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8월 16일 07: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건설부동산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좌초되는 개발사업이 늘어나고 있다. 사업지 확보나 인허가 등 불가항력적인 사안으로 좌초되는 사업도 있지만 대주단에 이자를 지급하지 않으면서 EOD가 발생한 사례도 있다.다만 금융기관은 매정하다는 세간의 인식과 달리 한두번 이자를 납부하지 못한다고 해서 대주단이 즉각 실력행사에 나서는 사례는 드물다. 자금을 마련할 때까지 기다려주거나 이자수급 방식을 선취에서 후취로 변경해주는 경우도 있다.
부산의 한 개발사업도 이같은 대주단의 배려를 받은 사업지다. 디벨로퍼가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자 이자지급 방식이 후취로 변경됐다. 또 기존에 이자연체 이력이 있었음에도 브릿지론 만기를 1년 연장해 주는 등 가능한 모든 지원이 제공됐다.
하지만 해당 개발사업 시행사는 브릿지론 만기 연장 반년 만에 다시 이자를 미납하기 시작했다. 대주단은 이번에도 이자수급 시점을 미뤄줬지만 지난 2월 도래한 브릿지론 만기 전까지 이자를 마련하지 못하면서 사업장은 경·공매 절차를 밟는 중이다.
문제는 시행사의 대응 방식이다. 이자 미지급과 대출만기 도과, 경·공매 추진 등이 보도되자 허위사실에 법적대응하겠다면서 오히려 큰소리를 치고 있다. 또 본인들의 개발사업이 현재 정상적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상적인 사업장은 제때 이자를 지급하고 대출만기를 연장하거나 본PF로 전환하는 등 약속을 지키고 있는 곳을 의미한다. 시장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사업장은 결코 정상이 아니다. 시장에서 제기되는 위험신호를 억압하려는 시도도 용인될 수 없다.
PF업계에 20년 가량 몸담은 고위 임원들도 브릿지론 단계에서 EOD가 발생한 사업지가 본PF조달로 회복된 사례는 손에 꼽는다고 설명했다. 그마저도 이자는 정상적으로 납입했지만 시장환경 변화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어려움을 겪었던 곳이라고 덧붙였다. 약속을 지키려는 노력이 있었기에 EOD가 발생한 사업이 정상화될 수 있었던 셈이다.
해당 사업에 투자한 기관들도 이미 회생 가능성이 희박함을 인지하고 있다. 일부 기관은 충당금 설정을 마친 상태다. 이같은 상황에서 본인들의 사업장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다른 기관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려는 것은 투자자 기만에 가깝다.
어려운 선택이겠지만 디벨로퍼의 사업성 판단 실패를 인정해야 하는 시점이다. 현실을 받아들이고 사업장 매각을 통한 재구조화가 추진돼야만 다시 시장에 자금이 돌고 방치된 토지가 개발될 수 있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동산 개발업계가 빠르게 회복되기를 기대해 본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한미약품 12월 임시주총 연다…한미사이언스 임총 결과 ‘관건’
- 풀무원 '흥행'에 풀무원식품도 공모 신종자본증권 '데뷔'
- 롯데건설, 수요예측 미매각 불구 증액 발행
- 유암코, 올해 모든 공모채 조단위 주문·언더금리 확보
- 삼진제약 최대주주 창업주로 변경, 하나제약 동거는 계속
- [IR Briefing]시옷, 모빌리티 넘어 '종합 보안기업' 전환
- 금감원, 오름테라퓨틱 신고서 정정요구…상장지연 불가피
- [i-point]반도체대전 참가 신성이엔지, 클린룸 기술력 공개
- [Red & Blue]'자사주 소각' 신세계I&C, 저점 딛고 반등할까
- 이랜드리테일, '강남 e스퀘어 유동화' 1900억 수혈
이재빈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신한자산신탁, 영덕 생숙 시공사 책준기한 '도과'
- 신영, 양주 서울우유 공장 개발 내년 상반기 '착공'
- 현대건설, 가산 지식산업센터 연대보증액 감축 '순항'
- 하나자산신탁, 역대 최대 차입형 토지신탁 사업지 '착공'
- [PF Radar]우암개발PFV, 부산외대 개발사업 본PF 전환
- [PF Radar]성수 삼표부지 개발 시행사, 브릿지론 증액 리파이낸싱
- [2024 이사회 평가]한화시스템, 이사회 평가 체계 마련 '과제'
- [2024 이사회 평가]한화시스템, 최대 강점 '경영성과' 5점 만점에 4점
- [2024 이사회 평가]한화시스템, 경영성과 대비 아쉬운 평가개선프로세스
- KB부동산신탁, 평택 물류센터 책준 못 지켜 '피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