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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 프로그램 리뷰]백산, 2년째 지배구조 '매우 취약'…CEO는 셀프 보수④ESG등급 D 그쳐…2세 김한준 대표, 보수위원장 활동

김소라 기자공개 2024-05-31 08:15:50

[편집자주]

금융당국은 2024년 1월 상장사 주주가치 제고 독려 및 정책적 지원을 위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을 발표했다. 미국, 일본 등 글로벌 증시 대비 유독 낮은 한국 주식 시장의 밸류에이션을 개선하겠다는 목적이다. 이와 맞물려 많은 상장사들은 대규모 주주 환원책을 내놓는 등 정부 정책에 부응하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을 보이는 종목들의 주가도 눈에 띄게 상승했다. 더벨은 주요 상장사들의 밸류업프로그램에 대해 리뷰해보고 단발성 이벤트에 그칠지, 지속적인 밸류업이 가능할지 점검해 본다. 이 과정에서 코리아디스카운트의 원인이 되는 거버넌스에 미칠 영향과 개선방안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4일 10:08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합성피혁 제조사 '백산'이 지속가능한 경영 측면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배구조 부문에서 낙제점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경영 의사결정 과정에서의 객관성 확보, 내부 통제 등과 관련해 회의적 시선이 따른다. 중장기적으로 밸류업을 위해선 지배구조 차원의 개선이 필수로 꼽히는 만큼 해당 부문에 대한 보완 노력이 요구된다.

백산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급이 2년째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구체적으로 이는 한국ESG기준원(KCGS)에서 매기는 등급이다. KCGS는 전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및 코스닥 일부 법인을 대상으로 ESG 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자체 모범 규준을 바탕으로 해당 평가를 진행하고 있는데 여기엔 금융위원회, 한국거래소 등 정부 기관의 의견이 반영된다는 점에서 공신력을 지닌다.

◇지배구조 충족 사항 '미미'…"당장 대응 여력 부족"

백산은 특히 지배구조 면에서 가장 미흡한 평가를 받았다. 지난 몇 년간 지배구조(G) 평가가 D 등급을 기록했다. 이는 KCGS의 ESG 등급 체계(S, A+, A, B+, B, C, D) 중 최하위 점수다. 지배구조가 매우 취약한 상태로 체제 개선을 위한 상당한 노력이 필요한 단계를 뜻한다. 이를 고려한 백산의 종합 ESG 점수는 D로 나타났다. 환경(E), 사회(S) 부문에서 C 등급을 기록했으나 최종 점수는 가장 낮은 수준에 그쳤다.


KCGS 관계자는 "기본 ESG 평가는 충족한 부분에 대해 득점하는 식으로 점수가 매겨지는데 일례로 횡령이나 배임 같은 특별한 중재 사안이 없음에도 등급이 낮다면 경영체제가 모범 규준 대비 잘 갖춰지지 않았다고 평가할 수 있다"며 "일반적으로 등급을 공개하기 전 해당 기업을 대상으로 소명 기회를 주는데 굳이 이 과정에 참여하지 않는 곳들도 많다"고 설명했다.

백산 역시 지난해 별도 소명 기회를 갖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내부적으로 ESG 평가 결과와 관련한 내용을 인지하지 못하는 상태였다. 당장 해당 이슈에 대응할 여력이 부족하다는 것이 백산 측 입장이다. 백산 관계자는 "향후 반드시 필요하다면 개선 노력을 기울여 나가야겠지만 아직까지는 규모 등 면에서 준수 의무는 없는 것으로 안다"며 "다만 현재 외국인 주주가 어느 정도 있고 때때로 ESG 기준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 보니 개선 필요성은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백산은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한 의무는 없는 단계다. 상장사를 대상으로 지배구조 핵심 지표 충족 여부 등을 공개토록 한 지배구조보고서 공시의무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올해 기준 해당 보고서 공시의무 대상은 연결 자산총액 5000억원 이상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다. 백산은 올 1분기 말 연결 자산총액이 4000억원에 조금 못 미치는 상황이다. 다만 오는 2026년부터 공 의무 대상이 전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로 확대 적용되는 만큼 대응 준비는 필요하다. 주주권익 제고, 이사회 책임성 강화, 감사 독립성 확보 등 다각도 개선 노력이 요구된다.

◇보수위원회 전원 사내이사, 견제 시스템 부재

지배구조보고서 핵심 지표를 단순 대입할 경우 현재 백산 준수율은 상당히 미흡한 상태다. 이사회 및 주주평가 항목 등에서 다수 미충족하고 있다. 일례로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CEO) 분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현재 백산 창업주 2세인 김한준 대표가 의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배당 지급에 관한 사전통지 시스템도 갖춰져 있지 않다. 금융당국은 주주 의사결정 제고 차원에서 상장사를 대상으로 연 1회 이상 배당 계획을 통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내부통제 측면의 이슈도 안고 있다. 경영진의 '셀프 보수'와 관련한 부분이다. KCGS는 경영진에 대한 평가·보상 체계를 결정, 관리하는 이사회 내 보수위원회에 대해 사외이사로만 구성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다. 보수 결정 작업의 경우 이해상충 가능성이 높다 보니 온전히 사외이사에 의한 독립적인 감시·감독이 필요하다는 차원에서다.

반면 백산은 올해 기준 전원 사내이사로 구성된 보수위원회를 운영 중이다. 당국 권고 사항과 정반대다. 위원장은 김한준 대표이사가 맡고 있다. 사실상 경영진이 스스로에 대한 보수를 책정해 지급하는 그림이다.

이런 가운데 김 대표는 넉넉히 보수를 수령하고 있다. 당국은 현재 5억원 이상 보수 지급 대상자에 대해 공시할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공개된 지난해 김한준 대표 총 보수 수령액은 7억3700만원이다. 7억원을 급여로 받고 나머지 금액은 성과급 명목으로 수령했다. 매출액이 일시적으로 위축됐던 2020~2021년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도 김한준 대표 급여액은 동일하게 유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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