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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 적자기업 DB메탈 합병…시너지냐 리스크냐 합금철·건설사업 동반 부진 가능성…하이텍 지원 축소 가능성도

김경태 기자공개 2023-08-23 10:26:43

이 기사는 2023년 08월 18일 14: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DB그룹이 실질적 지주사 ㈜DB Inc(DB아이엔씨)와 DB메탈의 합병을 전격적으로 공표했다. DB그룹에서는 합병으로 ㈜DB가 5개 사업부문을 갖춘 복합기업으로 출범하고 향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DB메탈이 최근 수백억 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상황에서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갖는 시선이 나온다. 오히려 DB메탈과의 합병으로 동반 부실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다. DB메탈의 주력사업인 합금철 부문뿐 아니라 건설사업도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합병법인이 부진하면 DB하이텍이 모회사의 지원을 받기 어렵다는 점에서 신용평가에 악재가 될 가능성도 지적된다.

◇시너지 내세웠지만…DB메탈, 상반기 영업손실 '251억'

㈜DB와 DB메탈은 이달 16일 합병계약을 체결했다. ㈜DB가 DB메탈을 '1대0.3225971' 비율로 흡수합병하는 방식이다. ㈜DB는 오는 12월 27일 주주총회를 열고 합병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합병기일은 내년 2월 1일이다.

DB그룹은 이번 합병의 목적으로 사업적 시너지를 내세웠다. 양사가 보유한 상호보완적인 글로벌 네트워크를 융합해 ㈜DB의 무역사업과 DB메탈의 합금철 사업의 추가적인 성장 전략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DB는 "양사가 보유한 생산 및 판매 역량 결합을 통해 지역·제품 매출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것"이라며 "원자재 공급처 다변화 및 유통경로 감소에 따른 원가 절감 등 수익성 개선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수익성·안정성·성장성을 모두 갖춘 복합 비즈니스 기업으로 도약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간 재계 및 투자업계에서는 ㈜DB와 DB메탈 합병 가능성이 거론됐다. 이는 사업적 시너지가 아닌 지주사 강제 전환을 피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언급됐다. 합병이 이뤄지면 자산의 증가로 인해 당장은 DB하이텍으로 인한 지주사 전환 압박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지주사 이슈와는 별개로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지적도 제기된다. 이는 최근 DB메탈의 성과와 관련이 있다.

DB메탈은 작년까지만 해도 호실적을 거뒀다. 지난해 연결 매출은 6437억원으로 전년보다 20%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494억원으로 25.2%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353억원으로 전년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지만 흑자를 이어갔다.

하지만 올 들어 상황이 변했다.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적자를 기록하면서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올 상반기 연결 매출은 243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7% 감소했다. 영업손실 251억원, 당기순손실 287억원을 거두면서 적자 전환했다.

DB메탈의 부진은 주력인 합금철 사업 때문이다. 올 상반기 전체 매출 중 합금철 사업의 비중은 88.37%로 압도적이며 건설사업은 11.63%다. 건설사업은 올 상반기 32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지만 합금철사업은 28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DB메탈의 합금철 사업 부문은 페로망간을 주력 제품으로 생산한다. 페로망간 가격 동향에 따라 실적이 출렁인다. 올 들어 페로망간 가격이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적자로 돌아섰다. 업황이 회복되지 않으면 반전에 어려움이 있는 구조다.

◇국내외 부동산경기 악화 잠재 리스크…DB하이텍 악영향 주목

DB그룹은 과거 동부그룹 시절 동부건설을 계열사로 보유한 적이 있다. 유동성 위기가 발생하면서 동부건설은 2015년 1월 회생절차(법정관리)에 돌입했다. 그 후 2016년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PE)와 에코프라임PE가 한국토지신탁을 출자자(LP)로 구해 동부건설을 인수했다. 이 과정에서 동부건설이 '동부' 상표권을 보유하면서 그룹 명칭을 DB로 바꾸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동부건설을 떠나보낸 뒤 그룹에서 건설사업을 하는 곳은 DB메탈이다. DB메탈은 주력 계열사인 DB하이텍의 공장을 짓는 공사를 맡고 있다. 현재 DB하이텍도의 부천, 상우공장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DB메탈은 주택사업도 펼친다. 직접 토지를 매입하는 자체사업은 하고 있지 않지만 다른 건설사와 컨소시엄을 이뤄 주택을 만드는 도급공사를 하고 있다. 올 상반기 말 기준 신경주역세권 2블록(BL)에 공동주택을 짓고 있다. 같이 컨소시엄을 이룬 곳은 태영건설, 코메다.


건설사업의 비중이 크지는 않지만 ㈜DB와 DB메탈의 합병법인에 잠재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건설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 그룹 물량 외에 외부에서 수주한 공사에 차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부동산 경기가 나빠지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하는 상황이라는 점도 있다.

DB그룹의 의도대로 ㈜DB와 DB메탈의 사업적 시너지가 발생하지 않으면 DB하이텍에 직접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 합병법인은 DB하이텍의 확고한 최대주주다. DB하이텍 입장에서는 반도체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신규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모회사의 지원 능력이 떨어지면 신용등급에도 부정정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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