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시플로 모니터]'순손실' 롯데쇼핑, 영업활동 현금흐름 개선된 배경은손상차손 등 회계상 손실 환입, 채권·채무 현금유출 유동적 조정
김혜중 기자공개 2024-08-19 10:37:17
[편집자주]
기업의 안정성을 보는 잣대 중 가장 중요한 것 하나는 '현금'이다. 현금창출능력이 뛰어나고 현금흐름이 양호한 기업은 우량기업의 보증수표다. 더벨은 현금이란 키워드로 기업의 재무상황을 되짚어보는 코너를 마련했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14일 15: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쇼핑이 2024년 상반기 순손실을 기록했지만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오히려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손상차손과 처분손실 등 회계상 손실에 대한 환입과 더불어 기타채권·채무 등을 통한 현금 유출을 효율적으로 조정하면서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해낸 것으로 풀이된다.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쇼핑의 2024년 2분기 별도 기준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4660억원이다. 4208억원 규모의 현금을 창출했던 2023년 상반기 대비 10.7% 증가한 수치다.
다만 같은 기간 영업활동 현금흐름의 시작점이 되는 반기순이익은 마이너스(-) 301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2023년 반기순이익은 1826억원이었다. 순이익이에서 2100억원 이상 차이가 발생했지만 운전자본 규모의 변동과 회계상 손실의 환입 등으로 실제 롯데쇼핑으로 흘러들어온 현금 규모는 더욱 커졌다.
순손실을 기록한 데에는 영업이익 자체의 감소도 영향을 줬다. 롯데쇼핑의 2024년 별도 기준 상반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4조1872억원, 1302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85%, 21.6% 감소한 수치다. 거시경제 침체 속 소비심리가 둔화한 여파가 컸다. 근거리 장보기 수요 증가로 슈퍼사업부 영업이익이 2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4% 증가했지만 이외 백화점, 마트, 이커머스사업부에서의 적자 폭이 커지면서 전체 영업이익은 감소했다.
여기에 중국 사업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손상차손까지 발생하면서 당기순이익이 적자로 돌아섰다. 구체적으로는 심양 중국 심양글로리프로퍼티즈(GPT)의 손상차손 593억원, 청두백화점의 처분손실 112억원을 인식하면서 301억원 규모의 순손실이 발생했다.
손상차손은 손익계산상 이익지표에 부담을 주긴 하지만 실제로 현금흐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회계상의 손실이다. 이에 따라 당기순이익에는 영향을 미쳤지만 현금흐름을 계산하는 과정에서는 회계상 손실을 환입한다. 롯데쇼핑의 현금흐름표를 보면 ‘조정’ 항목을 통해 회계상 손실이나 이익을 실제 현금 유입 여부로 치환하는 과정을 거친다.
구체적으로 살펴볼 때 지분상품 손상차손으로 593억원의 손실이 발생했고 이에 따라 현금흐름표 상에서는 동일한 규모의 현금이 유입됐다. 이외에도 외화환산손실 644억원, 외환차손 181억원, 투자손상차손 334억원 등이 차례로 현금흐름 유입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2024년 상반기 현금흐름 조정 금액은 총 6181억원으로 전년 동기(4347억원) 대비 42.2% 증가했다. 영업 외 비용으로 발생한 당기순이익의 차이와 엇비슷하게 조정이 이루어진 모습이다.
조정 과정을 거친 후에는 운전자본 등 영업활동 과정에서 발생한 자산과 부채의 변동을 계산한다. 올해 상반기에는 1149억원의 현금이 유출됐다. 전년 동기(-2618억원) 대비 현금 유출 폭을 56%나 줄이면서 다소 보수적인 현금 운용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영업활동 중 가장 큰 차이가 발생한 세부 항목은 우선 기타채권의 감소다. 2023년 말 기준 롯데쇼핑의 미수금, 즉 못받은 돈은 총 3496억원이었다. 2024년 6월 말 기준으로 이를 3142억원으로 줄였다. 단기금융리스채권도 190억원 가까이 줄이면서 기타채권 감소로 총 465억원이 유입됐다. 채권은 손익계산서 상에서는 수익으로 처리되지만 실제 현금이 유입된 게 아니기에 실제 현금을 수령해 채권이 감소하면 그만큼의 현금이 유입되는 것으로 처리한다.
기타채무 항목에서도 변동 폭이 컸다. 2024년 상반기에는 기타채무 감소로 2377억원의 현금이 유출됐다. 전년 동기(-3467억원) 대비 31.4%가량 줄였다. 2023년 상반기 대비 미지급금 등의 채무 상환 폭을 줄이면서 현금 유출을 억제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손상차손 등의 영향으로 당기순손실이 발생하기는 했지만 회계상 손실이 다시 현금으로 유입되는 과정을 거쳤다. 여기에 채권과 채무 등을 유동적으로 조정하면서 현금흐름 효율적으로 조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NH투자증권 주영훈 연구원은 "중국 사업 정리 과정에서 처분손실이 발생하며 당기순이익 적자 전환됐다"며 "하반기 회복을 통한 연간 당기순이익 흑자 달성 여부가 중요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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