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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K증권 IB 리빌딩] '여전한' PF 리스크, 체질개선 '총력'②부실자산 위험도 최고 수준…전통 IB 성장발판 세팅 마무리

권순철 기자공개 2024-09-19 11:00:07

[편집자주]

BNK투자증권의 기업금융 리빌딩 작업이 한창이다. 여느 중소형사와 마찬가지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이 막다른 길에 직면하면서 먹거리 확보를 위해 정통 IB 강화를 선택했다. 변화의 폭과 너비는 그 어느 하우스보다 뚜렷하지만 톱10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더벨은 정통 IB 강화를 향한 BNK투자증권의 여정을 조명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11일 07: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BNK투자증권이 전통 IB 강화에 주력하게 된 뒷배경에는 여전한 PF 리스크가 꼽힌다. 사실상 부동산 비즈니스가 IB 섹터의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지난 몇 년 간의 노력에도 부실자산 위험도는 증권사 중 가장 높은 편이다.

물론 여타 중소형사와 같이 운용 비중을 높여 대응할 수 있겠지만 전통 IB 강화라는 정공법을 택했다. 인력 세팅의 틀이 잡혔고 금융 계열사라는 이점을 배가할 수 있어 주력 비즈니스로 낙점된 것이다.

◇'여전한' 부동산 PF 리스크 부담…부실자산 위험도 '최고 수준'

증권사들에게 IB 강화는 필수가 됐지만 BNK증권은 그중에서도 이목을 더 끈다. IB 출신 신명호 대표의 부임과 동시에 ECM과 DCM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단기간에 빠르게 확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하우스가 이토록 전통 IB에 전력을 다하고 있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부동산 부담이 타 증권사 대비 과중했기 때문이다.

2017년까지만 해도 BNK증권의 수익구조를 지탱하던 섹터는 IB가 아니었다. 당시는 자기자본 규모가 지금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기에 적극적으로 IB 비즈니스를 영위하는 데 구조적 한계가 있었다. 여느 중소형사처럼 운용과 브로커리지 수입이 전체 실적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구조가 2017년까지 이어졌다.

다만 지주의 자본 확충과 더불어 부동산 호황까지 겹치면서 IB는 어느새 BNK증권의 실적을 결정짓는 섹터로 군림하게 됐다. 한참 좋았던 2021년 BNK증권이 최대 순이익(1161억원)을 낼 수 있었던 것은 IB가 전체 실적의 절반 이상을 책임졌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출처: 한국신용평가
문제는 IB 섹터 내에서도 부동산 중개와 자문으로 확보하는 수수료 수입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업황 둔화의 직격탄을 맞았다는 것이다. 2023년 당시 지주가 발표한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전년도까지 수수료 수익의 70%를 차지하던 부동산 금융자문료 등은 3분의 1 이상 쪼그라들었다. IB 부문의 적자도 피할 수 없었다.

물론 지난 2년 간 혹독한 리스크 관리 모드에 돌입한 결과 2021, 2022년 대비 PF 익스포져 비율을 줄일 수 있었다. 그럼에도 원체 부동산 비중이 커 요주의/고정이하여신비율은 증권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리스크 헤지와 더불어 강력한 전통 IB 드라이브 없이는 신속한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2년 간의 인력 세팅·금융 계열사 이점…전통 IB 성장 '적기'

BNK증권이 신속하게 부동산 부담을 덜어내는 것을 제1의 목표로 잡았다면 브로커리지나 운용 비중을 늘리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었다. 일례로 한때 전체 수익에서 부동산 비중이 70%에 달했던 흥국증권도 지난해부터 채권 중개에 주력하면서 이 비율을 30%까지 낮출 수 있었다.

다만 수뇌부가 판단하기에 지금이 전통 IB가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적기였던 것으로 분석된다. BNK증권의 전통 IB 업무는 기업금융본부 내 기업금융부가 맡고 있었다. 문제는 PF 사업에 초점이 집중되면서 전문 인력이 사실상 제로였다. 인원이 부족해 ECM과 DCM을 동시에 커버해야 하는 케이스도 여럿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도 인력 확충 노력이 꾸준하게 이어지며 본격적으로 전통 IB 비즈니스에 나설 수 있는 토양이 조성됐다. 지난 2년간 PF 부서가 감원과 폐지의 칼바람을 맞는 와중에도 기업금융본부는 조용히 외부 인력을 끌어모았다. 그 결과 8명이 ECM팀에 안착했고 회사채를 맡는 커버리지팀에도 업력이 풍부한 4명이 유입됐다.

기업금융본부의 경쟁력이 어느 정도 올라왔다는 판단이 없었다면 신설 IB금융본부도 인수금융에 집중할 수 없었을 것으로 관측된다. 회사 관계자는 "두 부서 모두 전통 IB 업무를 커버하고 있지만 신설본부는 인수금융에 주력하고 있다"고 했다. 미래에셋에서 대기업 커버리지를 맡은 김인수 상무도 현재는 인수금융에 전념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와 함께 BNK금융 계열 증권사라는 특징을 보유하고 있어 전통 IB를 주력 비즈니스로 끌고 갈 경우 기대할 수 있는 시너지가 컸다. 아직까지 캡티브 영업을 시도한 적은 없지만 일반회사채 주관 의지가 받쳐준다면 언제든 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IPO에서도 부산·경남은행으로부터 주선을 받기 위한 협업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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