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 Paper]'10년물' 베팅 LG엔솔 투자자…성장성 우려 덜었다전체 트랜치 중 가장 큰 규모 발행…캐즘 불확실성 타파
이정완 기자공개 2025-03-28 08:14:42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6일 10시4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올해 한국물(Korean Paper) 발행 계획이 전해졌을 때 기대보다는 우려 섞인 시선이 많았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 미국 경제 정책 불확실성이 겹쳐지면서 전보다 발행 여건이 나빠졌다는 이야기가 나왔다.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양호했다. 작년과 동일한 20억달러(약 3조원) 조달에 성공했다. 10년물에만 7억달러를 배정할 만큼 장기물에 수요가 몰리며 앞으로 10년 동안 성장성과 안정성에 문제가 없다는 투자자 시선이 드러났다.
◇'조달처이자 투자처' 미국 투자자 관심 컸다
2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전날(25일)부터 글로벌본드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섰다. 트랜치(Tranche)는 3년물, 5년물, 10년물 고정금리부채권(FXD)에 5년물 변동금리부채권(FRN)을 더해 구성했다. 주관사단은 BoA메릴린리,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크레디아그리콜, HSBC, 모간스탠리, 스탠다드차타드로 꾸렸다. 모두 과거 외화채 발행을 함께한 적이 있는 익숙한 파트너다.
올해는 준비 과정부터 여느 때와 다르다는 분위기가 우세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투자금 마련을 위해 2023년 한국물 데뷔전을 치렀다. 당시 10억달러를 조달한 뒤 지난해 발행 규모를 2배 키웠다. 하지만 올해는 전기차 수요 감소와 미국 에너지 정책 불확실성으로 인해 발행 전 S&P에서 신용도를 기존 'BBB+'에서 'BBB0'로 한 노치(Notch) 낮출 정도였다.
하지만 프라이싱 끝에 예상보다 금리를 더욱 끌어내릴 수 있었다. FXD의 경우 3년물, 5년물, 10년물 최초제시금리(IPG)를 동일 만기 미국국채(T)에 각 165bp, 175bp, 205bp 더한 수준으로 제시했다. 최종 3년물 4억달러, 5년물 6억달러, 10년물 7억달러로 조달 규모를 확정했는데 금리는 모두 30bp 이상 끌어내렸다. 각 T+135bp, T+145bp, T+170bp로 정해졌다. 5년물 FRN도 5년물 FXD와 동일한 금리 수준인 SOFR+170bp로 금리가 결정됐다.
IB업계에서는 조달처이자 투자처인 미국 투자자 관심이 컸다고 전한다. 현대자동차, 스텔란티스, 혼다와 합작법인을 세워 현지 투자에 한창이다. 이 덕에 FPG(최종제시금리)도 미국 투자자 주문을 고려해 공표했다.
10년물에 대규모 수요를 확보할 수 있던 것도 미국 수요가 뒷받침된 덕이란 평이다. 전체 4개 트랜치 중 10년물이 7억달러로 발행 규모가 가장 컸다. 스프레드(Spread)도 다른 트랜치는 IPG에서 30bp 끌어내렸지만 10년물은 IPG 대비 35bp 낮추며 장기 조달 비용을 줄이는 효과를 거뒀다.
IB업계 관계자는 "캐즘 우려가 있지만 걱정만큼 투자자 기대가 큰 게 이차전지 사업"이라며 "10년물 투자가 집중된 건 LG에너지솔루션의 장기 전망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이 우세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FRN' 첫 선택…금리 절감 효과도
발행 준비 과정부터 금리 조건과 조달 규모에 대한 고민이 있었기에 주관사단에서 최근 발행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는 FRN을 제안한 것도 유의미하게 작용했다. 미국 채권 금리 향방을 쉽사리 점치지 어려운 환경 속에서 FRN을 원하는 투자자도 늘어나고 있다. 특히 중국과 대만 등 아시아 지역 투자자 선호도가 높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금껏 한 번도 FRN을 선택한 적이 없어 생소했지만 IB업계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이렇게 포함된 5년물 FRN은 10년물 FXD 금리를 끌어내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트랜치가 4개로 분산되면서 FRN으로도 3억달러를 조달할 수 있었는데 만약 다른 만기로 해당 물량이 넘어갔다면 늘어난 조달 규모만큼 금리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발행을 앞두고 조달 아이디어를 총동원하려 했다”며 "FRN을 처음으로 선택했는데 이를 통해 수요를 분산시키는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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