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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오너가 분쟁]공격 높인 임종윤, 성장가치 설득 집중 임주현·이우현형제 측 주주제안 예고, '유업 지킨다' vs '미래 가치 발굴'…표대결 불가피

최은수 기자공개 2024-02-15 09:45:13

이 기사는 2024년 02월 14일 08: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미그룹 오너가 분쟁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장남 임종윤 사장의 공세가 날이 갈수록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표대결까지 염두에 둔 임종윤 사장 측은 '선대 유업을 지킨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그간 '무익한 싸움은 피한다'던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사장 측에서도 이례적으로 보도자료를 내며 강경대응 기조를 나타냈다. 결국 이번 오너가 분쟁은 극적 봉합보단 정기주주총회를 전후로 표대결 및 소송 등으로 결론이 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주주제안 통해 종윤·종훈 형재 이사회 전면에" 주주총회 표대결 공식화

임종윤·종훈 형제가 제시한 주주제안은 각각 임종윤 사장을 한미약품 대표로, 임종훈 사장을 한미사이언스 대표로 선임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일정 이상의 지분율(3%)을 보유한 주주가 주주제안을 제시하면 자동 인용되는 점을 고려할 때 임종윤·종훈 사장 측의 주주제안은 내달 열릴 정기주주총회에서 안건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이들 임종윤 사장 측은 이번 주주제안을 통해 분쟁을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와 함께 한미약품으로까지 확장시켰다. 한미사이언스의 거버넌스의 향배를 주주총회 표대결에 부치겠다는 의도도 명확하게 했다.

임종윤 사장은 주주제안을 통해 한미사이언스가 아닌 한미약품 각자대표로 복귀를 시도하는 것도 눈길을 끈다. 임종윤 사장은 한미약품 등기 이사이지만 지분을 보유하진 않았다. 다만 주력 사업회사인 한미약품을 한미사이언스가 지배(41.41%)하고 오너가 갈등 이후 본인이 이사회에 참여하기 어려웠던 점 등을 복합적으로 소명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임종윤 사장은 개인회사인 코리컴퍼니 및 DX&VX를 통해 배포하는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이번 행동을 '경영복귀'와 '선전포고'로 정의했다. 본인이 한미그룹 밀실경영에 대한 피해자라며 명예회복을 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다만 임종윤 사장이 대부업체로 알려진 케일럼엠과 연대에 나선 것을 통해 제반 사정을 미뤄 알 수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임종윤 사장은 자신이 이사회에서 배제된 후 한미약품의 모멘텀이 흔들렸다고 주장한다. 비만 당뇨 프로그램과 매칭될 수 있는 가톨릭의대 제멜리병원과의 당뇨비만환자의 AI 기반 맞춤형 바이오마커(생체표지자) 개발 사업, 옥스퍼드대학과 코로나19 팬데믹 협약 등이 좌초에 빠진 점을 대표적인 예로 든다.

임종윤 사장은 보도자료를 통해 "주주제안의 목적은 단순한 이사회 진입이 아니라 선대회장의 뜻에 따라 지주사와 자회사의 각자 대표이사로 한미약품그룹을 경영하겠다는 것"이라며 "새 구성될 이사회는 한미사이언스에 대한 지주사로서 지위를 공고히 다지고 이사회 운영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궁극적 지향점마저도 다르다' 한층 낮아진 분쟁 종료 가능성

임종윤 사장은 한미사이언스의 거버넌스 변화와 표대결을 예고한 이후부턴 다소 원색적인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무대응에 가까운 전략을 펴던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사장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보도자료에서 "지난 10년간 임종윤 사장은 한미에 거의 출근하지 않았고 본인이 사내이사로 재임하는 한미약품 이사회에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며 "십수년간 개인 사업에 몰두해 왔던 임종윤 사장이 갑작스럽게 '한미를 지킨다'는 명목으로 회사를 공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 근거로 임종윤 사장이 작년 상반기 5차례 열린 한미약품 이사회에 1회 참석한 반면 DX&VX의 이사회에는 100% 참석한 것을 들었다.

이어 "OCI그룹과의 통합으로 창업주 임성기 회장에서 시작된 'R&D 중심 신약개발 기업'이라는 경영철학과 한미의 DNA를 지키기 위해 OCI그룹과의 통합을 차질없이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한미그룹과 송영숙 회장 측은 여전히 추가 확전은 피하자는 입장이다. 지난 구정 연휴 기간에도 이우현 OCI그룹 회장과 임주현 사장은 비공개 회담을 연일 가지면서 통합그룹의 미래 전략을 놓고 논의했다.

이 때에도 미래 가치 제고 전략에 방점에 두고 회동을 진행했을 뿐 임종윤 사장 측에 대한 별도의 대응 등은 논의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그룹이 나아가야 할 합리적이고도 가치있는 전략을 내세우며 주주 및 투자자들을 설득하겠다는 목표다.

다만 이번 주주 제안을 통한 표대결 국면을 통해 오너가 분쟁에 내재한 근본적인 갈등의 진면목이 나타난 모습이다. 그간 형제와 모녀 사이의 갈등은 수면 밑에서 파편만 관측된 영향으로 진위나 실체를 파악하기 어려웠다.

일련의 사건을 종합하면 임종윤·종훈 사장은 주주제안 등을 통해 관철하려는 목표는 본인의 피해 회복과 더불어 '선대회장의 유지'를 잇겠다는 점을 강조한다. 반면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 측에선 종윤·종훈 형제에 대한 맞대응보단 그룹의 '미래가치 구축'에 주력한다는 입장이다.

이는 양측 갈등의 출발점을 넘어 애초에 지향점조차 달랐다는 것을 외부로 드러내는 단초 읽힌다. 양측이 반목을 끊고 극적으로 화합하길 기대하긴 어려우리란 업계의 시각도 뒷받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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