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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코그룹 길 잃은 크로스보더 딜]암초 만난 바이오 확장, 2세 경영수업 계획도 차질④SI 투자 '트리니티 바이오테크' 갈등, 장남 전지용 부사장 美 SPC 임원 등재 눈길

신상윤 기자공개 2023-03-30 08:14:14

[편집자주]

미코그룹이 야심차게 진행했던 미국 나스닥 상장 진단기업 '트리니티 바이오테크(Trinity Biotech)' 인수가 좌초 위기에 놓였다. 600억원이 넘는 자금이 투입됐지만 경영 일선에선 배제됐고 보유한 주식과 CB는 애물단지가 됐다. 진단부문 바이오 사업 협력도 녹록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더벨은 미국 내 전자공시시스템 EDGAR를 통해 미코그룹의 첫 크로스보더 M&A의 현 상황을 분석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28일 11: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견기업 '미코그룹'의 바이오 사업 글로벌 확장 전략이 암초를 만났다. 전략적 투자(SI)에 나섰던 '트리니티 바이오테크(Trinity Biotech)'와는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했던 '미코바이오메드'도 실적 부진과 제조 중단 등 악재가 겹쳤다. 트리니티 바이오테크 지분 인수와 맞물려 전선규 회장이 계획했던 장남 경영수업도 차질을 빚게 됐다.

28일 미국 전자공시시스템 'EDGAR'에 따르면 나스닥 상장사 트리니티 바이오테크는 'MiCo IVD Holdings(미코IVD홀딩스)'가 일반 주주들과 상이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주주로 주의를 요구했다. 보통주 기준 29.4%를 가진 미코IVD홀딩스가 현 경영진 교체를 위한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한 점 등을 배경으로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미코IVD홀딩스가 제출한 보고서에선 모회사 미코의 한국 회계기준 반영을 위한 트리니티 바이오테크 재무 정보(financial information)를 요청했으나 받을 수 없었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양측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코스닥 상장사 미코가 정기 주주총회 일주일 전까지 외부 감사인의 전년도 감사보고서를 제출해야 하는 기한을 넘기게 된 배경으로도 풀이된다. 미코그룹은 미국에 특수목적법인(SPC) 미코IVD홀딩스를 설립해 트리니티 바이오테크에 4500만달러(원화 600억원)를 투자했다.

이 투자로 전선규 회장이 트리니티 바이오테크 이사회 의장에 선임됐지만 경영 전략에 이견을 보이며 5개월 만에 경영 일선에선 물러난 상황이다. 이런 상황은 트리니티 바이오테크 투자와 맞물려 본격화하려던 오너 2세 경영수업 차질로 이어질 전망이다.

미코IVD홀딩스에는 전 회장의 장남(Ji Yong Jeon)이 부사장(Vice President)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미코그룹 2세 전지용 부사장은 그동안 사업형 지주사 미코를 비롯해 코미코, 미코바이오메드 등 그룹 내 주요 상장사에선 이름을 올린 적이 없었다.

전 부사장의 미코IVD홀딩스 임원 선임 배경에 눈길이 가는 이유다. 미코IVD홀딩스는 전 회장 부자(父子)와 이석윤 미코 대표가 주요 임원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문제는 트리니티 바이오테크와 갈등 상황에서 미코IVD홀딩스를 통해 본격적으로 경영수업을 하려던 전 회장의 계획에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게 됐다는 것이다.

▲미코그룹이 미국에 설립한 MiCo IVD Holdings에는 전선규 회장과 이석윤 미코 대표 외에도 전 회장의 장남 전지용 부사장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출처:EDGAR

미코그룹 오너 2세인 전 부사장에 대해선 미국 시민권을 가지고 있다는 것 외에는 알려진 부분이 없다. 실제로 미코그룹 주요 상장사 내 지분 공시에서도 그의 이름은 드러나지 않는다. 국내에서도 오너 2세가 경영수업을 받는다는 소식은 알려진 적이 없다.

이와 관련 미코그룹은 전 회장 부부와 임원 등 특수관계인이 19.93% 지분율을 가진 사업형 지주사 '미코'를 거점으로 코미코, 미코바이오메드, 미코세라믹스, 미코파워 등 계열사로 구성돼 있다.

반도체 장비 세정 및 코팅 사업을 영위하는 코미코 등이 안정적인 성장 궤도를 이어가는 가운데 진단부문 바이오 사업은 차기 성장 동력으로 꼽혔다. 그러나 글로벌 확장 전략에 제동이 걸리면서 가시밭길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미코그룹 계통도. /출처:전자공시시스템

국내 상황도 녹록진 않다. 코로나19 진단키트 등으로 주목받았던 자회사 미코바이오메드는 엔데믹과 맞물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161억원, 영업손실 259억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전년대비 매출액은 46.8% 줄었고, 영업손실 규모는 137.7 늘었다. 같은 기간 순손실 규모도 267.7% 급증한 389억원으로 집계됐다.

실적 부진 속 미코바이오메드는 15년 가까이 경영을 도맡았던 김성울 대표를 대신해 이성규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오는 30일 정기 주주총회에선 전 회장이 직접 사내이사로 참여해 경영 쇄신을 노리겠다는 계획이다. 그의 복귀는 2021년 3월 사임 후 2년 만이다.

이달 초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체외 진단 의료기기 제조 정지란 악재도 만났다. 지난 27일 일부 행정처분은 종료됐지만 '고위험성 감염체 면역 검사 시약' 품목은 다음달 27일까지 여전히 제조가 불가능하다.

최근 몇년 간 미코바이오메드 성장을 견인했던 진단부문 사업도 코로나19의 감염병 등급 하향 조정 등이 논의되고 있다. 이에 트리니티 바이오테크를 통해 글로벌 확장을 기대했던 미코그룹의 대응 전략에 이목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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