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공제회, 출자 개시…중소형사 지원 망설이는 배경은 1200억 규모, 8곳 GP 선정…트랙레코드 투자 규모 제한으로 '고심' 가중
이기정 기자공개 2024-10-08 09:12:49
이 기사는 2024년 10월 07일 11: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군인공제회가 1200억원 규모의 벤처펀드 출자사업을 개시한 가운데 중소형사들이 지원을 망설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최근 얼어붙은 펀드레이징 시장을 고려하면 도전장을 내는 것이 당연하지만 현실적인 여건이 만만찮다는 하소연이 나온다.7일 벤처캐피탈(VC)업계에 따르면 군인공제회는 이번 출자사업에서 대형과 중형 이하 분야에서 각각 800억원, 400억원을 출자한다. 각 분야에서 4곳씩 총 8곳의 위탁운용사(GP)를 선정할 예정으로 오는 18일까지 제안서 접수를 마감하고 올해 내로 최종 선정을 마무리한다는 타임 라인이다.
군인공제회 출자사업은 매칭 출자로 진행돼 앵커 출자자(LP)를 확보한 하우스가 지원 대상이다. 먼저 가장 유력한 파트너로 국민연금(NPS)이 꼽힌다. 그간 NPS 출자를 받은 하우스가 군인공제회를 포함한 다른 공제회 출자를 받은 경우가 많아 중복 지원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연금은 오늘까지 제안서 접수를 마감하고 11월까지 총 4개의 GP를 선정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IMM인베스트먼트, 아주IB투자, DSC인베스트먼트, LB인베스트먼트, 컴퍼니케이파트너스 등이 유력한 지원사로 거론되고 있다.
다만 아주IB투자와 DSC인베스트먼트, IMM인베스트먼트는 현실적으로 지원이 어려운 상황이다. 3곳의 하우스는 지난해 군인공제회 출자를 이미 받았다. 군인공제회는 기존 출자를 받은 펀드의 소진율이 60% 이하면 지원이 불가능하다.
국민연금을 제외하면 산업은행, 한국성장금융, 모태펀드 GP가 출자사업 지원이 가능하다. 산업은행은 지난달 AI코리아펀드 출자사업에서 LB인베스트먼트, 미래에셋벤처투자, 티인베스트먼트-신영증권 컨소시엄(Co-GP), 컴퍼니케이파트너스를 GP로 선정했다.
한국성장금융의 경우 은행권 기후기술펀드, 기술혁신전문펀드 5호 등이 매칭 출자사업으로 꼽힌다. 기후기술펀드 출자사업에서는 iM투자파트너스-SJ투자파트너스 컴소시엄, 프렌드투자파트너스-키움증권 컨소시엄이, 기술혁신펀드 출자사업에서는 티인베스트먼트, 인라이트벤처스, 케이엔투자파트너스-하나증권 컨소시엄이 GP 자격을 얻었다.
모태펀드 출자사업 중에서는 스타트업코리아펀드(이하 스코펀) GP의 지원이 예상된다. 스코펀 출자사업 결과가 지난달 19일 나오면서 결성기한을 연장하면 내년 2월까지 매칭 LP를 구할 수 있다. 해당 출자사업에서는 총 20곳의 하우스가 GP로 선정됐다. 이 가운데 스틱벤처스, 인라이트벤처스는 하나벤처스가 진행하는 민간모펀드 출자사업에 도전장을 내기도 했다.
최근 얼어붙은 펀딩 시장 환경을 고려하면 군인공제회 출자사업은 GP들에게 상당히 매력적인 편이다. 별도의 주목적 투자대상이 없고 총 8곳의 GP를 선정하기 때문에 대형사 뿐 아니라 중소형사도 충분히 기회를 노려 볼 만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실제 중소형사들은 출자사업 지원을 두고 고심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먼저 그간 군인공제회 출자사업 GP 대부분이 AUM 5000억원 이상의 중대형사라는 점이 부담으로 꼽힌다. 실제 지난해 군인공제회 GP 8곳은 모두 AUM 5000억원 이상의 하우스였다. 2021년 역시 GP 전부가 중대형사였고 2022년도에는 절반가량의 GP가 AUM 5000억원 이상이었다.
군인공제회가 트랙레코드 제출 조건에 허들을 걸고 있는 점도 지원을 망설이게 하는 요소다. 군인공제회는 출자사업 트랙레코드로 10억원 미만의 투자 건을 제시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중소형사는 상대적으로 적은 금액으로 투자를 하는 경우가 많아 강조할 수 있는 트랙레코드가 크게 감소할 수밖에 없다.
이는 군인공제회에서만 적용하고 있는 독특한 규정이다. 실제 현재 출자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과학기술인공제회나 행정공제회는 트랙레코드에 투자 규모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그간 출자사업에도 이같은 조건을 동일하게 적용해왔다.
한 중소형 VC 관계자는 "업계에서 군인공제회 출자사업은 메이저 VC만 뽑는다는 인식이 있다"며 "트랙레코드 제한 허들로 시작부터 불리한 상황이기 때문에 지원 여부를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중소형사들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최근 시장 환경을 생각하면 지원하는게 당연하지만 의외로 포기하는 하우스들이 많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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