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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지금]효율성 방점 찍은 이사회…독립성 확보는 '현재 진행형'③사외이사 비율 50%로 확대…감사위원회 구축은 가야할 길

박완준 기자공개 2024-10-16 07:33:05

[편집자주]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롯데그룹의 미래를 담당하고 있다. 위기 경영 속에서도 4대 신성장 동력으로 낙점한 이차전지소재 사업을 본궤도에 빠르게 올리기 위해 3조원에 가까운 금액을 투자해 인수한 곳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황이 좋지 않다. 부진한 시장 상황이 언제 끝날지 짐작할 수 없어 대규모 투자 계획도 줄줄이 연기되고 있다. 더벨은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이차전지소재 사업 현황을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4일 15: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사회는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졌다. 이사회의 독립성이 자본 분배와 전체 주주의 권익 향상과 직결되며 지배구조 강화의 핵심으로 꼽히는 이유다.

하지만 역사가 짧은 성장 기업들은 이사회 독립성이 낮은 편에 속한다. 독립적인 이사회는 외부인들에 의한 감시망이 확대되며 의사결정 단계에서 오랜 시간이 걸리는 단점을 갖고 있다.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으며, 내부정보 유출 우려도 존재한다. 성장 기업이 이사회의 독립성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이유다.

롯데그룹이 지난해 3월 출범시킨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도 이사회 독립성 확보는 아직이다. 글로벌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이 길어지며 주력하는 동박 사업의 불확실성이 커진 탓이다. 이에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발빠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효율적인 이사회 구축에 중점을 두고 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초대 이사회는 사내이사 2인과 사외이사·기타비상무이사를 각각 1명씩 선임해 총 4명으로 구성됐다. 뚜렷한 키워드는 '기술'과 '투자'였다. 그룹과 모회사 롯데케미칼 내부에서 기술 및 전략 투자에 잔뼈가 굵은 인물들을 배치했다. 동박 시장 경쟁 대응과 경영 및 투자 효율성 제고를 위한 인선으로 풀이된다.

사내이사는 롯데그룹 출신인 김연섭 대표와 박인구 전무가 배치됐다. 롯데케미칼 전지소재사업단 사업개발담당인 조계연 상무보는 기타비상무이사로 이사회에 배치됐다. 사외이사는 오세민 전 포스코퓨처엠 상무가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출범 초기 이사회 구성원들의 역할 분할은 확실했다. 김 대표와 박 전무는 글로벌 동박 시장의 확대에 발맞춘 체계적인 사업과 기술 개발 프로세스를 구축했다. 특히 말레이시아와 북미 공장 증설 등의 초기 설비투자(CAPEX) 계획과 운영비용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일조했다. 조 상무보도 투자 전략에 대해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사외이사는 이차전지 소재 기술을 확보하는 데 힘썼다. 앞서 그는 2011년부터 2020년까지 포스코케미칼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다. 포스코케미칼에서 이차전지 소재개발센터장과 음극소재 실장을 역임한 소재 전문가로 평가된다. 특히 그는 하이앤드(고품질) 이차전지 소재 신사업을 개척하는 임무를 수행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지난해 말을 기점으로 이사회에 큰 변화를 줬다.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이사회 내 ESG(환경·사회·지배구조)위원회를 설치한 내용이 골자다.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전략 및 경영 부문별 목표 및 실적 사항 등을 검토 및 이행하기 위한 목적이다.

사외이사 비율도 과반수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앞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자산총계 2조원 미만의 기업으로 법규상 사외이사를 이사회 구성원 총수의 4분의 1만 선임해도 된다. 하지만 올 3월 이필재 전 환경부 환경보건정책관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면서 기타비상무이사를 이사회에서 제외했다. 이에 이사회는 사내이사와 사외이사가 각각 2명씩 배치됐다.

이 사외이사는 ESG위원회에도 이름을 올렸다. 환경부와 대한 LPG협회회장 등 환경 분야에서 30여 년간 경력을 보유하고 있는 점이 선임 배경으로 꼽혔다. 그는 올해부터 온실가스 배출관리(환경)와 에너지 효율성 관리(환경), 제품 수익성 확대 및 신시장 진출(경제)을 주요 현안으로 낙점해 검토할 계획이다.

다만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이사회는 아직 독립성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해 견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아울러 사외이사 중 회계 또는 재무 전문가가 없어 감사위원회를 구축하지 않은 점도 단점으로 꼽힌다. 이에 지난해 말 기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지배구조보고서 준수율은 26.7%에 그쳤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관계자는 "자산총계가 2조원을 넘지 않아 상근 감사제도를 도입하여 운영 중"이라며 "이사회 독립성과 자율성,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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