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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 프로그램 리뷰]백산, 자본시장 대신 금융기관만 활용하는 이유③설립 후 40년간 채권 발행·증자 없어, 현금 창출력 발판 상환 지속

김소라 기자공개 2024-05-30 08:11:20

[편집자주]

금융당국은 2024년 1월 상장사 주주가치 제고 독려 및 정책적 지원을 위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을 발표했다. 미국, 일본 등 글로벌 증시 대비 유독 낮은 한국 주식 시장의 밸류에이션을 개선하겠다는 목적이다. 이와 맞물려 많은 상장사들은 대규모 주주 환원책을 내놓는 등 정부 정책에 부응하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을 보이는 종목들의 주가도 눈에 띄게 상승했다. 더벨은 주요 상장사들의 밸류업프로그램에 대해 리뷰해보고 단발성 이벤트에 그칠지, 지속적인 밸류업이 가능할지 점검해 본다. 이 과정에서 코리아디스카운트의 원인이 되는 거버넌스에 미칠 영향과 개선방안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3일 15:25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합성피혁 제조사 백산은 안정적인 현금 창출력을 보이고 있다. 영업을 통한 꾸준한 현금 창출을 통해 건전한 재무 구조를 유지하는 모습이다. 벌어들인 현금을 상환 재원으로 활용하며 부채 관리에도 주력하고 있다. 자본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대신 금융기관만 활용하며 보수적인 자금 관리 정책을 선보이고 있다.

레버리지 측면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 역할도 한정적인 편이다. 상장사 CFO의 경우 상시적인 현금 유동성 관리가 핵심 과제로 꼽히는데 평소 영업 현금 면에서의 순환이 원활히 이뤄지는 편이다 보니 부채 대응 등에 역량을 집중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다. 대규모 조달을 위해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기업설명(IR) 활동을 전개하는 등의 부담도 덜하다. 현재 백산 CFO 역할은 조윤영 전무가 맡고 있다.

백산은 금융 기관을 활용한 조달 전략을 장기간 펼쳐왔다. 전체적으로 채무 비중을 낮게 유지하고 있는데 이를 대부분 은행 차입으로 채우는 그림이다. 다소 보수적인 재무 전략을 견지 중이다. 즉 레버리지 비중이 낮은 편이다. 이는 재무 안정성 측면에서 낙관적으로 평가되지만 성장을 위한 지렛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선 다소 불리하게도 해석된다.


백산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매출 대비 이익이 많이 나는 편이고 현재는 당장 차입을 추가로 늘릴 만한 유인이 적다 보니 부채 비중이 낮게 유지되는 상황이다"며 "영업에서 창출한 현금을 보통 차입금을 갚는데 사용하며 계속해서 부채 규모도 줄여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산 차입 비중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지난해 말 연결 기준 백산의 순자산 대비 순차입금 비율은 5%에 그쳤다. 2019년 해당 수치는 60%대에 육박했지만 5년 만에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는 백산의 채무 상환 능력이 안정권에 접어 들었음을 뜻한다. 보유 현금을 다 쓰고도 갚지 못하는 순차입금이 자기자본과 비교할 때 일부분에 그친다. 매년 꾸준히 부채 규모를 축소시키고자 하는 노력을 기울여온 셈이다.

이는 자체적으로 현금 창출력을 유지하는 덕이다. 백산 연결 잉여현금흐름(FCF)은 현재 연 300억원 수준을 회복했다. 앞서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현금 창출력이 단기간 위축되기도 했지만 다시 상승 국면에 접어든 모습이다. 여윳돈을 확보한 만큼 경영 전반에 다양한 활용 가능성을 검토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재무적으로 부채 관리 외에도 새로운 성장 계기를 마련하기 위한 투자 등이다. 2022년 인도네시아 현지 공장 신설을 위한 유형자산 취득에 120억원대의 현금을 지출한 것이 대표적이다.


현재 영업에서의 현금 흐름 관리가 원활히 이뤄지고 있다. 앞서 2018년을 제외하고 지난 10년간 백산 영업 활동 현금 흐름은 계속해서 플러스(+) 수치를 유지해 왔다. 전체적으로 규모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다만 2018년 당시엔 전년대비 매출액이 평년 대비 급격히 뛰어오르면서 운전자본 관리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보인다. 매출은 늘었지만 마찬가지로 운전자본도 빠르게 증가하면서 현금 흐름이 둔화된 그림이다. 실제 이 때 백산 현금흐름표 상 매출채권 및 재고자산 항목이 마이너스(-) 전환된 것으로 나타난다.

매년 현금 창출력이 뒷받침되는 까닭에 부채 관리 면에서의 부담도 덜한 편이다. 재무적 역량을 조달 및 상환 활동에 집중시키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은행 차입분은 평소 대부분 차환 형태로 대응 중이다. 단기적으로 상환이 필요한 채권 등도 없다. 이와 관련해 백산 관계자는 "법인 설립 후 회사채 발행이나 증자 등을 통한 자금 조달은 단 한 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백산은 현재 조윤영 전무가 CFO로 재직 중이다. 지난 2016년 합류, 내부회계관리 담당자를 거쳐 재무회계부문장에 올랐다. 미등기임원으로 이사회에는 참여하지 않고 있다. 표면적으로 그의 역할은 커버리지 영역에 머물러 있다. 별도 IR 활동 역시 진행하지 않고 있다. 분기, 결산 시기 사업 성과나 과제 등을 시장과 공유하는 노력이 부재하다. 중장기적으로 밸류(기업가치) 증진 차원에서 봤을 때 대외적 소통 강화의 필요성은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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