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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광인베스트먼트는 지금]한국자산평가 품은 홍석준·홍정환…VC업 영향은④대규모 현금 투입 인수, 이사회 적극 활동 예고…본업 향배 두고 엇갈린 시각

최윤신 기자공개 2024-08-16 07:16:55

[편집자주]

보광인베스트먼트는 35년의 업력을 보유한 1세대 벤처캐피탈(VC)이다. 한 때 '소리 없이 강한' 하우스로 꼽혔는데 최근 최대주주인 홍석준 회장이 경영전면에 등판하는 등 주목할만한 변화가 나타났다. 보광인베스트먼트에서 심사역으로 활약하던 장남은 PE업계로 적을 옮겼다. 승계 등 지배구조가 어떻게 변화할지도 관심사다. 홍 회장과 함께 CEO를 맡고 있는 박진범 공동대표의 과제도 산적해 있다. 멈춰있는 펀드레이징을 다시 가동하고 투자 시계도 정상화 해야 한다. 더벨은 보광인베스트먼트의 현황과 지배구조 변화를 살펴보고 VC로서의 현재와 미래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13일 14: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보광인베스트먼트의 최대주주인 홍석준 회장(사진)과 그의 장남인 홍정환 폴스타파트너스 대표이사는 최근 한국자산평가를 사들이며 자본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딜 규모를 고려할 때 당분간 홍 회장 부자의 관심은 한국자산평가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부자가 모두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어 향후 적극적인 경영 참여가 예상된다.

이에 따라 보광인베스트먼트의 경영권은 불확실성에 놓였다. 소요 자금 등을 고려할 때 홍 회장 부자가 보광인베스트먼트 지분을 내놓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한국자산평가가 영위하는 사업내용이 보광인베스트먼트와 큰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영권 변동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신사업 찾던 에이치아너스, 설립 2년 반만에 빅딜

홍석준 보광인베스트먼트 회장은 지난 2021년 7월 에이치아너스라는 이름의 법인을 설립했다. 설립당시 자본금은 3000만원으로 홍 회장이 전액 출자했다. 본점은 보광인베스트 사무실과 동일한 공간으로 등록했다.

에이치아너스는 홍 회장이 보광인베스트먼트와 별개로 새로운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 설립한 법인이다. 홍 회장은 이준원 전 보광인베스트먼트 대표를 에이치아너스 사내이사로 등재시키며 본격적으로 신사업 기회를 살폈다.

1963년생인 이 전 대표는 홍 회장의 핵심 측근으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삼성전자 전략기획실 등에서 근무하다가 홍석준 회장이 삼성SDI를 떠난 2007년 보광인베스트먼트에 합류했다. 보광인베스트먼트에서 기획관리 업무를 담당하던 그는 지난 2014년 대표이사에 취임해 2021년까지 7년간 역임했다.


설립 이후 2년이 넘도록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던 에이치아너스는 지난해 11월 한국자산평가를 인수하며 깜짝 등장했다. 에이치아너스는 한국자산평가의 몸값을 약 2000억원으로 평가해 인수했다. 지난해 말 500억원을 납입해 지분 26%를 확보했고, 올해 5월에는 311억원을 납입해 15%가량을 추가로 받았다. 지분율은 41.53%다. 남은 지분은 캑터스프라이빗에쿼티의 도움을 받았다. 캑터스PE는 에이치아너스 보유지분 이외에 50%+1주를 매입했다.

명목상으론 캑터스PE가 최대주주이지만 실질적 인수주체는 에이치아너스인 구조다. 에이치아너스는 향후 1년 6개월에서 3년 6개월 사이에 캑터스PE가 보유한 지분 가운데 7%에 대해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콜옵션을 행사해 지분을 사오면 에이치아너스는 한국자산평가 지분 48.5%를 보유한 최대주주로서 경영권을 확보하게 된다.


홍석준 회장은 해당 딜이 이뤄지기 직전에 에이치아너스 지분 절반을 홍정환 대표에게 액면가로 양도했다. 에이치아너스는 이어 홍 회장과 홍 대표로부터 동일한 금액의 유상증자를 받아 자본금을 524억원 가량으로 늘렸다. 부자가 각각 260억원씩의 현금을 낸 셈이다. 향후 승계도 고려한 것으로 여겨진다.

에이치아너스는 자기자본과 레버리지를 이용해 811억원의 대금을 지급한 것으로 파악된다. 향후 기업공개(IPO)를 통해 캑터스PE의 엑시트를 보장할 전망이다. 4년 내 캑터스PE의 내부수익률을 보장하는 가격으로 IPO를 추진해야 하는 적격상장요건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비시장성지분증권 평가’ 최대 경쟁력…VC·PE 조합 평가도 영위

홍 회장 부자가 대규모 사재를 투입해 한국자산평가 인수에 나서며 보광인베스트먼트의 경영권과 관련한 불확실성은 커졌다. 부자가 완전히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선 콜옵션 행사를 해야 하고 향후 차입금 상환을 위한 자금소요가 필요하단 점을 감안하면 보광인베스트먼트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한국자산평가는 보광인베스트먼트보다 훨씬 큰 규모의 회사다. 지난해 말 연결기준 자본총계는 751억원에 달한다. 올해 5월 기준 자본총계 130억원 수준인 보광인베스트먼트의 6배에 육박한다. 지난해 영업수익은 583억원, 순이익은 125억원을 기록하는 등 견조한 실적을 내고 있다.

홍석준 회장과 홍정환 대표는 지난해 말 각각 한국자산평가의 기타비상무이사에 취임하며 이사회에 참여하는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이는 홍 대표가 보광인베스트먼트에서 아무런 직책도 맡지 않는 것과 대비된다. 캑터스PE 측에서도 2명이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다.

한국자산평가 주요 사업

그럼에도 벤처캐피탈(VC)업계에선 홍 회장이 보광인베스트먼트 지분을 팔 가능성은 낮다고 바라본다. 신사업을 위해 인수한 한국자산평가가 보광인베스트먼트와 확실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런 시각에 힘이 실린다.

한국자산평가는 2000년 5월 국내 최초로 설립된 채권평가 전문기관이다. 채권과 파생상품 뿐 아니라 대체투자자산의 평가 업무도 수행한다. 특히 비시장성지분증권평가에 있어 국내 최고 경쟁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된다. 비상장기업은 물론 벤처조합이나 사모투자조합 등 펀드의 현재가치도 평가한다.

이는 비상장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VC는 물론 PE업과 큰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요인이다. 투자기업과 평가기업이 중복되기 때문에 네트워크 확보에서 상호간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다른 VC는 물론 금융권 LP들과의 접점을 늘릴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홍 회장 부자가 한국자산평가를 인수 대상으로 삼은 건 VC·PE와의 시너지를 만들어낼 가능성이 높아서인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자산평가와 보광인베스트먼트, 폴스타파트너스를 3가지 축으로 금융업에 기반한 독자적인 기업집단을 만들어나가는 것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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