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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경영' 스마트스코어, 투자유치·IPO 포석되나 경영 악화 불구 펀더멘탈 '탄탄', 비용절감·유료화 통한 밸류업 수순

이영호 기자공개 2024-08-30 07:41:08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9일 10: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스마트스코어가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업계에선 비상경영 선포에 내심 놀라는 분위기다. 실적 흐름이 악화된 건 사실이나 최대 경쟁자 낙마로 대형 호재를 맞이한 상황이어서다. 회사 비상경영 행보에 깔린 전략에 눈길이 쏠린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스마트스코어는 최근 정성훈 스마트스코어 대표이사 회장 명의의 이메일을 통해 비상경영체제 전환을 임직원들에게 알렸다. △비주력 사업 철수 △희망퇴직 및 정리해고 단행이 핵심 포인트다.

표면적 이유는 경영 악화다. 현 상황이 녹록찮은 건 사실이다. 경기침체와 골프업황 피크아웃이 현실화됐다. 스마트스코어는 지난해 100억원 수준의 영업손실을 냈다. 수익성이 본궤도에 오르지 못한 상황에서 마제스티골프, 종신물산 등을 연달아 사들였다. 공격적 몸집 불리기였다.

펀더멘탈이 손상된 것은 아니다. 오히려 큰 호재를 맞이했다. 카카오VX가 골프장 솔루션 사업에서 철수했기 때문이다. 스마트스코어 독주 판이 깔렸다.

스마트스코어 행보는 플랫폼 기업의 전형적 성장스토리와 궤를 같이 한다. 계획된 적자 속에 사세를 불리고 유의미한 시장 점유율을 가져간다. 이제 목표했던 시장 포지션을 확보한 뒤 경영 효율화와 수익성 확보에 나서는 수순이다.

비상경영에 앞서 스마트스코어는 이달부터 서비스를 유료 전환했다. 매달마다 안정적 현금이 유입되는 구독제 비즈니스모델이다. 유료회원 수가 안정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비상경영으로 인원 감축, 유휴자산 유동화가 병행돼 수익성 개선을 노릴 전망이다.

기업공개(IPO) 전 몸 만들기 포석으로도 풀이된다. 수익성 입증은 IPO 성패와 직결된다. 스마트스코어는 2027년까지 상장을 완수해야 한다. VIG파트너스는 2027년까지 상장이 완료되지 않을 경우 드래그얼롱 발동이 가능하다. 창업자 지분을 동반 매도해 약정된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

양측에 드래그얼롱 발동은 악수다. 스마트스코어가 일찌감치 체질개선에 나서며 '숫자'를 만들어야 할 이유다. 실제 피투자기업이 기한 내 상장에 실패해 재무적투자자(FI)로부터 값비싼 청구서를 받아든 사례가 빈번하다.

체질개선은 스마트스코어의 신규 투자유치와도 맞물린다. 스마트스코어는 장기간 투자유치를 타진했지만 투심 냉각 속에 눈높이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특히 카카오VX와의 경쟁 격화, 적자폭 확대 속에서 몸값을 증명하기 쉽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비상경영으로 수익성을 입증한 뒤 FI들에 몸값 평가를 다시 받겠다는 의도가 읽힌다.

결국 스마트스코어의 비상경영은 기업가치 개선과 IPO 본격 추진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최대주주인 VIG와도 사전에 긴밀한 소통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VIG로서는 금번 사태가 본격적인 밸류업과 투자금 회수를 향한 발판인 셈이다.

VIG 관계자는 "스마트스코어 경영 상황을 볼 때 체질개선이 불가피하다는 점은 인지하고 있었다"며 "다만 그 이유가 IPO를 위한 사전 밑작업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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