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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ction Highlights]서울옥션, 박래현·박생광 작품 라이브 경매…62억 규모<1월>이례적 연초 경매, 두 작가 작품만 143점…'이른 아침' '무당12' 주목

고진영 기자공개 2024-01-23 10:30:40

[편집자주]

미술품 시장은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이런 생태계에 변화를 일으키는 플레이어가 경매기업이다. 이들은 1차 시장에서 예술성과 대중성이 검증돼 유통성을 확보한 미술품을 2차 시장에 내놓는다. 자산으로서 미술품이 주목받고 있는 지금, 가치 산정의 객관성과 투명성을 확보한 투자 루트가 경매라는 말이다. 매달 경매가 이뤄질 정도로 규모가 커진 미술시장에서 어떤 작품에 주목해야 할까.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이며 투자 포인트는 무엇일까. 미술품 경매 시장의 하이라이트를 더벨이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22일 17: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울옥션이 드물게 라이브 경매를 연다. 보통 1월엔 경매를 열지 않고 그 해 출품 전략을 논의하지만 올해는 특별한 사정이 있었다. 고(故) 우향(雨鄕) 박래현 화백, 내고(乃古) 박생광 화백의 작품만으로 60억원이 넘는 볼륨을 확보하면서 메이저 경매 규모로 행사 추진이 가능하다는 판단이 섰다.

우향과 내고는 채색동양화를 대표하면서 한국 근현대미술사에 있어서 의미 있는 족적을 남긴 화백들이다. 현대적 동양화를 개척한 것으로 잘 알려졌다. 우향 박래현은 20세기 한국 화단에서 독보적인 여성 화가로 꼽힌다. 내고 박생광 작품 중에선 ‘무당’ 시리즈가 그의 말년기를 대표하고 있다.

서울옥션은 23일 오후 2시부터 ‘위대한 만남, 내고 박생광·우향 박래현(이하 위대한 만남)’이라는 이름으로 라이브 경매를 개최한다. 출품작은 총 143점, 낮은 추정가 총액은 약 62억원 수준이다.

◇우향 박래현 작품 하이라이트: 이른 아침, 단장

이번 경매 출품작 가운데 최고가가 예상되는 작품은 박래현 화백의 <이른 아침>이다. 1956년 그려졌는데 파블로 피카소, 조르주 브라크 등이 대표하는 입체주의를 동양화에 적용해 당시 세련되고 대담한 시도로 평가받았다. 추정가는 5억~6억5000만원 수준이다. <기도>와 <향연> 역시 동양화와 입체주의 화풍을 적용한 작품이다.


박래현 화백은 1940년대에서 1950년대에 걸쳐 여성 인물화를 주로 그렸다. 특히 일본 유학 중이던 1943년엔 <단장>으로 조선미술전람회에서 총독상을 받았다. 이후 <이른 아침>과 <노점>으로 대통령상을 연이어 수상했다. <노점>의 경우 현재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소장하고 있다.

이후 1960년대엔 번짐 기법을 활용하는 선염과 점묘를 통해 반추상화로 작품 세계가 이동했다. 1962년부터 대상성이 사라지고 완전한 추상작품을 선보이기 시작한다. 여러 반점들과 붓을 문지르는 효과를 써 몽환적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유학을 다녀온 뒤로는 다시 작품이 변화했다. 뉴욕에서 다양한 재료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는데, 1970년대 초에 제작한 판화들과 태피스트리 작업들이 이렇게 탄생했다. 당시 서구 미술계에서도 판화는 새로운 기법이었지만 박래현 화백은 빠르게 작품에 활용했다. <테피스트리 온 캔버스(tapestry on canvas)>이 대표적이다.


◇내고 박생광 작품 하이라이트: 무당12, 무속5

내고 박생광은 1920년부터 1945년까지 일본에서 공부하고 활동했던 화백이다. 채색화를 익힌 곳이 일본이다 보니 초창기 작품들은 일본 화풍이 짙게 나타난다.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전통적 수묵기법, 추상화법 등 여러 화풍을 모색하기도 했다. 1974년엔 다시 일본으로 건너갔는데 1977년 한국으로 돌아와 개최한 개인전에서 평단은 여전히 왜색이 강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1980년 즈음, 노년인 70대 중반 들어 대변신을 이루면서 가장 한국적 화가로 꼽히고 있다. 1981년 개최한 개인전에서 박생광 화백은 불교와 무속, 역사인물화를 내보이기 시작했다. 한국의 전통적 소재를 활용해 짙은 오방색을 감각적으로 채색했다.

특히 <무당12>를 비롯한 무당 시리즈는 작가가 무당 김금화와 그의 굿에서 영감을 얻어 그렸다. 1985년까지 말년 5년 동안 선보인 강렬한 색채의 그림은 박생광 화백에게 새로운 한국화를 수립한 화가라는 명성을 안겼다.


이번 경매에 출품되는 작품들은 이런 혁신적 한국화 특색이 강한 말년의 작품들이 여럿 포함됐다. 대표적으로 <무당12>가 있으며 추정가는 2억 ~ 3억500만원이다. 이밖에 <무속5> 역시 같은 추정가로 주목받고 있다.


◇투자 하이라이트 : 두 거장의 시기별 대표작

서울옥션의 라이브 경매에는 이처럼 두 거장의 작품세계를 돌아볼 수 있는 대표작이 다수 출품된다. 기존에 전시를 통해서만 만날 수 있었던 작품을 컬렉터들이 경매로 소장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서울옥션 관계자는 “판매위탁 경위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지만 두 작가의 작품이 시기적으로 잘 맞게 대거 출품될 수 있었다”

이번 경매는 현장 참석자 없이 라이브 방식으로 진행되며 서울옥션 홈페이지를 통해 진행 상황이 생중계된다. 현장 응찰을 제외한 서명과 전화, 온라인 방식을 통해 응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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