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9월 27일 07: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업계에서 글로벌이라는 단어는 암묵적으로 필수사항이죠. 이제는 사업전략에 글로벌을 넣지 않으면 투자 받기 힘들다는 말도 나옵니다.”취재과정에서 한 스타트업 대표에게 들은 말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도약할 수 있는 사업성과 확장성이 주목받는 시기다. 내수시장에서의 성장은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정부도 10조원 규모 글로벌 펀드를 조성할 만큼 적극적으로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독려하고 있다.
다만 수많은 글로벌 진출 전략이 나오는데 비해 실질적으로 해외 진출에 나선 회사는 드물다. 한 벤처업계 관계자는 “포트폴리오사들을 보면 절반 넘게 글로벌 진출에 나서겠다고 하는데 해외에 지사를 세우거나 법인을 설립하는 회사는 그중 10%도 안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아산나눔재단의 ‘2023 스타트업코리아’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비상장 스타트업 4000여곳 중 해외에 창업했거나 진출한 경우는 약 7%에 불과하다.
이같은 상황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글로벌 시장을 두드리는 스타트업이 있어 눈길을 끈다. 햄버거 패티를 굽는 로봇 ‘알파 그릴’을 만드는 에니아이는 애초부터 미국진출을 염두에 두고 사업을 구상했다. 설립 후 1년 만에 미국으로 본사를 이전(플립)하며 미국 진출을 빠르게 추진했다.
롯데리아 구로디지털역점, 맘스터치 선릉역점 등 12개 햄버거 매장에 알파 그릴을 설치하며 경쟁력을 증명했다. 현재는 미국에서 톱5안에 드는 대형 햄버거 프랜차이즈 브랜드 중 두 곳과 알파 그릴 공급을 위한 비밀유지계약(NDA)을 체결한 뒤 파일럿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인공지능(AI) 디지털 치과 전문 기업인 이마고웍스는 미국과 일본 시장 진출에 한창이다. 지난 6월 텍사스법인을 설립하고 현지 기공소를 인수했다. 미국 치과와 기공소 등에 보철물을 직접 제작해 보급하는 서비스를 추진할 예정이다.
이마고웍스는 최근 일본의 치과 유통 기업인 Ci메디컬(Ci Medical)로부터 전략적 투자를 받았다. Ci메디컬 네트워킹을 활용해 주력 서비스인 AI·클라우드 기반 치과 자동화 솔루션을 일본 치과계에 공급할 계획이다.
이전에 메타버스가 그랬듯 지금은 글로벌, AI와 같은 키워드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언젠가 거품이 꺼지는 시기가 올 때 성실하게 자신만의 길을 닦는 스타트업의 진가가 드러나기 마련이다. 뚜벅뚜벅 걸어가는 이들 기업의 글로벌 여정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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