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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 유동성 점검]OCI, 업계 불황 속 투자 지속…현금흐름 흑자에 '유동성' 강화④올 3분기 말 유동비율 200% 돌파…이차전지·반도체 투자 지속

박완준 기자공개 2024-12-13 13:01:31

[편집자주]

롯데그룹의 유동성 위기설이 재계에 퍼지면서 재무 위험성의 경종을 울렸다. 특히 중국발 저가 제품의 공급과잉으로 큰 타격을 입은 석유화학 기업들의 유동성에 관심이 쏠린다. 부진한 실적에 현금흐름이 악화되면서 재무 체력이 급격히 저하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면서다. 석유화학 업계가 연일 자산 매각설에 휩싸이며 재무 부담이 어느 때보다 커진 지금,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의 유동성을 점검하는 이유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10일 15: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주사와 사업 회사를 분할하는 등 지배구조 재편을 성공적으로 이끈 기업이 있다. 주인공은 OCI그룹이다. 이우현 부회장 등 대주주 일가가 직접 지배하던 OCI를 순수 지주사로 분할한 동시에 화학 전문 기업으로 구축해 경쟁력을 강화한 내용이 골자다.

OCI는 석유화학 불황에도 꾸준히 흑자를 거두며 외형 성장을 이뤄내고 있다. 본업인 화학 사업을 하면서 쌓은 기술력을 기반으로 미래 성장동력까지 확보해 수익 구조를 강화했다. 점차 쌓이는 현금은 고부가가치 제품군 확대와 재무건전성 제고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데 버팀목 역할을 맡고 있다.

◇불황 속 3분기 연속 흑자, 모든 현금흐름 '흑자'

OCI는 올 3분기 누적 매출 1조6955억원과 영업이익 901억원을 거뒀다. LG화학과 롯데케미칼 등 경쟁사들이 중국발 공급과잉에 수익 구조가 흔들리며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OCI는 홀로 흑자 경영을 이뤄냈다. 석화 사업과 함께 반도체와 이차전지 소재 사업도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구축한 영향이다.

실제 OCI는 경쟁사 대비 높은 수익 구조를 구축한 것으로 평가된다. 올 3분기 국내 석유화학 기업의 평균 자기자본이익률(ROE)이 3.5%인 반면 OCI는 9.6%를 기록했다. 카본블랙 등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투입한 자기자본 대비 훨씬 남는 장사를 한 것으로 해석된다.


현금창출력을 확보한 영향으로 현금흐름도 준수한 상태를 보였다. 올 3분기 누적 OCI의 총영업활동현금흐름(OCF)은 1697억원으로 집계됐다. 재고자산과 매입채무 등 운전자본투자를 제외한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도 1073억원으로 흑자를 거뒀다.

견조한 현금흐름에 배당금과 자본적지출(CAEPX)을 제외한 잉여현금흐름(FCF)도 흑자를 거뒀다. OCI는 올 3분기 말 CAPEX로 471억원을 집행했다. 지난해 354억원 대비 117억원 늘어났다. 하지만 FCF는 올 3분기 누적 45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전체 FCF인 492억원에 근접한 수치다.

현금성자산도 늘어났다. 올 3분기 말 기준 OCI의 현금성자산은 189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1852억원) 대비 46억원 늘어났다. 경쟁사들이 석유화학 불황에 현금이 줄어들며 재무 부담이 가중된 모습과 상반된 모습이다.


현금성자산은 차입금이나 사채 발행 등 차입에 따른 재무 부담을 덜어주는 데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올 3분기 말 기준 OCI 총차입금은 6295억원으로 집계됐다. 현금성자산을 뺀 순차입금은 4396억원으로 전년 동기(4898억원) 대비 502억원 줄어들었다.

차입금이 줄어들며 OCI 유동비율은 222.1%로 집계됐다. 이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포함해 1년 내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자산(유동자산)이 단기차입금을 포함한 1년 내 갚아야 할 부채(유동부채)보다 2.22배 많다는 의미다.

◇이차전지·반도체 공략…핵심은 '고부가 라인업' 확대

OCI는 자체 기술력을 통한 생산설비 구축에 힘쓰며 사업 확장을 꾀하고 있다. 합작사 설립과 생산설비의 신·증설 등으로 중장기 성장 발판을 마련하는 데 주력했다. 특히 화학 사업을 넘어 신사업으로 낙점한 반도체와 이차전지 소재 부문에 투자를 늘려 미래 대응에 나선 모습이다.

OCI는 올해 본격적으로 제품 라인업 확대에 나섰다. 올 6월 군산공장 내 실리콘 음극재용 특수소재 생산시설을 착공한 내용이 골자다. 군산공장 내 유휴부지를 활용해 연산 1000톤 규모의 공장을 구축해 내년부터 음극재 소재의 상업 생산을 목표한다. 영국 실리콘 음극재 기업 넥세온에 핵심 원재료 공급 계약을 맺는 등 글로벌 비중을 높이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사업도 몸집을 키운다. 앞서 OCI는 2020년부터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시장에 뛰어들어 군산공장에 연산 4700톤 규모의 생산시설을 구축했다. 폴리실리콘은 신재생 에너지 중 하나인 태양광 발전에 사용되는 핵심 소재다. OCI는 생산량을 확대하기 위해 일본 도쿠야마와 손잡고 말레이시아 내 합작 법인을 설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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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I는 말레이시아 생산 설비를 2026년부터 가동할 계획이다. 생산은 군산과 말레이시아 '투 트랙'으로 진행되며, 반제품을 말레이시아에서 들여와 군산 공장에서 후처리를 거쳐 완제품을 만들어 고객사에 납품하는 전략을 꾀한다. 말레이시아 공장의 초기 생산능력은 8000미터톤(MT)이며 이후 1만1000MT로 규모를 늘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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