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해외 EB 금리·교환가 높여 2억달러 조달 조심스러운 분위기에 쿠폰금리 상향 '강수'…기관, 교환가 가이던스 최상단 '화답'
윤진현 기자공개 2024-04-24 07:45:39
이 기사는 2024년 04월 23일 14: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가 약 2억달러 교환사채(EB) 발행을 확정지었다. 증액발행 한도를 3억달러로 열어뒀으나, 여의치 않자 당초 계획한 모집금액만 조달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상반기 이후 약 1년 만에 외화 EB 발행이 재개된 만큼 투자자들도 다소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결국 프라이싱 과정에서 쿠폰금리를 계획했던 수준(2.5%)보다 12.5bp 높였다. 밴드(2.25~2.75%) 상단의 금리 메리트로 투자자들의 주문을 독려했다. 카카오의 적극적인 태도에 투자자들은 교환가 가이던스(125~130%)의 최상단에 주문을 넣었다.
카카오는 전일 종가 대비 130% 높인 6만3700원의 교환가로, 총 2930억원을 조달하게 됐다. IB 업계에서는 달러화 강세인 시장 분위기를 틈타 외화 조달에 나선 전략이 절묘했다고 입을 모았다.
◇쿠폰금리 2.5%→2.625%로 '상향'…투자자, 교환가 프리미엄 최상단 '화답'
23일 IB(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가 전일(22일) EB 발행을 공식화(announce)하고 투자자 모집에 돌입했다. 싱가포르를 비롯한 주요 해외 기관을 대상으로 프라이싱에 나섰다.
프라이싱 결과 2억1220만달러의 발행액을 확정했다. 당초 카카오는 3억달러까지 증액 발행한도를 열어뒀으나 결국 모집액 만큼만 조달하기로 결정했다.
최종 쿠폰 금리도 계획보다 상향 조정했다. 프라이싱 도중 금리 수준을 높여 2.625%로 확정했다. 당초 카카오는 외화 EB의 잠정 쿠폰금리를 2.5%로 설정했다. 단 시장에 발행을 어나운스할 당시 쿠폰금리 밴드는 2.25~2.75%로 열어뒀다.
지난해 상반기 이후 약 1년 만에 외화 EB 발행이 재개된 만큼 투자자들도 다소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이에 카카오가 금리 메리트를 높이며 투자 독려에 나섰다. 카카오의 의지에 글로벌 기관 역시 적극 화답하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카카오는 교환가 프리미엄을 130%로 확정할 수 있었다. 프라이싱 당시 제시한 밴드가 125~130% 였음을 고려하면 밴드 상단에 속한다. 22일 종가(4만9000원)보다 130% 높은 6만3700원의 교환가로 프라이싱을 마쳤다.
교환 대상 주식 수는 약 460만주(1%)로, 카카오의 자기주식을 교환 대상으로 한다. 교환가를 고려한 조달액은 2929억6332만원으로 확정됐다. 교환가 프리미엄 밴드 상단으로 결정되면서 약 70억원을 추가로 마련하게 된 셈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오랜만에 EB가 시장에 등판했기에 투자자들이 다소 조심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쿠폰금리를 높여 이점을 부여해 투자자 모집 의지를 드러낸 만큼 투자자들 역시 교환가 프리미엄 밴드 상단으로 주문을 넣은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강달러, 외화 조달 이점 '충분'…주가 상승세 '자신감'
카카오는 미국의 기준금리가 우리나라보다 높고 달러가 강세인 현 상황에서의 조달이 이점이 크다고 봤다. 실제로 22일 기준 달러당 1380.60원이었다. 대외 변동성으로 연일 고점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시장 분위기를 지켜보다 바로 프라이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주주구성 중 외국인 비중을 확대하는 것 또한 이번 발행의 배경이라고 짚었다. 현재 카카오의 외국인 비중은 현 시점 기준 28.2%다. 지난 2020년 발행한 EB를 모두 상환하면서 비중이 더욱 줄었다.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추후 주가 상승 자신감을 드러낸 것과 같다고 짚었다. 현 시점의 주가가 저점이라는 판단하에 조달에 속도를 낼 수 있었단 평이다. 실제로 카카오는 지난해 11월 3만8000원대의 주가로 저점을 기록한 후 5만~6만원대의 주가를 기록했다.
적어도 투자자의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 청구 가능시점인 오는 2027년까진 주가 상승을 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단 의미여서다. 앞서 2020년에 발행한 EB의 경우 투자자들이 카카오의 향후 주가 상승 여력이 부족하다고 봤다. 결국 풋옵션 행사 가능 시점인 2022년 10월 28일 권면총액(3억달러)의 90%(2억6830만달러)를 회수했다.
업계에서 이번 카카오의 EB에 집중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또다른 IB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의 주가 변동의 영향으로 지난 2020년 발행했던 EB의 경우 대부분 풋옵션이 행사됐다"며 "이번 EB의 결과는 어찌 될 지를 지켜보려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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