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 & Blue]금호석유화학, 실적에 정직한 주가2분기 연속 '어닝 서프라이즈' 예고…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 '활발'
박완준 기자공개 2024-10-10 07:36:13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08일 15: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중국발 공급 과잉과 수요 부진으로 국내 석유화학업계 불황이 지속되며 대부분의 석화 기업의 주가가 하락세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올 2분기 나홀로 실적 반등에 성공한 금호석유화학의 주가는 우상향하며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금호석유화학의 주가는 올해 1월까지 52주 최저가인 10만7800원까지 하락하며 약세를 보였습니다. 지난해 영업이익 3590억원을 거둬 2022년(1조1473억원) 대비 67% 떨어진 부분이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습니다. 이때 금호석유화학의 시가총액은 2조9831억원으로 줄어들며 2020년 이후 처음으로 3조원 밑으로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금호석유화학 주가는 올 2월부터 큰 변동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박철완 전 상무가 행동주의 펀드인 차파트너스자산운용과 함께 자사주 소각을 요구한 2월 15일이 기점입니다. 당시 박 전 상무는 금호석유화학의 전체 주식 18%에 해당하는 자사주 전체를 소각해야 한다는 입장문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금호석유화학 주가는 주주환원 정책을 확대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급등했습니다. 주가는 2월 19일 16만3900원까지 상승해 올해 들어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주가는 올 4월 19일 다시 11만5200원까지 하락했습니다. 금호석유화학이 박 전 상무와 행동주의와의 표대결에서 승리하며 경영경 분쟁이 마무리됐기 때문입니다.
금호석유화학의 주가는 올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며 다시 반등에 성공했습니다. 타이어와 글러브 등 전방시장의 수요가 늘어나며 합성고무의 수익성이 강화된 부분이 주효했습니다. 이에 금호석유화학의 주가는 올 7월 15일 16만7000원까지 상승해 52주 최고가를 갱신했습니다. 이달 7일까지도 주가는 15만6400원을 유지했습니다.
금호석유화학은 올 3분기도 어닝 서프라이즈가 예상됩니다. 국내 주요 석유화학 기업들이 경기 침체 장기화에 따른 수요 부진에 불황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금호석유화학만 나홀로 영업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올 3분기 금호석유화학의 영업이익 컨센서스(추정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73% 늘어난 1126억원을 거둘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 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전년 동기보다 영업이익이 늘어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시각입니다.
국내 석화 기업 중 금호석유화학만 유일하게 영업이익이 늘어날 전망입니다. 경쟁사인 LG화학은 올 3분기 전년 동기보다 25.14% 줄어든 6441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됩니다. 롯데케미칼도 56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부진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화솔루션 역시 44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로 돌아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금호석유화학의 호실적은 총매출의 절반이 넘는 합성고무의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올 상반기 금호석유화학은 합성고무 부문에서 매출 1조3033억원, 판매량 64만2403톤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 13% 증가한 수치입니다. 특히 대체품인 천연고무의 가격이 상승해 합성고무의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됩니다. 올 2분기 기준 합성고무 부문 영업이익률은 6.6%를 기록했습니다.
합성고무의 전체 판매량의 80%가 해외수출 물량인 부분도 주목됩니다. 금호석유화학의 지역별 수출 비중은 동남아시아 46%, 중국 18%, 서남아시아 13%, 미주 13%, 유럽 8% 등으로 집계됐습니다. 특히 올해 8월 합성고무의 수출량은 2021년 5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Market View
증권가는 지속되고 있는 합성고무 시황 강세로 금호석유화학 주가의 저평가 매력이 유효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특히 합성고무의 가격이 상승하고 수출도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고 있는 점에 따라 수요 회복이 예상되며, 주가가 과도하게 저평가됐다는 인식이 높아졌다는 의견입니다.
최근 한 달간 금호석유화학의 목표주가를 다시 살펴본 곳은 세 곳입니다. 유일하게 목표주가를 상향한 SK증권은 올해 금호석유화학의 타이어 수요가 우려와 달리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특히 NB 라텍스의 판매량도 지난해를 저점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목표주가를 20만원으로 상향해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습니다.
신한투자증권은 목표주가 20만원을 유지했습니다. 이진명 연구원은 "타이어 수요가 늘어나 합성고무 시황 강세가 지속될 것이며, NB 라텍스 가동률 상승으로 업황 개선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매출 7조1820억원, 영업이익 4081억원을 거둬 실적 반등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현대차증권은 목표주가를 20만원에서 19만원으로 하향했습니다.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습니다. 금호석유화학의 핵심 원료인 부타디엔(BD) 가격이 아직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데다가 컨테이너 비용 부담 등으로 실적 상승 폭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강동진 연구원은 "금호석유화학이 NB라텍스 신규 가동 물량 효과 및 원재료 가격 하락으로 내년까지 실적 강세를 이어갈 것"이라면서도 "다만 BD 가격 강세로 스프레드(제품-원료간 가격차)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Keyman & Comments
금호석유화학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고영도 전무(사진)입니다. 그는 1990년 말 금호그룹 재무관리팀으로 입사했습니다. 2009년까지 재무팀과 회계팀을 거쳐 자금팀장 역할을 맡으며 재무 라인에서 입지를 다졌습니다.
고 CFO는 2010년 관리담당 임원으로 승진한 후 2012년 구매자금담당 상무와 2014년 구매재무담당 상무를 거쳐 2020년 5월 전무로 올라섰습니다. 2021년 4월부터 관리본부장을 맡아 금호석유화학의 재무를 총괄하고 있습니다.
더벨은 금호석유화학의 주가가 최근 반등에 성공한 배경과 향후 주가 부양 계획을 듣기 위해 이날 고 CFO에게 접촉을 시도했지만 직접적인 멘트는 얻을 순 없었습니다. 대신 금호석유화학 관계자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최근 주가가 반등에 성공한 배경에 대해 "경쟁 석유화학 기업과 달리 올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부분이 영향을 끼친 것 같다"며 "올 하반기는 미국 대선과 주요국들의 금리 인하 등 대외 요건들로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NB 라텍스 등 고부가제품 판매 확대를 꾀해 수익성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추가적인 주주환원 정책에 대해서는 "올해부터 향후 3년간 보유한 자사주 50%(보통주 262만4417주)를 순차적으로 소각할 계획이며, 올 상반기에 목표의 33% 수준인 87만5000주(약 1290억원 규모)를 소각했다"며 "올 8월에도 자사주 16만4817주를 매입, 지난달 33만8092주(약 500억원 규모)를 소각 결정했다"고 말했습니다.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포함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올 상반기 말 기준 PBR(주가순자산비율)이 0.66배까지 떨어져 팬데믹 기간을 제외하고 역사적 저점을 기록했다"며 "올 하반기 내 밸류업 강화를 위한 정책을 마련해 공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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