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HD현대오일뱅크를 움직이는 사람들]'트레이딩 선수' 이승수 부사장, 유가 리스크 관리 '최전선'②원유 트레이팅팀 육성 앞장...'입찰 경쟁' 능력 인정

박완준 기자공개 2024-06-18 16:51:03

[편집자주]

'탈(脫) 정유'. 대부분의 정유사들이 외치는 구호다. 원유를 수입해 휘발유·경유·중유 등을 만들어 파는 정유업은 국제 유가 등 외부 변수에 취약해 실적 부침이 심한 탓이다. HD현대오일뱅크의 고민도 여기서 시작된다. 2030년까지 정유업 매출 비중을 45%까지 줄이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지만, HD현대오일뱅크의 지난해 정유업 매출 비중은 90%를 넘어선 상황이다. 최근 수년간 신규 설비투자에 따른 재무부담에 여전히 발목도 잡혀 있는 모습이다. 올해 사업 전면에 배치된 전문가들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더벨은 HD현대오일뱅크의 성장을 주도할 리더들의 면면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12일 15: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D현대오일뱅크의 원유 트레이딩은 이승수 글로벌사업본부장 부사장이 총괄한다. 원유 트레이딩은 정유사의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원유는 공급과 수요, 지정학적 사건, 경제 상황 등의 요인에 의해 가격이 민감하게 반응해 값싼 유가를 수입해야 수익성이 커진다.

원유 시장은 증시처럼 상·하한가 제한이 없고 트레이딩팀에 주어진 지출 한도도 무제한이기 때문에 가격 조건과 물량만 맞으면 무한정 들여올 수도 있다. 하지만 한순간의 판단착오는 기업에 큰 손실을 초래할 수 있어 이들의 생활은 긴장의 연속이다. 조금이라도 싼값에 질 좋은 원유를 구매하기 위해 마지막까지 치열한 가격 싸움을 펼친 뒤 '구매결정'을 내린다.

◇원유 트레이딩만 24년…리스크 관리 '최전선' 배치

글로벌 원유 시장과 국내의 시차에 대표적인 야근직으로 꼽히는 트레이딩팀의 역량을 크게 성장시킨 인물. 이 부사장이 HD현대오일뱅크에서 구축한 이미지다. 특히 매 순간 입찰 경쟁이 이뤄지는 원유 트레이딩 시장에서 최종 가격을 결정하는 직책을 맡아 기획·전략과 숫자에 능한 인물로 유명하다.
이 부사장은 1968년생으로 연세대 경제학과, 헬싱키 알토대학교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그는 1995년 현대오일뱅크에 입사하며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 부사장은 입사 후 HD현대오일뱅크 외 다른 계열사로 배치되지 않은 인물이다. 트레이딩팀 육성에 앞장서며 경쟁력을 키운 성과를 인정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 부사장은 2004~2007년 빠른 속도로 진행된 현대오일뱅크의 성장을 이끈 인물 중 한 명이다. 중국의 급속한 산업 성장에 유가가 폭발적으로 상승하며 싼값의 원유를 수입하는 데 어려움을 겪던 시기였다. 하지만 이 부사장은 성공적인 원유 트레이딩을 이끌며 현대오일뱅크의 영업이익을 기존 1000억원대에서 4000억원대로 끌어올렸다.

이같은 성과를 인정받은 이 부사장은 2010년 싱가폴 트레이딩 전문 자회사인 HDO싱가폴 법인장으로 승진했다. 내수 시장의 성장 둔화를 대비하기 위해 신설된 곳으로, 현지의 현물시장 대응력을 키워 글로벌 수출 시장에 대한 장기 전략을 수립하는 업무를 맡았다.

현대오일뱅크는 이 부사장이 구축한 전략을 바탕으로 2011년 중국 상하이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도 지사를 개설했다. 기존 싱가포르에 한 곳뿐이던 해외지사를 총 3개로 늘리는 등 해외시장 공략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이다.

이 부사장은 2013년 국내 원유 트레이딩팀 팀장으로 복귀했다. 이후 2016년 글로벌사업본부트레이딩부문 부문장 상무이사로 올라서며 첫 임원 배지를 달았다. 2019년 전무이사, 2022년 부사장으로 승진하는 등 탄탄대로를 걷고 있다.

◇리스크관리 위원회 멤버…'수입 다각화·재고 관리' 논의

HD현대오일뱅크는 2001년부터 CEO를 위원장으로 하는 리스크관리 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경제위기 등 급격한 시장 환경 변화로 주요 리스크의 변동성이 확대돼 손실이 발생할 우려가 있을 경우 수시로 개최한다. 외환, 유가, 정제마진 등 다양한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한 큰 전략을 수립한다. 관련 임원과 팀장이 주요 멤버다.

리스크관리 위원회는 이슈가 있을 때 열리는 비정기 조직이다. 이 부사장은 리스크관리 위원회의 유가 리스크관리 위원으로 참석하고 있다. 위원회에서 결정된 전략을 토대로 헷지(위험회피) 거래를 시행함으로써 지정학적 요인 등 노출된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올해는 중동 산유국의 지정학적 불안요인이 존재함에 따라 중동에 편향된 원유 수입을 다각화 하기 위한 전략을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동에 편향된 원유 수입을 다각화 하기 위해 멕시코 등 다양한 국가의 원유 수입 비중을 늘릴 계획이다.
이 부사장은 원유 재고량 관리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최근 치솟은 유가의 가격 하락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유가 급락 시 재고 관리가 회사 실적을 좌우한다고 할 정도로 손익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다. 국내 정유사는 원유를 중심으로 한 원재료비가 제조원가의 90% 내외를 차지한다.

HD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부터 재고가 쌓이며 재고자산회전율이 크게 낮아졌다. 재고자산회전율이 낮으면 회사가 재고 관리에 미흡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정유 재고량은 2021년 2조5630억원에서 올 1분기 3조2648억원으로 늘어났다. 재고자산회전율은 같은 기간 10.21회에서 7.71회로 줄어들었다.

업계 관계자는 "원유 가격 등락이 거듭되는 구조 특성상 구입 시점과 판매 시점의 가격 차이 및 기말 재고 자산 평가에 따른 실적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며 "비싼 값에 원유를 들여왔는데 시세가 돌연 하락하면 재고 관련 손실이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