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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M&A 전략 점검]상상인저축은행 인수 추진에서 엿보이는 'M&A 원칙'⑤기존 계열사 시너지가 전제 조건…'가격 협상력' 우위도 중시

최필우 기자공개 2023-11-13 08:17:28

[편집자주]

우리금융이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를 추진하면서 임종룡 체제 첫 M&A에 시동을 걸었다. 저축은행 인수로 몸을 풀고 내년 증권사와 보험사 인수에 나서는 수순이 점쳐진다. 증권과 보험이 추가되면 우리금융은 진정한 종합금융그룹으로 재탄생할 수 있다. 계열사 시너지, 자금 조달, 자본비율, 자본 확충 등 여러 요인이 얽혀 있는 고차방정식을 풀어야 가능한 일이다. 더벨은 우리금융 계열사 현주소를 짚고 M&A 전략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09일 10: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금융은 최근 실적발표회(IR)에서 상상인저축은행 인수합병(M&A) 검토 사실을 인정했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취임한 이래 매물을 특정해 M&A 계획을 구체화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상상인저축은행 진성 원매자임을 알리면서 인수에 자신감을 표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상상인저축은행 인수 타진으로 우리금융의 M&A 원칙도 드러났다. 우리금융은 기존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중시하고 있다. 계열사 포트폴리오를 추가하는 것 뿐만 아니라 영업 권역을 넓히는 것도 시너지로 간주된다. 가격 협상력 측면에서 우위에 서는 것도 M&A 결정을 내리는 데 중시되는 대목이다.

◇'영업 권역' 확대도 시너지 일환

우리금융은 삼일회계법인과 자문계약을 체결하고 상상인저축은행을 실사 중이다. 실사 후 본격적인 협상에 돌입하고 빠르면 연내 인수를 마무리하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전해진다.

우리금융이 상상인저축은행 검토 사실을 공개하기 전까지만 해도 업계에서는 인수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았다. 증권사와 보험사 인수가 급한 과제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주요 금융지주 중 증권사와 보험사를 모두 갖고 있지 않은 곳은 우리금융이 유일하다.

또 우리금융은 이미 저축은행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지주사 전환 초기인 2020년 옛 아주저축은행을 인수했고 사명을 우리금융저축은행으로 변경했다. 저축은행을 하나 더 인수하는 것보다 포트폴리오에 없는 업권에 새로 진출해야 M&A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증권사 인수가 최우선 과제로 여겨지는 것도 새로운 업권 진출로 기존 계열사와 시너지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리테일에 강점이 있는 증권사를 인수하면 우리은행의 약점으로 꼽히는 자산관리 분야를 보강할 수 있다. 우리은행의 기업고객 풀을 바탕으로 증권사가 기업공개(IPO), 회사채 발행 등 전통 IB 영역에 진출하는 걸 지원하는 것도 가능하다.

우리금융은 계열사 포트폴리오를 추가하는 것 뿐만 아니라 영업 권역을 넓히는 것도 시너지 효과라고 판단했다. 우리금융저축은행은 충청권을 기반으로 영업을 한다. 상상인저축은행은 수도권이 주 영업지다. 우리금융이 상상인저축은행 인수에 성공하면 수도권과 충청권을 아우르는 저축은행업을 영위할 수 있다.

◇매각 불가피한 증권사 노린다

우리금융이 신속하게 상상인저축은행 인수에 나설 수 있었던 건 가격 협상력 측면에서 우위에 있기 때문이다. 금융 당국은 상상인저축은행에 대한 대주주 지분 매각 명령을 내린 상태다. 매각 명령 후 6개월 이내에 지분을 매각해야 해 매수자 우위 구도다. 인수 경쟁자가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금융은 가격 협상 주도권을 쥘 수 있다.

우리금융은 옛 다올인베스트먼트(현 우리벤처파트너스) 인수 때도 가격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다올인베스트먼트 대주주였던 다올투자증권은 지난해 레고랜드발 채권시장 위기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로 유동성 위기를 겪었다. 유동성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계열사 매각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우리금융은 무리하지 않고 벤처캐피탈(VC) 포트폴리오를 추가할 수 있었다.

우리금융은 증권사를 인수에 있어서도 가격 협상력을 중시할 것으로 보인다. 고금리 장기화로 증권사 부동산 PF 부실 규모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는 상황이 우리금융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각종 금융사고로 대주주 리스크를 겪고 있는 증권사도 있다. 우리금융은 경영 정상화에 무리가 없는 증권사가 매물로 나올 때를 노릴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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