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업계 생존리포트]박진규 에넥스 회장, 경영능력 시험대 '프리미엄·펫가구' 돌파구 찾는다'B2B 의존' 수익성 악화, 가구 시리즈 '펫토리' 출시 이어 체험형 오프라인 매장 열어
이윤정 기자공개 2023-05-04 08:3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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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수년간 '코로나19' 특수를 누렸던 가구업계가 리오프닝 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팬데믹 기간 인테리어와 가구 교체가 집중되면서 최근 수요가 줄어든 데가 원자재가격과 물류비 인상까지 더해졌기 때문이다. 가구업계 전반이 매출 부진과 수익성 악화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각사별 상황을 진단하고 활로를 찾아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02일 15: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넥스 창업주인 박유재 명예회장의 장남인 박진규 회장이 수장으로 취임한지 5년차가 됐다. 금융위기 이후 지속된 적자행진을 끊으며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지만 공교롭게 취임 첫해인 2019년부터 영업손실을 이어지고 있다.올해 박 회장은 수익 개선을 통한 흑자전환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주력인 주방사업을 비롯한 핵심 제품을 고급화하고 고객들이 에넥스 제품을 폭 넓게 경험할 수 있도록 체험형 오프라인 매장을 확대한다. 또 야심차게 꺼내든 사업이 반려동물 관련 가구다. 올해 신제품을 출시를 계기로 라인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 2019년 박진규 회장 취임…실적 악화로 오너 2세 경영 입지 흔들
2019년 에넥스는 오너 2세 경영을 본격화 했다. 창업주 박 명예회장이 공동대표이와 등기임원에서 물러나고 장남 박 회장이 취임했다. 박 회장 취임과 함께 에넥스의 실적은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2021년에 창립 51주년을 맞아 오너일가는 직원들의 사기진작과 분위기 쇄신을 위해 특수관계자 외 임직원 183명에게 주식 일부를 무상으로 증여하기도 했다.
박 회장은 매년 수익성 개선과 흑자전환을 모색하고 있지만 2022년에도 에넥스의 영업이익은 적자를 기록했다.
에넥스는 2022년 연결기준 매출액이 2059억5633만원으로 전년대비 2.1%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마이너스(-)235억3354만원으로 손실을 기록했다. 전년에 비해 손실이 90.8% 불어났다.
당기순이익도 마이너스(-) 234억7139만원을 기록하며 적자를 기록했다. 에넥스는 부동산 경기 침체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비용 증가로 인해 실적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에넥스의 실적 악화는 B2B사업에 편중된 사업 구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대형건설사를 대상으로 신규 아파트 분양시 공급되는 주방가구와 수납가구를 대규모로 공급하는 B2B 사업이 매출의 큰 비중을 차지한다. 2022년 매출 비중에서 B2B 사업이 84.1%를 차지하고 있다. 이밖에 B2C 사업이 13.7%, 기타가 2.2% 비중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국내 부동산 경기침체까지 맞물리면서 B2B 중심 사업이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었다.
가구업계 관계자는 "B2B 위주의 에넥스 사업 구조는 건설경기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며 "국내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면서 자연스럽게 가구 수요도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 B2B → B2C 사업 비중 균형 맞추기…신사업 '반려동물 가구'로 돌파구
박회장은 수익 개선과 흑자전환을 강조하면서 사업 전략에 변화를 꾀하고 있다. B2C 사업을 강화하는 한편 일반 고객들에게 인지도 높이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에넥스는 B2C사업 중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데 주방가구를 강화했다. 프리미엄 키친 라인인 키친마스터(KITCHEN MASTER) EK9부터 키친스탠다드(KITCHEN STANDARD) EK5, EKI 제품군을 대거 강화했다. 또 '링크 드레스룸'을 통해 드레스룸 라인도 확대했다.
제품 강화와 함께 에넥스가 선보인 것이 체험형 오프라인 매장이다. 올해 초 에넥스는 서울시 강남구 논현가구거리에 ‘THE ENEX 강남’을 오픈했다. 지하 1층에서 지상 5층 규모로 만들어진 ‘THE ENEX 강남’ 매장은 K9 키친마스터, EK7 키친팔레트 등 주방 가구를 비롯해 수납가구, 인테리어가구 등 온·오프라인의 모든 제품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4층에는 주방, 침실 등 주거 공간을 30평형대 모델하우스형 특별 쇼룸으로 재현하기도 했다. 에넥스는 이 같은 체험형 매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기존 라인업 강화와 함께 에넥스가 신규 사업으로 선택한 것이 반려동물 관련 가구사업이다.
에넥스는 이달 펫 가구 시리즈 '펫토리'를 출시했다. 펫토리 시리즈3종은 원목침대, 프리미엄 식탁의자, 식탁의자 옷장카트로 구성됐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늘면서 펫사업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새로운 성장 발판으로 펫시장을 낙점한 것이다.
에넥스 관계자는 "펫토리 시리즈는 반려동물을 또 하나의 가족처럼 여기고 서로 교감하며 생활하는 소비자를 위해 기획했다"면서 "앞으로도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해 다양한 펫 가구 시리즈 라인업을 지속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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