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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플레이는 지금]대형화·효율화 진행 속도…"투자 본질에 집중할 것"②뜸해진 컴퍼니 빌딩, 일부 사업 정리…"초기뿐 아니라 성장 단계 커버"

최윤신 기자공개 2025-04-22 08:29:00

[편집자주]

스타 창업가인 류중희 전 대표가 설립한 퓨처플레이는 단순한 액셀러레이터에 그치지 않고 국내 창업 생태계를 혁신할 새로운 모델로 주목받았다. 최근의 퓨처플레이는 VC 라이선스를 취득한 이후 독특한 색채가 옅어지고 있다. 창업자가 새로운 도전을 위해 회사를 떠나며 동력 상실에 대한 우려도 크다. 최근 큰 변화를 맞은 퓨처플레이의 향후 비전 및 성장 전략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17일 07시2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3년 설립된 퓨처플레이는 모험자본 시장에서 새로운 시도들을 통해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단순히 액셀러레이터(AC) 역할뿐 아니라 컴퍼니빌더로 나섰고,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며 창업생태계 전반에서 새로운 시도들을 이어왔다.

최근들어 이런 흐름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펀드의 규모를 키우고 사업군을 줄이는 방향으로 재편이 진행되는 흐름이다. 사업을 효율화 하면서 동시에 투자역량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는 전략을 취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벤처캐피탈(VC)과 AC업계에선 이런 변화가 권오형 대표가 각자대표로 취임한 2022년부터 본격화했다고 분석한다. 류중희 전 각자대표가 회사를 떠난 이후 권 대표가 단독 대표가 되면서 이같은 방향에 더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오픈이노베이션 조직 축소, 2021년 인수한 '태니지먼트'는 매각

설립 초기부터 퓨처플레이가 영위하는 사업은 단순한 AC로는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다양했다. 이런 비즈니스들은 최근 수년간 축소되거나 정리되는 모습이 관측된다. 2022년 10월 권오형 대표이사가 각자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 이런 변화들이 시작된 것으로 파악된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컴퍼니 빌더'다. 퓨처플레이는 설립 당시부터 컴퍼니 빌더를 지향했다. 컴퍼니빌더란 스타트업에 지분을 투자하고 멘토링 등 간접적인 방식으로 경영을 지원하는 AC와 달리 더 적극적으로 창업을 지원하는 회사를 말한다. 초기자본금과 전문인력을 지원하거나 아예 자회사 형태로 스타트업을 설립하는 방식 등이다.

퓨처플레이는 초기에는 입주 사업가(Entrepreneur in Residence)를 육성하는 방식으로 컴퍼니 빌딩을 진행했다. 뇌과학 기술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헬스케어 기업 룩시드랩스(Looxid Labs)와 디자이너용 소프트웨어 프로토파이 개발사인 '스튜디오씨드' 등이 2015년 퓨처플레이의 컴퍼니빌딩을 통해 탄생한 대표적 기업이다.

퓨처플레이는 2019년부터는 직접 자회사를 만드는 방식(Full In-house Building)으로까지 컴퍼니빌딩에 나섰다. 2019년 설립한 퓨처살롱(현재 나나로그)과 2020년 설립한 퓨처키친 등이다. 류중희 전 퓨처플레이 대표가 직접 사내이사를 맡는 등 심혈을 기울였지만 성과는 그리 좋지 못했다.

이후 퓨처플레이는 컴퍼니빌딩에 나서고 있지 않다. 퓨처플레이 관계자는 "퓨처키친 이후 컴퍼니빌딩 사례가 없는 것은 맞다"면서도 "좋은 사업기회가 있으면 다시 추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퓨처플레이의 기조 변화는 재직중인 인력의 숫자에서 여실히 나타난다. 벤처투자회사 전자공시에 따르면 퓨처플레이가 처음 벤처투자회사로 등록한 2023년 11월만 하더라도 퓨처플레이에 재직하는 임직원수는 41명이었다. 7명의 심사역과 함께 경영관리로 구분되는 인력 34명이 재직했다.


하지만 1년 3개월 뒤인 지난 2월 기준 임직원은 28명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재직중인 심사역의 숫자는 7명으로 동일하지만 경영관리 인력이 21명으로 줄어들었다. 그만큼 영위하던 사업분야를 정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퓨처플레이 관계자는 "투자의 본질에 집중하는 차원에서 오픈이노베이션 사업 등의 조정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퓨처플레이는 또 지난해 '태니지먼트'를 4억원에 매각하기도 했다. 퓨처플레이는 지난 2021년 HR테크 스타트업 태니지먼트랩을 인수해 내제화했다. 퓨처플레이에 인수된 뒤 매출 성장이 이뤄졌지만 투자에 집중하는 기조 아래서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태니지먼트랩을 사간 건 스타트업인 코드스테이츠다.

퓨처플레이 관계자는 "태니지먼트의 더 큰 성장과 발전을 위해 디지털 교육 전문 기업 코드스테이츠와의 전략적 협업이 더 적절하다고 판단해 매각했다"고 설명했다.

◇VC 라이선스 취득 1년여만에 AUM 2600억으로 급증

다양한 사업을 정리한 것과는 반대로 운용자산의 외형확장은 가파르게 이뤄졌다. 2021년 AC로서는 이례적으로 큰 조합인 퓨처플레이-신한테크이노베이션제2호(215억원), 퓨처플레이혁신솔루션펀드(297.5억원) 등을 결성하며 펀드 대형화 기조를 보여왔다.

그러나 2023년 11월 벤처투자회사 라이선스 취득을 계기로 펀드의 규모를 더 확대했다. 2023년 말 결성한 퓨처플레이혁신성장펀드제1호를 통해 420억원의 펀드를 만들었고, 지난해 말 500억원 규모 스타트업코리아IBKVC-FP2024펀드를 만들며 하우스 최대규모 펀드 기록을 경신했다.

퓨처플레이 투자운용규모

이에 따라 운용자산 규모도 빠르게 커졌다. 퓨처플레이의 투자운용 규모는 올해 3월 말 기준 277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된다. 운용 조합의 AUM에 자기자본 투자분을 합한 수치다. 공동운용(Co-GP) 펀드의 지분율을 감안하지 않은 전체 운용펀드의 약정총액은 2581억원으로 집계된다.

씨엔티테크와 블루포인트파트너스, 인포뱅크 등 활발한 활동을 하는 국내 AC들과 큰 격차를 만들었다. 벤처투자회사 등록과 펀드 대형화를 주도한 권오형의 단독 대표이사 체제가 시작된 만큼 이같은 흐름은 더욱 가속화 할 것으로 전망된다.

퓨처플레이 관계자는 "지난 10여년간 역량있는 엔지니어들이 회사를 만들고 성장의 토대를 만들 수 있는 토양을 만드는데 주력해 왔다"면서 "앞으로의 10년은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자금과 성장 지원을 종합적으로 제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초기 스타트업뿐 아니라 성장단계에 맞춘 투자가 가능하도록 운용규모와 투자전략을 만들어나가며 내부적으로도 이를 지원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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