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 보증 규모 '2.5조 vs 9.5조' 확연한 입장차 채권단 '책임준공 확약' 포함 주장, 유·무위험군 해석 차이 풀이
신상윤 기자공개 2024-01-08 08:03:09
이 기사는 2024년 01월 05일 10시0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채권자협의회 공동관리절차(워크아웃)를 신청한 태영건설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 규모를 얼마로 봐야할까. 태영건설과 채권단은 PF 보증 규모를 두고 다른 판단을 하고 있다. 태영건설은 브릿지론과 본 PF 분양률 75% 미만의 사업장에 대한 보증만 위험군으로 분류해 2조5000억원대 수준이란 입장이다.반면 채권단은 여기에 수분양자 중도금 보증과 SOC 사업 보증, 책임준공 확약 등을 모두 포함하면 9조5000억원이 넘는다고 주장한다. 이와 관련 시장에선 3조원이 넘는 책임준공 확약이 PF 보증으로 포함해서 봐야 하느냐를 두고 이견이 나뉘는 상황이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전날(3일) 산업은행 등 채권단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통해 워크아웃 신청 이유와 자구 계획을 발표했다.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이 이날 직접 채권단 앞에 나서서 현 상황을 설명했다. 다만 채권단은 윤 회장이 제시한 자구 계획이 우발 채무를 해소하기에 부족하다는 입장을 내면서 워크아웃 돌입 여부도 안갯속으로 빠진 상황이다.
태영그룹과 채권단 입장차가 가장 큰 부분은 태영건설의 PF 보증 규모다. 태영건설은 PF 보증 규모를 유위험 및 무위험으로 나눠 유동성 이슈가 발생할 수 있는 우발 채무를 2조5259억원으로 산정했다. 반면 채권단은 PF 보증의 전체 규모에 무위험 보증군도 포함해 9조5044억원이란 지적을 하고 있다.
양측 PF 보증 규모는 7조원 가까이 차이난다. 이에 대해 태영건설은 만기 연장이나 리파이낸싱이 어려운 브릿지론과 분양이 저조한 사업장만 위험군으로 봐야한다는 입장이다. 이렇게 산정한 PF 보증 규모는 브릿지론 1조2193억원과 분양률 75% 미만의 2조5259억원이다. 분양률 75%는 건설업계가 통상 투입 원가를 회수할 수 있는 기준이다. 과거 70% 수준에서 판단했으나 최근 원가 인상 및 고금리 영향 등으로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반면 채권단은 태영건설이 무위험으로 분류한 PF 보증도 간과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태영건설이 채권단에 제출한 무위험 PF 보증은 △본 PF 분양률 75% 이상(1조769억원) △수분양자 중도금 보증(1조3142억원) △SOC 사업 보증(1조304억원) △책임준공 확약(3조5570억원) 등 6조9785억원 규모다. 채권단이 태영건설의 PF 보증 규모를 9조5044억원으로 보는 이유다.

다만 건설업계에선 책임준공 확약까지 PF 보증으로 봐야 하느냐에 대해선 엇갈린 해석이 나온다. 책임준공은 건설사가 금융기관에 제공하는 채무인수나 자금보충, 연대보증과 달리 시공이란 행위에 의미가 짙은 만큼 보증 책임과는 다른 성격이란 주장도 있는 상황이다.
물론 책임준공 미이행으로 건설사가 채무를 인수한 사례가 없진 않다. 지난해 12월 HDC현대산업개발은 책임준공 의무를 미이행한 경기도 안성시 고삼면 물류센터 개발사업과 관련해 시행사(고삼물류)의 PF 채무 995억원을 인수했다. 그해 5월 신세계건설도 차주인 라움도시개발의 대구시 중구 주상복합 개발사업 관련 책임준공 미이행으로 PF 채무 521억원을 떠안는 등 사례들도 이어진 상황이다.
이에 PF 보증 규모를 어떤 수준까지 포함하느냐는 태영그룹과 채권단이 생각하는 자구안의 규모를 결정짓는 기준이 될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 윤 회장 등 태영그룹은 △태영인더스트리 매각금 1549억원 △에코비트 매각 △블루원 지분 담보 제공과 매각 △평택싸이로 지분 62.3% 담보 제공 등이 포함돼 자구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금융당국은 오너일가의 사재 출연 등 태영그룹 자구 규모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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