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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사 AI반도체 3파전]SKT·KT의 동맹, 최우선 고려 사항 '인력 확대'④개발 가속도 발판 마련…자회사 NPU 도입으로 데이터센터 비용절감 기대

노윤주 기자공개 2024-07-22 13:05:25

[편집자주]

이동통신 3사의 인공지능(AI) 경쟁이 치열하다. 안정적이지만 성장성이 멈춘 통신업을 상쇄하기 위해 미래 먹거리로 AI를 선택한 지 오래다. 'AI 컴퍼니' 도약을 위해 이통3사는 AI 반도체 기업과 손을 잡았다. 자체 AI 사업의 확장을 위해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춘다는 목표다. 뿐만 아니라 산하에 있는 자회사를 엔비디아 대항마로 성장시킬 수 있도록 합병부터 온디바이스AI 개발까지 다양한 방안을 구상 중이다. 합종연횡도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 치열하게 미래 생존 길을 찾고 있는 통신3사의 AI 반도체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9일 07: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T 사피온과 KT 리벨리온의 합병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업계서는 빠르면 차주, 늦어도 이달 말에는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두 AI 반도체 팹리스 기업의 대주주인 SKT와 KT는 경쟁 대신 규모 확대를 선택하며 합병을 결정했다. 우선적으로 감안한 부분은 전문인력 확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전문인력 채용으로 국내 기업들은 개발 인력을 충원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 왔다.

계약 성사 시 합병법인의 개발 인력은 200명 규모로 늘어난다. 차세대 반도체칩 개발 속도를 내기 수월해진다. 기술력이 향상될 경우 SKT와 KT도 데이터센터의 엔비디아 대신 이들의 제품을 탑재해 비용 절감을 기대할 수 있다.

◇국내 AI 반도체 인력난…합병으로 덩치 불린다

최근 몇 년 새 빅테크 기업이 자체 AI 반도체 개발에 나서면서 국내 기업들은 인력 확보 난항을 겪고 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까지 너나할 것 없이 AI 반도체 개발에 뛰어들었다. 이들 기업은 분사가 위치한 미국 뿐 아니라 전세계 각지에서 인력을 수혈 중이다.

이미 국내 개발자들에게도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2022년 기준 국내 대학원 과정을 마친 석박사급 AI 전문인력의 40%가 해외기업 취업을 선택한다는 미국 시카고대 연구결과도 나왔다.


한 AI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전문인력들이 글로벌 빅테크 기업으로 빠지고 있다"며 "국내 기업들도 인력을 확충해 신작 개발에 속도를 내야 하는 데 그러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제한적인 인력풀이 비슷한 여러 업체로 분산되면서 경쟁력 확보가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에 사피온과 리벨리온도 인력확보를 가장 큰 목표로 삼고 합병을 추진했다. 현재 양사의 연구개발 인력은 각 96명, 100명이다. 개발 속도를 끌어올리기에는 부족하다. 합병 후에는 약 200명의 연구개발(R&D) 인력 확보가 가능하다. 보다 커진 인력풀을 기반으로 신제품 출시에 가속도를 붙일 수 있다.

양사의 대주주인 SKT와 KT도 이런 문제점에 공감했다. 두 통신사는 양질의 AI 반도체 칩을 개발해 자체 데이터센터에 적용하기 위해서 AI 반도체 스타트업을 키웠다. SKT와 KT가 AI 산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사피온과 리벨리온의 빠른 성장도 중요했다. 이에 경쟁 대신 동맹을 택했다.

합병 후 신작은 리벨리온의 '리벨'이 될 가능성이 높다. 사피온이 준비 중이던 X430은 2026년 출시를 목표로 했던 반면 리벨은 이미 양산이 가시화됐기 때문이다. 연내에는 리벨 설계도를 삼성전자 파운드리에 넘기고 내년 상반기에는 상용화시킨다는 목표다. 정식 제품명은 결정되는 합병법인명을 따라 변경될 수 있다.


◇데이터센터 투자하는 SKT·KT…AI 반도체 자회사 성장 고대

합병 결정이 SKT와 KT의 데이터센터 대규모 투자를 예고한 상태에서 이뤄졌다는 점도 주목할만한 부분이다. 데이터센터에 자회사 제품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차세대 칩 개발이 빠르게 이뤄져야 한다. 아직까지는 기술력 우위를 점하고 있는 엔비디아를 선택할 수 밖에 없다.

SKT는 지난달 말 열린 SK그룹 경영전략회의에서 SK브로드밴드와 함께 5년간 3조4000억원을 데이터센터에 투자하기로 했다. 그 일환으로 최근 미국 AI 데이터센터 통합 솔루션 기업 '스마트글로벌홀딩스(SGH)'에 2억달러(약 2800억원) 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그룹 전략회의 후 나온 첫 번째 투자 사례이자 SKT AI 관련 투자 중 역대 최대규모다.

KT 전략도 다르지 않다. 자회사인 KT 클라우드를 필두로 데이터센터 확대를 계속하고 있다. 이에 추후에는 합병법인의 AI 반도체를 주주사들의 데이터센터에 공급하면서 상용화 사례를 쌓아나갈 것으로 관측된다.

리벨리온과 사피온이 합병 후 서둘러 칩 개발을 이룬다면 SKT나 KT 모두 데이터센터 개발에 '윈윈'할 수 있는 상황이다. 리벨리온은 신제품 리벨 가격을 엔비디아 제품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책정할 계획이다. SKT와 KT는 자사 데이터센터에 합병법인 제품을 도입해 비용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이들의 제품 역량 강화가 주주사들에게도 중요한 이유다.

현재 합병은 계약 체결을 코 앞에 두고 있다. 양사간 실사는 마무리됐다. 문제로 떠올랐던 합병 비율도 기업가치를 감안해 리벨리온과 사피온 2대1 비율로 협상이 진행됐다고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르면 차주 중, 늦어도 이달 말에는 결과가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IT 업계 관계자는 "국내 데이터센터 사업의 큰 축인 SKT와 KT를 주요 주주로 보유하게 된다면 매출, 상용화 등 여러 방면에서 도움이될 것"이라며 "빠르게 합병을 마무리하고 속도 내서 차별화된 차세대 칩을 개발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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