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3월 12일 07시5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시가총액 10조원대 국내 '바이오텍'의 탄생. HLB와 알테오젠의 성장은 업계에 시사하는 바는 크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이 CDMO로 새 지평을 열었다면 바이오신약 기술력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한 사례다. 바이오시밀러 개발과 위탁개발생산 외에도 국내에서 자체 신약을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증명했다.이들의 주가는 최근 한 달 새 2배 급등했다. 코스닥 시가총액 3, 4위로 어깨를 나란히했다. R&D 중심 바이오텍으로 각각 항암제 신약 개발과 제형 변경 플랫폼의 기술력과 가치를 인정받았다.
그러나 아직 기업가치의 실체에 대한 의구심은 잔존한다. 실적 상승의 결과가 아닌 향후 매출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선반영된 결과이기 때문이다. 주가를 주당순자산가치로 나눈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이를 설명한다. HLB와 알테오젠의 PBR은 각각 21배, 62배다. PBR 지표는 높을수록 주가가 순자산 대비 고평가됐다는 의미다.
10조원 넘는 '데카콘' 바이오텍의 탄생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신라젠, SK바이오사이언스, SK바이오팜 등이 앞서 10조원 고지를 밟았다. 그러나 급등했던 주가는 임상 실패, 부진한 실적, 최대주주의 블록딜 등 이슈로 제자리를 되찾았다.
지금까지 신약 R&D 기반 바이오텍이 성장성을 수익성으로 증명한 사례는 적다. 남다른 상징성을 지닌 10조원 몸값 달성에도 여전히 의문 부호가 붙는 이유다. 투자자들의 꿈과 희망을 반영한 주가꿈비율(PDR)이란 지표도 탄생했지만 매출 없는 기업이 영속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
결국 관건은 실질적 매출이 발생하는 시점이다.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진출은 모범사례로 꼽힌다. 대행사 없는 직판 전략을 통해 생산부터 판매까지 일원화된 전략을 펼쳤고 실적으로 증명했다. SK바이오팜은 작년 4분기 영업이익 152억원을 내며 7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후발 주자인 HLB도 수익성 제고를 위한 직접 판매를 고려하고 있다. 간암 1차 치료제 리보세라닙의 FDA 허가 후 자회사 엘레바를 통한 유통을 계획 중이다. 아직 당국 허가라는 최종 관문이 남았지만 실질적 매출 발생 후 주가 변동이 주목된다. 단기적 기대감에 올랐던 주가인지 실체에 대한 선반영이었는지도 이후 판단할 수 있다.
10조원대 바이오텍 탄생의 역설도 바로 이 지점에 있다. 아직 기대감을 현실로 구체화한 사례는 적기 때문이다. 신약 개발의 허상을 실체로 바꿀 '데카콘' 바이오텍의 어깨가 무겁다. 고무된 시장 열기 속 이들의 균형 있는 성장과 발전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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