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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오버행 리스크 체크]'CB 풋옵션 부담' 캐리, 구리 유통 신사업 '어쩌나'현금성 자산 4억, 추가 자금조달 불가피

양귀남 기자공개 2024-10-11 08:40:16

[편집자주]

코스닥에서 오버행 리스크는 주가 발목을 잡는 아킬레스건이다. 관측과 예상을 뒤엎고 잠재물량이 쏟아지면 시장은 크게 요동친다. 한번의 악재로 끝날지, 재기불능의 주식으로 전락할지 누구도 장담하기 힘들다. 더벨이 오버행 이슈에 놓인 기업의 현황과 대처 방식에 대해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0일 11: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캐리가 신사업으로 구리 유통사업을 점찍었다. 다만 실질적인 현금 창출력이 제로인 상황에서 신사업 추진을 위한 재원이 충분하지 않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전환사채(CB) 조기 상환 압박이 커지고 있어 주가관리를 위한 보여주기식 제스처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캐리는 전환청구 가능기간이 도래한 1회차 CB 90억원이 남아있다. 주식수로 환산하면 116만1290주로 총 주식 수 대비 15.6%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해당 CB의 전환가액은 7750원으로 만기가 1년도 채 남지 않은 CB다. 캐리 입장에서는 CB를 안정적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조기 상환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올해 반기보고서에서 캐리는 1회차 CB 채권자로부터 기한이익 상실에 따른 상환 요청을 받아 협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 사실상 채권자가 CB를 통한 투자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셈이다.

캐리의 주가는 지난 8월 초까지만 하더라도 최저 2860원을 기록하고 있었다. 전환가액과의 차이가 심해 안정적인 전환은 어려운 여건이다.

문제는 캐리의 재무 상태로는 조기 상환 청구를 감당할 수 없다는 점이다. 2분기 말 기준 캐리의 현금성자산은 4억원에 불과하다. 기껏 확보했던 자금은 부동산 양수에 전부 활용하면서 내부 곳간이 비었다. 조기상환이 청구된다면 투자자들에게 돈을 돌려줄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캐리는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신사업 카드를 꺼내들었다. 핵심은 구리 유통 사업이다. 캐리는 오는 24일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임시주주총회에서 다뤄질 의안은 정관 일부 변경의 건과 신규 이사 선임의 건, 분할계획서 승인의 건이다. 사실상 신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주요 인사를 선임하고 회사 정관을 정비하는 임시주주총회인 셈이다.

캐리는 사내이사로 이서준 아크로글로벌 대표, Eugene Cheng, Tien Tran, Richard Hsieh, 조미정 망고미디어그룹 이사를 선임할 예정이다. 사외이사로는 Angela Park 과 Kyung Koo Kim 씨를 선임한다.


신규 사업 목적으로는 광업과 관련된 내용이 추가된다. 구체적으로 △광업 △구리 중개 판매업 △광물 등의 수출입 및 판매업 등을 추가할 계획이다.

캐리는 이와 발맞춰 보도자료를 통해 구리 유통 사업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아랍에미리티의 '유로 얼라이언스'와 구리 등 광물 수입 관련 협약을 체결했다고 설명했다. 총 수입 물량을 연간 10만톤까지 확대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다만, 시장에서는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구리 유통사업 특성상 유동성이 부족한 캐리가 영위하기 쉽지 않은 구조이기 때문이다. 구리 유통은 보통 구리를 먼저 구매하고 이후 판매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유통 사업을 위해서는 구리를 미리 구매할 수 있는 자금이 필수적이다.

구리 유통사업을 추진했던 한 상장사 관계자는 "쉬워보이지만 생각보다 자금도 많이 필요하고 운반·저장을 위한 제반 시설도 갖춰야 한다"며 "게다가 자금 유동성을 위해서는 구리 수요처를 반드시 확보하고 진행해야 한다는 어려운 점이 있다"고 말했다.

캐리는 가용할 수 있는 자원이 없을 뿐만 아니라 본업에서도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태양광 인버터 사업을 주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는 캐리는 지난 2022년 매출액 523억원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매출액이 169억원까지 축소됐다. 지난 2020년부터 적자도 이어지고 있다.

실질적으로 돈줄이 마른 캐리가 신사업을 추진한다고 하니 일각에서는 CB 전환을 위한 주가 관리용 공수표인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주가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두 달 사이 최저 2860원에서 8000원대까지 상승했다. 이에 1회차 CB 보유 투자자 일부가 전환청구를 진행하기도 했다.

염현복 캐리 대표는 "12억원에서 13억원 정도 되는 초도 물량 분에 대해서는 은행에 신용장을 발행해 조달했다"며 "이후 필요한 자금은 국내외 금융사의 도움을 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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