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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 SKC]'BM 전환 부진'에 고개 숙인 유지한 부사장2년 연속 적자에 '반쪽 혁신' 자평...올해 실적반등·재무개선 예고

정명섭 기자공개 2025-02-14 08:03:40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2일 07시56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그룹에서 '적자를 모르던 계열사'로 잘 알려진 SKC가 2023년에 이어 작년에도 적자를 기록했다. 주력인 화학사업이 업황 저하로 실적이 떨어진 상황에서 신사업으로 낙점한 배터리·반도체 소재, 친환경 소재 사업 등이 본궤도에 오르지 못한 탓이다.

유지한 SKC 최고재무책임자(CFO, 사진)는 3년 전부터 추진해 온 사업전환의 성과가 아직 부진한 데 대해 경영진을 대표해 고개를 숙였다. 다만 올해는 전기차용 동박 판매량 증가와 투자 축소, 자산 유동화 등으로 실적과 재무 상태가 작년보다 개선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 CFO는 11일 2024년 연간 및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최근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것에 대해 "경영진의 한 사람으로서 책임감을 느낀다"라며 "그간 비즈니스 모델 전환이라는 상당히 큰 전략을 수립하고 시행해나가는 과정에서 실적 개선이 아닌 악화를 만들어 아직은 반쪽 혁신이 되지 않았나 반성한다"고 말했다.

SKC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조7216억원, 영업손실 276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했으나 적자 규모는 631억원 늘었다. 주력 사업인 화학뿐 아니라 캐시카우였던 동박 사업까지 적자를 기록한 게 뼈아팠다. 두 사업 부문이 회사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0%에 달한다.

SKC의 2023년 적자는 1997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이후 26년 만이었다. SKC가 적자와 무관한 계열사로 불렸던 이유다.

SKC는 3년 전부터 그룹이 'BBC(배터리·바이오·반도체)'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개편하는 데 발맞춰 동박과 반도체 소재, 친환경 소재 등 3대 축으로 사업모델을 전환해왔다.

그 과정에서 기존 주력사업인 필름사업 매각 등으로 3조2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해 반도체용 테스트소켓 기업 ISC를 인수하고 유리기판 양산 설비 투자를 추진했다. 그러나 반도체 소재 사업이 성장하기 전에 화학 사업이 장기 불황에 빠졌고 전기차 수요 둔화로 동박 사업마저 부진을 겪었다. SKC의 예측을 넘어선 성장통이었다.

다만 유 CFO는 지난해 실적이 '바닥'이라고 보고 올해부터 점진적인 개선을 예고했다. 우선 말레이시아 동박 공장의 가동률이 정상화로 배터리 소재 이익 증가를 예상했다. 말레이시아 공장은 SKC가 국내 물가와 전기료 상승에 따른 원가 상승으로 2021년 7월부터 마련해왔던 생산거점이다. 작년 말 기준 가동률은 30%에 불과해 고정비 커버가 어려운 수준이었으나 올해 7개 고객사의 10개 생산 사이트에 대한 추가 인증이 완료되면 가동률이 70%대로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용 테스트소켓 수주물량 증가, 유리기판 고객사 인증 완료 등도 기대 요인이다. SKC는 자회사 앱솔릭스를 통해 조지아주 코빙턴에 유리기판 양산 공장을 준공하고 올해 상반기 상업생산을 위해 고객사 인증을 진행하고 있다.

유리기판은 기존 플라스틱 기판 대비 표면이 매끄러워 미세한 회로를 구현하기에 용이하고 열과 휘어짐에 강해 반도체 패키지의 데이터 속도와 전력 소모를 개선할 수 있는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같은 고성능 반도체 소재로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 CFO는 "현재 글로벌 톱티어 고객들과 기술, 제품, 샘플 등에 대한 논의 및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SKC는 올해 자본적지출(CAPEX) 축소, 자산 유동화 등으로 재무건전성이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SKC의 올해 CAPEX 가이던스는 약 2000억원이다. 2022년부터 2024년까지 매년 1조원씩 투자해왔으나 지난해 동박 설비 투자가 마무리되면서 CAPEX 부담이 확 줄었다. 지난해 하반기 CMP 패드 사업부 매각과 박막 사업부 매각 결정에 따른 대금이 올 상반기 중 유입되면 현금흐름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유 CFO는 "지난 3년간 진행한 비즈니스 모델 전환의 1단계가 마무리됐다"며 "올해부터 동박사업 이익 개선과 테스트소켓 성장, 유리기판 고객 인증 등 3대 핵심 축으로 성장을 본격화하겠다"고 말했다.

유 CFO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을 거쳐 2021년 SK그룹에 영입된 인물이다. 당시 SK실트론 사업개발본부장을 역임했다. 2022년 1월 SK수펙스추구협의회 투자2팀장으로 옮겨 신사업을 발굴하는 역할을 맡다가 2023년 말 SK그룹 정기인사에서 SKC CFO에 선임됐다. 작년 초부터는 SKC 이사회에도 등기됐다. SKC CFO가 이사회에 참여하는 건 당시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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