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1월 16일 07시2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준공이 지연된 평택 오피스텔 개발사업에 채무인수 약정을 제공했다. 앞서 조달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상환하기 위한 추가 자금조달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기존보다 강력한 수준의 신용보강을 제공하게 됐다.

향후 시행사가 PF대출 상환에 실패하면 HDC현대산업개발이 채무를 인수해야 한다. 다만 분양률이 높은 사업지인 만큼 신용보강 리스크가 현실화 될 가능성을 제한적으로 보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평택 고덕 오피스텔 개발사업 시행사 베스트원프리미엄은 최근 4000억원 규모 PF대출약정을 체결했다. 자금조달 과정에서 시공을 맡은 HDC현대산업개발의 자금보충 및 채무인수 약정이 제공됐다. 시행사가 대출 상환에 실패하면 HDC현대산업개발이 대신 상환해야 하는 구조다.

이 사업은 경기도 평택시 장당동 153-1번지 일원 1만9645㎡ 부지에 오피스텔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연면적 19만5365.32㎡, 지하 5층~지상 최대 29층, 2개동 규모로 오피스텔 1480실이 조성된다. 단지명은 평택고덕아이파크2차로 2021년 착공해 현재 공사가 진행되는 중이다.

앞서 2021년 7월 본PF 대출약정을 체결한 사업이다. 당시 시행사는 총 5700억원 규모 대출약정을 체결했다. 대출 만기는 2025년 4월로 설정됐다.

본PF 대출은 선순위 4000억원과 후순위 1700억원으로 구성됐다. 선순위 대주는 새마을금고와 메리츠그룹, 국민은행 등이고 후순위 대주로는 한국투자캐피탈과 우리금융캐피탈, JT캐피탈 등이 참여했다.

대출 만기에 여유가 남아 있음에도 추가 PF대출을 일으킨 원인은 이자비용 절감이다. 시행사와 HDC현대산업개발은 입주자모집공고를 통해 2025년 1월을 입주예정일로 설정했다. 하지만 현재는 2025년 4월로 준공일이 조정된 상태로 3개월간 이자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

입주시점이 지연되면 잔금 납부일정도 조정될 수밖에 없다. 기존에는 1월에 납부되는 잔금을 바탕으로 4월로 예정된 PF대출 만기에 대응할 예정이었으나 준공 지연으로 인해 계획이 어긋나게 됐다. 결국 이번 신규 PF대출 조달은 입주잔금으로 기존 차입금 상환이 불가능해지면서 신규 자금을 조달했다.

신규자금 조달 과정에서 HDC현대산업개발의 신용보강이 제공됨에 따라 신용보강 수준에 변화가 발생했다. 기존에는 책임준공 의무만 이행하면 채무인수 의무로부터 면탈되는 조건부 약정이었다. 하지만 신규 조달에 제공된 신용보강은 시행사가 채무를 상환하지 못하면 HDC현대산업개발이 무조건 채무를 인수해야 하는 구조다.

HDC현대산업개발은 PF 우발부채 현실화 가능성이 제한적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분양률로 신규 PF대출 상환이 충분히 가능한 수준이고 신용보강을 제공한 것은 이자비용 경감을 위한 결정이었다는 설명이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평택고덕아이파크2차는 오피스텔이지만 완판에 성공한 사업지"라며 "신규 PF대출 만기일 전에 상환이 모두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규 PF대출의 만기 설정에서도 시행사와 HDC현대산업개발의 상환에 대한 자신감이 엿보인다. 먼저 유동화법인(SPC) 플랜업피티를 통해 조달한 1800억원은 만기를 2025년 4월로 설정했다. 또다른 SPC인 플랜업장당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같은해 3월 700억원, 4월 1100억원, 7월 400억원으로 설정돼 있다. 준공 전후로 납부되는 입주잔금을 바탕으로 PF대출 상환이 가능하다고 판단해 만기를 짧게 설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준공지연에 따른 계약취소 물량 발생 가능성은 변수다. 입주자모집공고 기준 입주예정일로부터 입주일이 3개월 이상 지연되면 계약취소 요건이 충족된다. 공사가 추가 지연되면 계약취소 물량이 발생할 수 있는 구조다. 계약취소 물량이 발생하면 잔금을 통한 신규 PF대출 상환이 어려워질 수 있다.

부동산경기 침체로 인한 수분양자들의 계약 포기 가능성은 악재다. 네이버페이부동산을 보면 현재 계약금을 포기한 일부 세대의 물건들이 분양가보다 낮은 가격에 매물로 출회돼 있다. 등록돼 있는 매물 수는 총 73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