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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이사회 평가]'사외이사 1명' 대한제분 이사회, 신속·효율에 '방점'총점 255점 중 113점 획득…사외이사 영향력 '미미한' 체제 유지

권순철 기자공개 2024-12-16 07:44:02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10일 08:18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970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대한제분은 오랫동안 대표이사 중심의 신속하고 효율적인 의사결정 체제를 고수해왔다. 현 이사회에서도 이러한 면모가 드러나는데 회사는 이건영 대표가 의장직을 맡는 구조가 의사결정의 신속성, 효율성, 전문성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대한제분은 1997년부터 회사에 몸담았던 인물로서 관련 업종과 환경에 능통한 이 대표를 줄곧 신뢰해왔다. 사외이사와 감사위원도 각각 한 명씩만 뒀는데 이사회 독립성과 경영진 견제 능력을 중시하는 근래 흐름과는 대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255점 중 113점 획득…사외이사 영향력 '제한된' 이사회 구조

THE CFO는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반기보고서 등이 기준이다. △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 등 6개 공통지표로 이사회 구성과 활동을 평가한 결과 대한제분은 255점 만점에 113점을 획득했다.

대한제분 이사회는 준수한 경영 실적을 이끌어냈다는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대표 중심의 의사결정 체제가 굳어진 탓에 경영성과만 돋보이는 그림이 연출됐다. 실제로 경영성과(3.5점) 외에 구성(1.3점), 평가개선 프로세스(1.7점), 견제기능(1.9점) 등 나머지 지표는 저조해 경영성과로 쏠린 육각형 구조가 관측된다.

근래 몇 년 동안 실적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사실은 대한제분 이사회의 최대 성과 중 하나다. 대한제분의 2023년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903억, 379억원으로 2022년 대비 5.36%, 26.77% 상승했다. 모두 KRX 300 소속 기업 평균치 대비 10% 이상 아웃퍼폼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채비율, 순차입금/EBITDA 등 재무건전성 지표에선 20% 이상 앞섰다.

다만 대표이사 중심의 신속·효율적 의사결정 체제를 고수하면서 경영성과로 빚은 과실 상당 부분의 빛이 바랬다. 관련해서 회사는 기업지배구조보고서 상에서 "회사 및 업종의 특성을 가장 잘 알고, 영업전략의 전문가인 대표가 의장을 맡아 신속하고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통해 시장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물론 사외이사의 필요성은 실감하고 있는 듯 보이지만 그 수는 한 명에 그쳤다. 이사회 구성원 4명 중 사외이사를 지내고 있는 전영준 이사는 회사와 이해관계가 없는 외부 변호사 출신이다. 다만 2023년 이사회에서 개최된 26건의 의결 사항에서 나머지 이사들과 동일하게 찬성 표를 던졌다.


◇이사회 멤버 구성 '최하점'…ESG등급·핵심지표 준수율 '휘청'

감사위원회도 별도로 없어 견제 기능 지표에서 높은 점수를 차지하지 못했다. 대한제분은 이와 관련해서도 "이사회 의사결정의 신속성, 효율성, 전문성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고 판단해 이사회 내 위원회를 설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 결과 안진회계법인 공인회계사인 김재욱 위원만 홀로 감사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사외이사와 감사 업무를 수행하는 위원이 단 한 명에 그친 결과 이사회 구성도 다채로움과 거리가 멀 수 밖에 없었다. 구성은 이사회의 독립성, 의사결정의 투명성 및 경영진에 대한 견제 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그러나 대한제분은 해당 항목에서 최저점(1.3점)을 받아들며 이러한 기능들이 효과적으로 작동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을 남겼다.

이와 같은 의구심은 공식적인 지표 및 등급에서도 직간접적으로 확인해볼 수 있다. KCGS는 대한제분의 ESG등급을 D로 매기며 '매우 취약한' 지속가능경영 체제를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1년까지만 해도 B등급이었지만 공정운영 관행, 지배구조 등 지표에서 평균을 훨씬 하회하는 점수를 받으며 D등급으로 추락했다.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이 33.3%에 불과하다는 점도 지배구조 섹터에 대한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가 요구되는 배경 중 하나다. 물론 대한제분은 핵심지표 개선의 일환으로 2023년 반기부터 내부감사기구와 외부감사인 간 대면회의를 매 분기별 개최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아직까지 성과가 나타나는 단계는 아닌 것으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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