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운용, '신영아이젠60펀드' 14년만 청산 수순 [Fund Watch]비용 효율화·마케팅 불구 소규모 펀드 전락…"투자자 보호 차원"
정유현 기자공개 2019-11-18 08:23:46
이 기사는 2019년 11월 14일 15: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영자산운용이 14년간 운용해온 장수 펀드를 결국 청산하기로 결정했다. 2016년 소규모 펀드로 전락한 이후 마케팅에 활발하게 나섰지만 투자 자금을 유치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올해 하반기 들어 투자 심리가 얼어붙으며 전반적으로 펀드 시장의 자금 유출이 지속되자 운용 효율성 확보 차원에서 임의 해지하기로 가닥을 잡았다.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영자산운용은 '신영아이젠60증권자투자신탁(주식혼합)'이 설정액 50억원 미만 상태가 지속되며 소규모펀드 임의 해지를 진행하고 있다. 29일 오후 3시 30분이후 추가 매수가 제한되며 다음달 4일부터 환매 신청이 제한된다.
신영아이젠60펀드는 주식 및 채권에 각각 60% 이하씩 투자하는 상품으로 2005년 12월 처음 설정됐다. 신영자산운용은 등산용품 '아이젠'의 용도에 착안해 펀드 콘셉트를 구상했다. 주식과 채권을 적절한 비중으로 조절해 고객들에게 안전한 투자처를 제공하겠다는 취지였다.
2014년에는 가치투자를 고수해온 산영자산운용이 롱숏펀드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며 이 펀드를 리뉴얼해 시범 운용하기도 했다. 허남권 대표이사가 2007년부터 운용을 담당해온 펀드다.
TheWM에 따르면 신영아이젠60펀드의 14일 기준 설정액은 총 40억원으로 집계됐다. 최근 5년간 순자산이 가장 많았던 시기는 2014년 2월 경으로 약 100~105억 원 사이였다. 이후 40억원 후반에서 50억원 대 초반 박스권에 갇혔다가 올해 초부터 40억원 수준을 유지하면서 소규모 펀드로 전락했다. 연초 후 수익률은 2%, 설정 후 누적 수익률은 71.70%로 집계됐다.
금융당국은 펀드가 설정되고 1년이 지난 후 설정액이 50억원을 밑도는 상태가 1개월 이상 지속되면 '소규모 펀드'로 분류한다. 이 경우 자산운용사는 소규모 펀드를 해소할 방안에 대해 2개월 이내 공시해야 한다. 추가 자금을 끌어모으거나 다른 공모펀드와 합병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임의해지가 강행된다.
2016년 소규모 펀드로 분류됐을 당시 신영자산운용은 선취수수료 및 판매, 운용, 수탁 보수를 낮추며 투자 비용을 대폭 줄였다. 환매 수수료도 삭제하는 등 비용을 낮춰 투자자들을 끌어모으고, 펀드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조치에 나섰다. 당시 이상진 대표가 책임감을 높이는 차원에서 일부 자금 투자까지 고려하는 등 장수 상품의 명맥을 이어가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지만 소규모 펀드 상태가 지속되면서 고민이 깊었던 것으로 보인다.
신영자산운용 관계자는 "그동안 펀드 활성화를 위해 마케팅을 강화하는 등 노력을 했지만 시장이 침체되면서 자금이 유출되는 상황이 맞물려 쉽지 않았다"며 "운용 효율성뿐 아니라 잔여 투자자를 위해서라도 청산하는게 맞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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