도 모집액의 60% 이상을 인수한다.

IB업계 관계자는 "한국투자증권은 이번 유상증자에서 더 많은 물량을 책임지고 싶어했다"며 "SK리츠 조달에 항상 동참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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