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를 움직이는 사람들]재무개선 기반 강화, 박상욱 CFO 역량 '시험대'⑦인사관리·재무관리 역량 겸비…현금 활용한 차입부담 완화에 집중
강용규 기자공개 2023-09-27 09:52:44
[편집자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을 둘러싼 경영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는 중이다. 신냉전의 본격화로 전투기 수출의 기회가 늘어나는 한편 우주가 새로운 사업무대로 떠오르고 있다. UAM 등 기존에는 없었던 새로운 모빌리티의 등장 역시 사업기회다. 향후 몇 년은 KAI가 크게 도약하는 시기일 수도 있지만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도태하기 시작하는 시기가 될 수도 있다. 더벨은 격변기를 맞은 KAI를 움직이는 핵심 인물들을 조명하면서 KAI의 미래를 가늠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26일 13시3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꾸준히 민영화설에 휘말리는 것은 과거 경영 위축 시기를 보내며 항공방산이라는 국가적 사업의 준공기업 체제 유지 필요성보다 비효율성이 더욱 부각됐기 때문이다. 좋지 못했던 재무구조는 비효율성을 상징하는 요소 중 하나였다.이제는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KAI는 잇따른 수주를 통해 수취한 선수금으로 차입 부담이 가벼워졌고 대규모 수출물량의 납품 개시에 따른 실적 개선까지 기대할 수 있다. 이처럼 재무구조 개선의 기반은 강화되고 있다. 재무관리의 키를 잡고 있는 박상욱 경영관리본부장 전무가 역량을 입증하는 것만 남았다.
◇수주 덕에 넘치는 KAI 현금, 생산 준비·차입금 상환 동시 활용
KAI는 2023년 2분기 말 연결기준 부채비율이 422.5%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보다 62.6%p(포인트) 높아졌다. 1년 사이 부채총계가 4조9132억원에서 6조2046억원까지 증가했다.
KAI의 재무구조가 악화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부채 증가분이 대부분 선수금으로 이뤄져 있기 때문이다. KAI는 지난해 9월 폴란드로부터 FA-50 48대를 수주했는데 총 계약금 4조2000억원의 30%에 가까운 1조2000억원을 선수금으로 받았다. KAI는 1년 내에 수행해야 하는 일감의 선수금을 계약부채로, 나머지는 기타부채로 분개해 재무제표에 기록했다.
주목할 지점은 수취한 선수금의 활용이다. 지난해의 대규모 선수금 수취를 통해 KAI는 한순간에 현금성자산이 총차입금을 웃도는 실질적 무차입 경영으로 전환했다. 동시에 넘치는 현금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의 과제를 안았다. KAI는 생산활동뿐만 아니라 차입 축소에도 현금을 투입 중이다.
KAI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현금 및 현금성자산 보유량이 2조237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는 1조860억원으로 거의 반토막났다. 제품 생산에 필요한 재고자산이 2964억원, 작업을 위한 선급금 지급이 1923억원씩 늘어난 가운데 차입금 총계를 2133억원 낮추는 데도 현금이 활용됐다.
앞서 KAI는 5월 만기가 돌아온 2000억원 규모 공모채를 리파이낸싱 없이 자체 자금으로 상환했다. 차입 부담 해소를 위한 현금 투입이 재차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KAI는 올해 11월 3000억원, 내년 4월 3500억원 규모 공모채의 만기가 추가로 돌아온다.
현금의 추가 확보 전망은 나쁘지 않다. KAI는 올해 하반기부터 폴란드로의 FA-50 납품을 본격화하며 선수금을 수익으로 전환해 나갈 예정이다. 이집트를 포함해 현재 논의 중인 수출건에서 계약 성과가 발생한다면 추가 선수금 수취도 기대할 수 있다.

◇'인사관리 전문가' 박상욱 전무, 재무에도 일가견
KAI의 곳간을 책임지는 CFO는 박상욱 경영관리본부장(전무)이다. 박 전무는 1964년생으로 공군사관학교를 졸업해(36기) 임관했으며 최종 계급은 예비역 준장이다.
군에서는 작전사령부 인사처장이나 국방부 인사복지실 복지정책과장, 공군본부 인사참모부 근무복지처장 등 주로 인사 관련 경력을 쌓았다. KAI에는 2022년 9월 경영기획실장으로 입사했으며 올해부터 경영관리본부장을 역임 중이다.
군의 복지 관련 직책이 관련 예산의 관리 및 집행의 업무를 수행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박 전무가 재무와 완전히 동떨어진 경력의 보유자라고만 볼 수는 없다. 실제 KAI에 합류하기 전 박 전무는 KB국민은행에서 국군금융지원단 단장으로 일하기도 했다.
KAI의 경영관리본부장은 재무뿐만 아니라 사업지원, 인사, 노사 등을 폭넓게 관리하는 직책이다. 단순 재무 전문가를 기용하는 것보다 다방면의 역량을 보유한 인물을 기용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일 수 있다는 시선도 있다.
물론 KAI의 당면 과제가 재무구조 개선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박 전무도 재무 분야에서 성과를 낼 필요가 있다. 박 전무는 우선 선수금 이외의 부채 부담을 줄이는 데 집중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KAI는 재무활동 현금흐름이 2022년 3분기 -48억원에서 올해 2분기 -2304억원까지 줄어들며 상환 기조가 짙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KAI는 잇따른 수출계약을 기반으로 현금을 두둑히 쌓았고 이제는 실적 개선도 본격화하는 시점"이라며 "이를 기반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해야 하는 박 전무로서는 향후 1~2년이 역량을 입증하는 시험대인 셈"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i-point]모아라이프플러스, 충북대학교와 공동연구 협약 체결
- [i-point]폴라리스오피스, KT클라우드 ‘AI Foundry' 파트너로 참여
- [i-point]고영, 용인시와 지연역계 진로교육 업무협약
- [i-point]DS단석, 1분기 매출·영업이익 동반 성장
- [피스피스스튜디오 IPO]안정적 지배구조, 공모 부담요소 줄였다
- 한국은행, 관세 전쟁에 손발 묶였다…5월에 쏠리는 눈
- [보험사 CSM 점검]현대해상, 가정 변경 충격 속 뚜렷한 신계약 '질적 성과'
- [8대 카드사 지각변동]신한카드, 굳건한 비카드 강자…롯데·BC 성장세 주목
- [금융사 KPI 점검/우리은행]내부통제 실패하면 총점의 40% 감점한다
- [8대 카드사 지각변동]카드사 건전성 경고등…RWA로 본 진짜 리스크는
강용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보험사 CSM 점검]현대해상, 가정 변경 충격 속 뚜렷한 신계약 '질적 성과'
- [보험사 CSM 점검]DB손보, 가정 변경에 1.3조 증발…잔액 증가 '거북이 걸음'
- [보험사 CSM 점검]삼성화재, 계리적 가정 변경 여파…물량 공세로 극복
- KDB생명, 순이익 감소에도 빛난 CSM 확보 성과
- [보험사 CSM 점검]라이나생명, 보유계약 감소세 속 커지는 기대이익 고민
- [보험사 CSM 점검]KB라이프, 2년째 잔액 감소...건강보험으로 반등 노린다
- AIA생명, 실적-자본적정성 '양날의 검' 된 환율 변동
- [보험사 CSM 점검]신한라이프, 신계약 성과로 극복한 부정적 예실차 효과
- [보험사 자본확충 돋보기]ABL생명, 후순위채 의존도 급등…커지는 '자본의 질' 고민
- [보험사 CSM 점검]한화생명, 빅3 중 홀로 잔액 감소…효율성 악화에 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