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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투자전문 VC 줌인] '신생' 오거스트벤처, 영화 투자 '신흥 강자' 부상①설립 2년만에 모태 출자로 첫 펀드 결성…베테랑 심사역 '강점'

이기정 기자공개 2024-07-23 09:08:08

[편집자주]

벤처캐피탈(VC)업계에서 문화콘텐츠 투자가 어렵다고 평가받는 이유는 다른 섹터와 비교해 투자 프로세스가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특히 영화 투자의 경우 제작사와 감독의 역량, 시나리오, 수익성, 출연 배우, 배급사 등 고려해야할 요소가 한두개가 아니다. 설립 3년차 신생 VC인 오거스트벤처파트너스가 주목을 받는 배경은 이같은 문화콘텐츠 투자를 수십년 동안 경험한 베테랑들이 포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회사는 심사역들이 그간 쌓아 놓은 트랙레코드를 바탕으로 영화 배급사들로부터 출자를 받아 첫 펀드를 결성하는데 성공했다. 마수걸이 펀드를 결성한 오거스트벤처파트너스의 다음 목표는 투자 영토 확장과 인력을 늘리는 것이다. 더벨이 오거스트벤처파트너스의 비전과 투자 전략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7일 15: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거스트벤처파트너스는 2022년 닻을 올린 신생 하우스다. 문화콘텐츠 투자 전통 강자로 꼽히는 캐피탈원에서 대표펀드매니저급 심사역들이 독립해 탄생했다. 핵심 심사역이자 최고 경영진인 송승엽 대표와 이광수 부대표는 영화업계에서 20년 이상 몸 담은 베테랑들로 영화 투자 경력만 각각 10년이 넘는다. 이들은 보다 자유로운 환경에서 투자하자는데 뜻을 모아 유한책임회사(LLC)형 VC를 설립했다.

구성원 모두 역량이 출중했지만 설립 초기 하우스 트랙레코드가 부족해 펀드 결성에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 포기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정책 출자자(LP)의 문을 두드렸고 올해 처음으로 모태펀드 위탁운용사(GP) 자격을 얻었다. 추가로 영화 배급사들이 출자금을 보태면서 회사는 지난 4월 첫 펀드 결성에 성공했다.

오거스트벤처파트너스는 펀드 결성 이후 발 빠른 투자에 나서면서 업계 주목을 받고 있다. 영화 투자 잔뼈가 굵은 심사역들이 포진한만큼 투자할 영화를 빠르게 발굴했고 체계적인 포트폴리오 분산으로 현재까지 예상 회수 실적도 양호한 편이다. 회사는 트랙레코드를 축적해 보다 큰 규모의 영화 펀드 결성과 타 섹터로의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캐피탈원서 독립…자유로운 투자 위해 LLC형 VC 선택

오거스트벤처파트너스는 캐피탈원에서 대표이사를 지낸 송 대표와 투자본부 상무 출신의 이 부대표가 합심해 설립했다. 또 국립보건원을 거친 김병훈 상무가 VC업계 입문을 목표로 파트너로 합류했고 영화업계에서 활동하던 김기주 이사가 입사했다. 김 이사는 백오피스 역할을 맡고 있다.
*왼쪽부터 송승엽 대표, 이광수 부대표

자본금은 4억원이다. LLC형 VC는 회사 설립에 별도의 자본금 요건은 없다. 다만 펀드 결성을 위한 GP커밋을 채우기 위해 파트너들이 십시일반 자금을 모았다. 구체적인 지분 구조는 알 수 없지만 송 대표가 가장 많은 자금을 댔고 나머지 파트너들이 나머지를 책임졌다.

LLC형 VC를 고른 이유는 자유로운 환경에서 투자를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기존 몸 담고 있었던 캐피탈원은 투자 과정에서 대주주의 의견을 무시할 수 없었다. 무엇보다 캐피탈원에서 문화콘텐츠 투자를 줄이려는 기조를 보이자 독립을 결정했다.

