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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개발, '대관식 못한' 오너 2세 장호익 부회장 ②부친 장복만 회장 영향력 건재, 최대주주 지배력만 확보…형제 중 유일한 이사회 구성원

신상윤 기자공개 2024-03-26 08:05:59

[편집자주]

건설산업은 건축과 토목 뿐만 아니라 설비 및 전기, 인테리어 그리고 유지관리 등을 아우른다. 넓은 범위 만큼 종사하는 기업도 9만개에 달한다. 조단위 매출을 창출하는 대형 건설사 외에 중견·중소기업들도 각자 역량을 발휘하며 건설산업을 떠받치고 있다. 특히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본으로 몸집을 키우고 있는 곳들도 많다. 다만 활발하지 않은 IR 활동으로 주주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더벨은 건설산업을 기반으로 상장한 중견·중소기업들의 개별 이슈를 짚어보고 재무와 지배구조 등을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2일 10: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원개발이 최근 회계상 오류로 2년 전 재무제표를 전면 수정했지만 건설 본연의 사업을 탄탄하게 구축해 나가고 있다. 부산·울산·경남 지역을 넘어 전국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면서 시공능력평가순위도 31위에 이름을 올릴 만큼 대형 건설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동원개발을 창업한 장복만 회장은 50년 가까운 세월을 견디며 건설업을 기반으로 금융과 유통, 레저 등을 아우르는 기업집단을 만들었다. 승계 작업도 마무리를 지어 장남 장호익 부회장을 동원개발 최대주주로 올려놨다. 하지만 부친의 영향력이 건재한 탓에 장 부회장 존재감은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작년 최대 매출액 기록, 현금흐름 마이너스(-) 옥에 티

동원개발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7366억원, 영업이익 3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26.7% 증가했다. 1975년 9월 설립된 이래 최대 규모 매출액을 달성했다. 대구 앞산비스타동원과 시흥장현 동원로얄듀크2차 등 주택 분양사업과 도급공사 수익 등이 반영된 결과다.

외형 성장을 이뤄냈지만 바뀐 외부 감사인이 회계 오류를 지적한 부분은 뼈아팠다. 2021~2022년 총공사예정원가 추정에 오류가 있었다는 내용이 골자다. 이에 2022년도 순이익은 기존보다 152억원이 줄어든 669억원으로 변경됐다. 그해 내부회계관리제도 감사 결과도 '적정'에서 '비적정'으로 바뀌기도 했다.

현금흐름도 아쉬운 부분이다. 전년 대비 매출채권 증가로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마이너스(-) 756억원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1200억원 상당의 장기 차입금 상환이 맞물리면서 지난해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1187억원으로 집계됐다. 연초만 해도 2075억원 이상을 현금성자산으로 들고 있었는데 1년 사이 900억원 가까운 현금 유출이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현금흐름을 마이너스(-)로 돌아서게 한 요인 중 하나는 특수관계 법인들과 빈번한 대여 거래다. 동원개발은 지난해 남양개발에 1682억원을 빌려줬다. 1058억원을 돌려받았지만 남양개발을 비롯해 10개 특수관계 법인들과 2000억원이 넘는 대여 거래가 여전히 남아있다. 부동산 개발 등을 영위하는 특수관계 법인들이 동원개발의 유동성을 활용하는 모양새다.

동원개발은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부동산 PF 리스크에서도 한발짝 떨어져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동원개발 PF 우발채무 규모는 7800억원이다. 이 가운데 브릿지론 단계의 우발채무는 2253억원 수준이다. 전년도 브릿지론 규모가 7100억원을 넘었으나 지난해 상당 부분 본PF로 전환되면서 우발부채 우려를 잠재웠단 평가도 나온다.

◇장복만 회장 대표이사 체제 지속…장자승계 구도 구축

동원개발은 올해도 주택 사업 등을 기반으로 외형을 확장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부산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최근 서울 신길동 역세권 청년주택 사업 도급계약을 비롯해 수도권 일대로도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시공능력평가순위는 2021년도 26위까지 올랐으나 최근 30위권에서 대형 건설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부동산 개발을 위한 투자도 활발한 편이다. 지난해 말 용지로 인식하고 있는 장부가액은 6000억원을 넘어섰다. 전년 말 5240억원 수준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15%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앞으로도 사업성 있는 부지를 중심으로 토지 매입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동원개발의 경영전략은 창업주 장복만 회장의 철학과 궤를 같이한다. 장 회장은 '바르게 사고하고 신용을 축적하라. 그리고 최고가 되라'는 사훈을 기반으로 창업 이래 무적자·무연체·무지연 등 3무(無) 경영을 펼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건설업뿐 아니라 동원제일저축은행 같은 금융사와 동원통영수산 등 수산업으로 사업 범위도 넓혔다.


동원개발의 승계 구도는 꽤 명확한 편이다. 장 회장은 슬하에 아들 3명을 뒀다. 차기 후계자로 꼽히는 장남 장호익 부회장은 이미 2000년대 초반 부친의 지분을 넘어선 최대주주 자리를 꿰찼다. 현재 1486만여주(16.37%)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장 부회장이 지배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동원주택'도 동원개발 지분율 32.51%를 가지고 있는 만큼 동원개발의 지분 절반을 확보한 상황이다. 또 차남과 삼남이 보유한 지분을 모두 합치더라도 장 부회장 보유 지분율을 넘지 못하는 수준이다.

동원개발 이사회에도 장 부회장만 참여하고 있다. 그는 1996년 3월 동원개발에 입사해 현재 전문경영인 이성휘 사장 등과 함께 이사회를 구성하는 주요 임원이다. 다만 부친인 장 회장의 영향력이 건재하기 때문에 아직 대표이자 자리까진 앉지 못했다. 장 회장이 창업 이래 대표이사 자리를 지켜오고 있는 가운데 2022년 이 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하면서 각자 대표이사 체제를 꾸렸다.

동원개발 관계자는 "사업성 뛰어난 입지를 중심으로 사업을 펼치고 있어 PF 우발채무 우려 등은 없다"며 "장호익 부회장도 경영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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