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넥스, '치솟는 부채비율' 자산재평가로 급한불 껐다 2019년부터 줄곧 적자, 부채비율 2021년 100%에서 올 3분기 236%로 증가
변세영 기자공개 2023-12-04 07:56:31
이 기사는 2023년 11월 30일 14시1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피 상장사 중견 가구업체 에넥스가 자산재평가 카드를 꺼내 들며 재무건전성 관리에 나섰다. 최근 몇 년간 적자를 지속하면서 차입금이 늘어났고, 덩달아 부채비율이 높아지는 악순환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자산재평가시 재평가 차액은 자본총계를 증가시켜 부채비율을 개선하는 효과를 낳는다.최근 에넥스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토지 자산 재평가 계획을 공시했다. 자산재평가 대상은 △충청북도 영동군 황간면 공장용지,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50개호 부수토지,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 토지, △경기도 안성시 죽산면 3필지 등으로 장부가액은 총 410억원 수준이다. 아직 평가작업이 이뤄진 게 아니라 정확한 차액을 알 수 없지만 최소 수백억원대 차액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재평가 기준일은 올해 12월 31일이다.
1971년 서일공업사로 출범한 에넥스는 주된 매출 통로가 건설사 등에 싱크대나 캐비넷 등을 납품하는 비즈니스다. 2010년대 후반부터 아파트 등 주택경기가 꺾이면서 에넥스도 타격을 입게 된 것으로 해석된다. 2023년 3분기 기준 B2B 매출 비중은 90.5%에 달한다.
매출액 추이를 살펴보면 2018년 4456억원, 2019년 3636억원, 2020년 2336억원, 2021년에는 2017억원까지 떨어졌다. 지난해에는 2059억원, 올해 3분기 누적은 1661억원으로 소폭 반등했지만 여전히 2018년에 비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같은 기간 수익성을 따져보면 2018년 영업이익 9억원을 기록한 이후 이듬해부터 연이어 적자를 보고 있다. 공교롭게 에넥스 창업주인 박유재 명예회장의 장남인 박진구 회장이 에넥스 회장으로 취임한 시점(2019년)부터 적자가 이어졌다. 2019년 영업손실 28억원에서 지난해에는 235억원까지 적자 폭이 늘어났다.
영업으로 현금을 벌어들이지 못하면서 차입금 규모가 매년 늘어가고 있다. 에넥스의 총차입금 규모는 2021년 말 136억원, 지난해 248억원, 올해 9월 기준 308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는 장기차입금이 불어난 영향이다. 2021년 44억원에 그쳤던 장기차입금이 올 3분기 기준 229억원에 달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재무건전성에도 악화되고 있다. 부채비율은 2021년 100%에서 2022년 188%, 올 3분기 기준 236%까지 증가한 상태다.
이때 자산재평가는 하나의 조커가 될 수 있다. 자산 재평가를 단행하면 재평가 차액이 발생한다. 토지의 경우 구매했을 시점과 현재가의 차이다. 재평가 차액이 발생하면 자본총계가 증가하는 효과가 있다. 자본총계를 구성하는 요소에는 자본금과 주식발행초과금을 포함한 자본잉여금, 이익잉여금 등의 항목이 있다.
재평가 차액은 기타포괄손익누계액에 합산돼 자본총계를 증가시킨다. 결과적으로 자본총계가 늘면서 부채비율이 낮아진다. 토지는 재평가 이후에도 감가상각을 거칠 필요가 없어 순이익에 영향을 미치지도 않는다. 기업들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자산재평가를 단행하는 배경이다. 올 3분기 기준 에넥스는 적자 누적으로 결손금이 마이너스(-) 224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자본총계는 지난해 말(443억원) 대비 17% 작아진 367억원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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