송 대표는 "캐피탈원에서 문화콘텐츠 투자를 줄이고 일반적인 기업 투자를 늘리려는 스탠스를 취하면서 대주주와 의견 차이가 있었다"며 "대주주의 의견을 충분히 존중하기 때문에 회사를 나와 전문적으로 문화콘텐츠 투자를 하기로 마음먹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심 캐피탈원에서 문화콘텐츠 투자를 담당하던 후배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열어주고 싶기도 했다"며 "현재는 이광수 부대표만이 하우스에 합류하고 있지만 회사가 자리를 잡으면 적극적인 채용으로 문화콘텐츠 후배들을 받아들일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이광수 부대표는 "우리가 회사를 만들어 보다 재미있는 투자를 해보자는 송 대표의 말에 크게 공감했다"며 "독립해서 투자를 하다보면 후배들과 영화업계에 조금 더 기여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이직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한국영화 개봉촉진 GP 낙점…첫 펀드 '투자·성과'도 순항

오거스트벤처파트너스는 설립 후 꾸준하게 모태펀드의 문을 두드렸다. 실제 첫 GP로 선정된 올해 2월까지 약 1년 반 동안 5차례 이상 모태펀드 출자사업에 지원했다. 일부 출자사업에서는 유일한 지원사로 단독 PT 심사를 받기도 했지만 하우스 트랙레코드가 부족해 모두 고배를 마셨다.

회사는 마침내 모태펀드 수시 출자사업 영화계정 한국영화 개봉촉진 분야 GP로 선정돼 지난 4월 118억원 규모로 '오거스트 한국영화르네상스 투자조합(이하 르네상스 펀드)'를 결성했다. 모태펀드가 50억원을 출자했고 롯데컬처웍스, CJ ENM, 쇼박스, NEW, 메가박스중앙 등 메이저 영화배급사들이 모두 LP로 합류했다.

펀드 운용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결성 3개월 만에 약 절반가량의 투자집행을 이미 마무리했다. 추가로 투자한 영화들이 개봉하면서 회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대표적으로 회사는 영화 '핸섬가이즈'에 투자했는데 이 영화는 지난달 말 개봉 후 이미 약 140만명의 누적 관객수를 기록했다. 핸섬가이즈의 손익분기점(BEP)은 관객수는 110만명이다.

송 대표는 "이달 말까지 국내 영화 개봉작이 없어 핸섬가이즈의 관객수는 200만명까지는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목표대로 관객수를 채운다면 30% 가량의 성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엇보다 리스크가 높다고 판단하고 있던 코믹호러물 영화가 흥행에 성공해 더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오거스트벤처파트너스는 르네상스 펀드 운용 전략을 투트랙으로 구분하고 있다. 미개봉 대기 영화 투자로 손실을 최소화하고 중저예산 영화 투자로 수익을 극대화 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미개봉 대기작 투자가 흥행하기 어렵다는 그간의 경험이 반영된 결과물이다.

송 대표는 "영화 투자는 일반적으로 하나의 포트폴리오가 펀드 전체의 성과를 커버하는 기업 투자와는 성격이 전혀 다르다"라며 "영화투자는 크게 손실이 나지 않지만 그만큼 큰 수익을 기대하기도 어렵기 때문에 균형있게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다른 영화계정 출자사업 도전 예정…해양·에너지 펀드도 관심

오거스트벤처파트너스의 다음 목표는 모태펀드 영화계정의 다른 분야 GP에 선정되는 것이다. △한국영화 메인투자 △중저예산 한국영화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추가로 해양 분야에서 에너지 기업에 투자하는 주목적의 출자사업에 도전할 계획이다.

목표 출자 분야를 이같이 고른 이유는 이전 캐피탈원에서 동일한 주목적의 펀드 운용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송 대표와 이 부대표는 캐피탈원에서 중저예산 한국영화, 한국영화르네상스, 해양신산업 등 분야의 펀드 운용인력으로 활동했다.

송 대표는 "해양과 에너지 관련 분야는 펀드를 운용하다보니 문화콘텐츠 투자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느꼈다"며 "이미 투자를 위한 노하우는 충분하고 해양 분야 투자 네트워크도 보유하고 있어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큰 욕심은 내지 않을 생각이다. 이미 결성한 펀드는 100억원 규모이지만 다른 계정에서는 펀드가 더 커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Co-GP(컨소시엄)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또 펀드 운용을 분담할 수 있게 심사역 충원에도 속도를 낼 생각이다.

송 대표는 "LLC형 VC를 설립하면서 당초부터 대형사로의 도약은 고려하지 않았다"며 "올해까지는 르네상스 펀드 투자에 집중하고 내년에는 다른 하우스들과 함께 신규 펀딩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새롭게 합류한 심사역이 다른 섹터에 도전하고 싶다고 요구한다면 얼마든지 지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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