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NEXT]"한국 밸류업 자율성 강조…기업 가치 향상에 중점"문성 율촌 변호사 "독립적인 이사회 구축해 밸류업 관리·감독 필요"
박완준 기자공개 2024-09-30 08:02:12
이 기사는 2024년 09월 27일 14: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거래소가 이달 주주환원율과 자본효율성 등 주주가치 지표가 높은 우수 기업 100곳을 선정한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공개한 가운데 자본 시장과 주주의 권리를 강조한 일본과 달리 한국은 기업의 자율성을 고려한 기업 가치 향상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다만 기업의 자본조달 촉진과 주주, 투자자의 효용성을 높이는 등 밸류업 지수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이사회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는 의견이다.
국민연금 주주권행사팀장을 역임한 법무법인 율촌의 문성 변호사(사진)는 27일 오전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24 THE NEXT : Corporate Governance Conference' 에서 "일본과 한국의 밸류업 프로그램은 차이점이 존재한다"며 "한국은 기업의 자율성을 고려한 기업 가치 향상에 중점을 둔 반면 일본은 자본 시장과 주주의 입장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앞서 밸류업을 먼저 시행한 일본의 경우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이상이면서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자기자본비용(COE)을 넘는 기업을 시가총액 순으로 담은 'JPX프라임150' 지수를 내놨다. PBR과 ROE가 중점이며, COE(자기자본비용) 상회 등의 요건이 중요하게 평가된다.
하지만 한국의 밸류업은 수익성과 주주환원을 우선적으로 평가했다. 최근 2년 연속 적자거나 2년 합산 손익이 적자가 아니어야 한다. 또 최근 2년 연속 배당을 했거나 자사주 소각을 실시해야 한다. 이를 통과한 기업 중 산업군별 자기자본이익률(ROE) 순위 비율이 우수한 기업순으로 100개가 선별되는 식이다.
문 변호사는 "한국의 밸류업 프로그램은 일본과 달리 '자본 비용을 명시해야 한다'는 조항이 빠져있다"며 "기업가치 제고 공시도 자율성을 강조해 기업의 참여를 촉진하기 위한 의미로 해석되며, 정부에서 규제를 강화하기보다는 도움을 주겠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특히 "밸류업을 위한 기업가치 제고 공시를 금융감독원이 아닌 한국거래소에 올리는 방향성이 기업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대표적인 사례"이며 "자발적 참여 촉진을 통한 주주와 투자자의 효용성 증대의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문 변호사는 올 7월 가장 먼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한 메리츠금융지주를 호평했다. 그는 "메리츠금융지주는 주주와 자본 시장 참여자가 볼 수 있는 총주주수익률(TSR)과 자본 비용, 자본초과수익률, 가치 평가, 주주평등 부문을 모두 공시했다"며 "특히 주주 요구수익률도 10%로 명확하게 밝힌 부분이 긍정적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이어 "매리츠금융지주는 자본배분 정책과 성명이 공시돼 있으며, 연결당기순이익 50%를 주주환원에 사용하겠다고 밝힌 점과 자사주 매입 및 소각으로 주주환원을 결정한 배경도 설명해 국내 기업들의 본보기를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이사회의 관리·감독 중요성도 강조했다. 독립적 이사회의 운영과 역할은 시장에서 가치를 높이는 중요한 밸류업의 수단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다. 특히 기업가치 제고 수립을 위한 현황 분석과 목표 설정, 계획 수립, 이행 및 소통 단계에 이사회가 모두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변호사는 "기업가치 제고 방안은 이사회의 보고와 심의·의결을 거쳐 공시하는 것을 권장한다"며 "기업들은 밸류업 프로그램을 독립적으로 관리·감독할 수 있는 이사회를 구축해 기업가치 제고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피플&오피니언
-
- [thebell note]호텔롯데의 '새출발'
- [thebell note]롯데관광개발을 둘러싼 '단어와 숫자'
- [thebell note]코스맥스, 'C-뷰티'로도 웃을 수 있을까
- [thebell desk]어피너티의 렌터카 딜레마
- [thebell note]금감원에도 '부장뱅크'가 필요하다
- [thebell desk]집단사고와 에코체임버, 그리고 터널비전
- [thebell note]2030년에는 '서울의 봄'이 올까요
- [thebell note]플랜트의 '추억'
- 삼성전자, '언더독'을 인정해야 할 때
- [thebell note]오리처럼 생겨서 오리처럼 걸으면
박완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석유화학 유동성 점검]'자본잠식' 위기 탈출 효성화학, 현금확보 '총력'
- [석유화학 유동성 점검]SK지오센트릭, 현금흐름 둔화에 차입금 반등 '긴축경영'
- 금호석유화학그룹, ESG 강화…환경·안전 '관리 체계' 고도화
- [석유화학 유동성 점검]OCI, 업계 불황 속 투자 지속…현금흐름 흑자에 '유동성' 강화
- [석유화학 유동성 점검]한화솔루션, 수익 줄고 재고자산 늘어…계엄까지 '삼중고'
- [2024 이사회 평가]E1, 오너 책임경영 속 '아쉬운 견제장치'
- [SK그룹 인사 풍향계]SK㈜↔SK디스커버리 '인적 교류' 단행…시너지 확대 '목표'
- [CFO Change]SK㈜, 7년만에 CFO 교체…김기동 경영지원본부장 낙점
- [석유화학 유동성 점검]LG화학, 차입 5년간 7조 증가…'NCC 매각' 절실한 이유
- [2024 이사회 평가]동국제강, 체계적 운영 돋보여…약점은 '재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