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nction Radar]SK이노 '바로사 가스전' 우여곡절 끝 연말부터 LNG 생산지분 투자후 13년만...원주민 반대에 법률·규제 리스크, 비용·기간↑
정명섭 기자공개 2025-02-13 07:32:20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0일 14시5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이노베이션 E&S가 올해 말 호주 바로사 깔디따 해상가스전(이하 바로사 가스전)으로부터 액화천연가스(LNG)를 들여온다. 가스전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한 지 13년 만의 성과다.바로사 가스전은 한때 원주민들의 반대로 법률·규제 리스크를 동시에 겪으면서 1년가량 투자가 지연됐으나 환경 인허가 재신청, 소통 확대 등을 거듭한 끝에 국내 기업의 자원개발 성공 사례로 남을 수 있게 됐다.
◇SK 측 지분 37.5% 가스전, 2020년대 환경 문제로 소송전
10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E&S는 올 3분기 바로사 가스전에서 LNG 시범 생산을 시작해 4분기부터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한다. 2012년 7월 지분 투자를 결정한 지 약 13년 만이다.
바로사 가스전은 호주 노턴 테리토리주 주도인 다윈시의 북서부 해상에 있는 가스전이다. 천연가스 약 7000만톤이 매장된 것으로 추산된다. 기존에 미국 3위 에너지기업 코노코필립스가 광구 지분의 60%, 호주 에너지기업 산토스가 지분 40% 보유하고 있었으나 SK E&S(현재 SK이노베이션과 합병)와 일본 최대 전력회사 제라가 투자에 참여하면서 현재 지분 구조는 △산토스 50% △SK이노베이션 E&S 37.5% △제라 12.5%로 정리됐다.
바로사 가스전 개발 프로젝트는 2018년 현지 환경영향평가 통과, 개발 인허가 절차를 밟으며 순항하는 듯했다. 그러나 2021년 지역 원주민과 환경단체의 반대에 부딪혔다. 이들은 가스전과 다윈을 잇는 해저 송유관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해양 환경 생태계와 문화유산을 해칠 수 있다며 호주 연방법원에 시추 허가 취소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2022년 9월 원주민들의 손을 들어줬다.
당시 법원은 사업자들이 원주민 등과 협의 절차를 다시 밟고 인허가 단계를 진행하라고 명령했다. 산토스와 SK E&S 등은 원주민들과 추가 협상에 나섰고 호주 해양 당국에 새로운 환경 보호 계획을 제출했다.
산토스 측은 가스전의 상업생산이 지연되지 않도록 송유관 설치 사업을 먼저 시작할 계획이었으나 이 역시 원주민들이 시추 허가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진행할 수 없도록 가처분 신청을 함께 청구하면서 무산됐다.
공사 재개 판결이 나온 건 2024년 초다. 호주 연방법원은 원주민이 제소한 바로사 가스전 파이프라인 환경 인허가에 대한 수정·재신청안을 기각하는 동시에 송유관 설치 공사 중단 가처분 효력도 해제했다. 원주민들은 "개발 지역 인근에 악어인간과 무지개뱀 같은 전설 속 무형의 해저 문화유적이 있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신빙성과 증거가 부족하다고 봤다.
산토스 측은 이후 원주민 의견 수렴 범위를 확대해 제출하고 인허가 승인을 다시 신청한 끝에 최종 시추 승인을 받을 수 있었다. 공사 지연으로 당초 37억 달러로 계획했던 프로젝트의 총투자규모는 40억 달러를 넘어섰다. 상업생산 일정 또한 기존 '2025년 상반기'에서 6개월가량 미뤄졌다.
◇액화플랜트 구축비 절감으로 원가경쟁력 높여…내년 '인니 탕구' 이익 대체
올해 말부터 바로사 가스전에선 매년 350만톤의 LNG가 생산된다. 이 중 SK이노베이션 E&S는 130만톤을 국내로 들여온다. 국내 총 LNG 소비량의 약 3%에 해당한다.
바로사 가스전의 강점은 원가 경쟁력이다. LNG의 경우 영하 162도로 온도를 낮춰 액화하는 과정이 필요하고 LNG 생산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가 많지 않아 전체 사업비 중 액화플랜트 설비 건설에 가장 많은 비용이 투입된다. 최소 수천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 E&S는 인근 동티모르 바유-운단 가스전 사업에서 사용하던 다윈터미널(액화플랜트)을 그대로 활용해 단위당 생산 원가를 확 낮췄다. SK 측이 바로사 가스전 물량이 국내 도입되는 LNG 중 가장 가격이 낮을 것이라고 자신하는 이유다.
SK이노베이션 E&S 관계자는 "바유-운단 가스전 투자 당시 다윈 액화 플랜트에도 투자했기에 새로운 액화 플랜트에 투자하는 것이 불필요해졌다"고 말했다.
바로사 가스전은 SK이노베이션 E&S의 실적 면에서도 중요한 자산이다. SK이노베이션 E&S는 내년에 인도네시아 탕구 프로젝트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연 50만~60톤 규모의 LNG를 직도입하는 계약 건으로 2006년 공급이 시작돼 20년이 되는 2026년에 계약이 종료될 예정이다. 바로사 가스전에서 도입하는 LNG 물량과 원가경쟁력 등을 감안하면 SK이노베이션 E&S는 탕구 프로젝트 종료에 따른 이익 공백을 충분히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SK E&S는 연간 500만톤 이상의 LNG를 공급하는 국내 민간 1위 LNG 사업자로 2022년부터 작년까지 3년 연속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안정적인 이익의 기반은 직도입 LNG를 기반으로 운영하는 약 5GW의 LNG 발전설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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