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지금]적자 전환에도 '주가 반등' 성공한 배경은①3분기 영업손실 93억 전망…주가는 한 달만에 40%p 상승
박완준 기자공개 2024-10-14 07:49:49
[편집자주]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롯데그룹의 미래를 담당하고 있다. 위기 경영 속에서도 4대 신성장 동력으로 낙점한 이차전지소재 사업을 본궤도에 빠르게 올리기 위해 3조원에 가까운 금액을 투자해 인수한 곳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황이 좋지 않다. 부진한 시장 상황이 언제 끝날지 짐작할 수 없어 대규모 투자 계획도 줄줄이 연기되고 있다. 더벨은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이차전지소재 사업 현황을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0일 14: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재계 10위권인 롯데그룹은 지난해 3월 글로벌 동박 시장 점유율 4위를 기록한 일진머티리얼즈를 2조7000억원에 인수하면서 단숨에 이차전지소재 산업에서 존재감을 키웠다. 기술과 고객사 확보 등 초기 진입 단계를 건너뛰고 이차전지소재 시장의 개화 속도에 발맞춰 외형 성장을 이뤄내기 위해서였다.하지만 롯데그룹의 승부수는 아직 두드러진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폭발적인 성장세를 시현했던 전기차 시장이 지난해부터 '숨 고르기' 국면에 접어들며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수익 창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3조원에 가까운 금액을 지불한 롯데그룹 입장에서는 뼈 아픈 현실을 맞이한 것이다.
다만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주가는 최근 반등에 성공한 모습이다. 건식 공정에 적합한 고온 고강도, 고연신 하이브리드 동박의 경쟁력이 시장에서 인정받아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부푼 탓이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용 하이엔드(고품질) 동박 시장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주가 상승을 뒷받침했다.
◇전기차 캐즘에 하락한 주가…시총 2.2조 →1.4조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주가는 지난해 4월부터 연일 하락세를 보였다. 롯데그룹의 인수로 6만1000원대에 머물던 주가가 지난해 3월 말 7만5000원까지 치솟았지만, 두 달 만에 4만8200원까지 내려왔다. 이때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시가총액은 2조2225억원에 불과했다.
주가 하락에 롯데그룹은 고가 인수 논란에 휩싸였다. 앞서 롯데그룹은 일진머티리얼즈의 지분 53.3%를 주당 10만9852원에 사들였다. 시가 대비 두 배 이상을 지불해 경영권 프리미엄이 100%에 달한다. 통상 경영권 프리미엄이 20~30%가량 붙는다는 점에 비춰 '오버 페이'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글로벌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부진) 여파에 주가는 올해 1월까지 꾸준히 하락했다. 지난해 전기차 업황 부진과 중국발 공급과잉에 따른 제품 가격 하락에 영업이익이 2022년 대비 85.9% 줄어든 120억원을 실현하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이에 주가는 올 2월 1일 3만1000원까지 떨어져 52주 최저가를 갈아치웠다. 시가총액은 1조4294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 3월부터 증권가의 긍정적인 리포트가 발간되며 주가는 연일 상승세를 기록했다. 3월 4일 3만6000원이던 주가는 6월 18일 장중 5만9200원까지 올라 52주 최고가를 갱신했다. 특히 1분기에 영업이익 43억원을 거둬 전 분기(11억원) 대비 4배가량 늘어난 부분도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올 7월부터 8월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주가의 상승분을 모두 반납한 시기다. 주요 고객사인 얼티엄셀즈(LG에너지솔루션·GM 미국 합작 법인)의 공장 증설이 연기되며 수요 부진 우려가 나오면서다. 8월 5일 주가는 6월 고점인 5만9200원 대비 48%p 하락한 3만500원을 기록했다. 이때 시가총액은 1조4063억원을 기록했다.
◇투자 계획 '전면 수정'…기술 경쟁력에 주가 반등
업황 부진에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올 8월 투자 계획을 전면 수정했다. 기존 2300억원의 투자 계획을 63% 감축한 860억원 규모로 축소했다. 말레이시아 증설과 스페인 공장 설립 계획도 줄줄이 연기했다. 불확실성이 큰 시장 상황과 쪼그라든 현금창출력을 대응하기 위해서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올 3분기도 적자 전환이 예상되는 등 전망이 어둡다. 금융업계는 올 3분기 매출 2096억원, 영업손실 94억원을 거둬 시장 컨센서스를 하회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동박 출하량이 전 분기 대비 약 20% 감소해 공장 가동률이 낮아지며 고정비 부담도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주가는 전망과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지난달 5일 주가가 4만3000원까지 상승하며 한 달 만에 40%p 이상의 상승 폭을 기록한 영향이다. 이달 8일까지도 4만2350원을 유지하는 등 5~60일 단기 저항선도 모두 돌파해 추가적인 주가 상승의 가능성도 높였다.
주가 반등의 배경에는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기술력이 꼽힌다. 최근 테슬라와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 글로벌 배터리 기업들이 가격 경쟁력과 배터리 성능 향상을 모두 잡을 수 있는 건식 공정을 상용화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면서다.
앞서 건식 공정은 기존 습식공정과 다르게 활물질 코팅 후 건조 공정이 없어서 원가절감 효과가 높고 건조 과정이 없어 생산 속도와 효율을 높일 수 있다. 건식공정은 습식공정 대비 원가를 15% 절감할 수 있으며 에너지소비량도 47% 낮출 수 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업계에서 유일하게 초극박에 고온 고강도, 고연신을 동시에 만족하는 하이브리드 동박 제품을 개발 및 양산하고 있다. 이에 열과 압력을 가하는 건식 공정에 적합한 동박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최근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동박 사업 이외에도 전고체 전해질, LFP 양극재, AI 가속기 등 차세대 고부가 제품 및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주가 부양의 가장 큰 숙제는 빠른 실적 개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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