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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파이낸스 2024]설립 6년 맞은 유럽우리은행, '정상화 단계'에 한발①빠른 외형 성장 따라가지 못한 수익성…'숨 고르기' 들어갔다

프랑크푸르트(독일)=조은아 기자공개 2024-11-06 10:5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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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사업 전략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단순한 본점 지원의 성격에서 벗어나 현지화에 집중하는 단계를 거쳐 IB 부문까지 영토를 확장했다. 신흥시장과 선진시장을 가리지 않고 '기회의 땅'을 찾아나서고 있다. 은행에 치우쳤다는 한계 역시 조금씩 극복해나가고 있다.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전략이 어떤 식으로 진화하고 있는지 더벨이 우리 금융회사들의 해외 사업을 집중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04일 11: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독일은 흔히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한 전초기지로 통한다. 특히 프랑크푸르트에 주요 법인들이 몰려있다. 독일에 법인을 두고 있는 국내 기업 수만 880여곳에 이르는데 상당수가 프랑크푸르트에 있다.

은행권 역시 다르지 않다. 하나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의 유럽법인이 모두 모여있다. 우리은행 유럽법인(유럽우리은행)은 셋 중 가장 늦은 2018년 11월 출범했다. 가장 '젊은' 법인이다. 출발은 늦었지만 빠른 속도로 자산을 늘리며 외형 성장을 이뤄왔다. 올해부터는 흑자 전환을 위한 내실 다지기에 주력하고 있다.

◇설립 6년…높은 성장세, 무서운 '막내'

유럽우리은행은 프랑크푸르트에 진출한 시중은행 가운데 후발주자다. 독일하나은행의 경우 1970년 지점으로 설립돼 1992년 법인으로 전환했다. 업력이 50년을 훌쩍 넘는 독일 한국계 은행의 터줏대감이다. 유럽신한은행은 1994년 설립돼 올해 30년을 맞았다.

유럽우리은행은 2018년 10월 현지 금융당국으로부터 법인 설립 인가를 받아 11월 문을 열었다. 이제 막 6년을 맞았다. 규모로는 크게 뒤지지 않는다. 프론트오피스(영업)와 백오피스(지원)를 더해 모두 10개 부서로 이뤄졌다. 본국 파견직원과 현지직원을 더해 27명이 근무 중이다. 독일하나은행(45명)과 비교하면 규모가 다소 작지만 유럽신한은행(30명)과는 비슷한 수준이다.

우리은행이 처음 독일에 법인 설립을 검토한 건 2016년, 본격적으로 파견직원을 보내 설립 준비를 시작한 건 2017년이다. 3명의 파견직원이 독일로 건너와 준비에 나섰다. 당시 독일 금융감독청(Bafin)과 유럽중앙은행(ECB) 등 현지 금융당국에 제출한 인허가 신청 관련 보고서만 수천 페이지에 이른다. 독일은 특히 금융회사 인허가가 깐깐하기로 유명하다.

유럽우리은행 관계자는 "업력은 비록 짧지만 그만큼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해 더 노력하고 있다"며 "고객 중심 전략을 통해 성장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우리은행의 영업수익 규모는 매년 가파르게 늘고 있다. 2020년만 해도 59억원에 그쳤으나 지난해 406억원까지 증가했다. 올 상반기에도 229억원을 기록했다.


◇유럽 헤드쿼터 역할 확대…흑자 전환은 과제

유럽우리은행은 사실 우리은행의 해외 네트워크 중에서 규모가 그리 큰 편은 아니다. 전체 11개 법인 중 자산 규모로는 중간인 6위 정도다. 그러나 그 상징성만큼은 남다르다.

헝가리와 폴란드 등 중동부 유럽은 최근 몇 년 사이 국내 기업들이 매우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는 곳으로 꼽힌다. 두 곳 모두 지리적 이점과 낮은 법인세율 등으로 우리 기업들의 생산법인이 하나둘 자리를 잡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우리은행의 해외 네트워크 확보도 이 지역에 집중돼 있다. 2021년 12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사무소를 열었으며 현재 폴란드 바르샤바에 지점을 개설하기 위한 준비에 한창이다. 중동부 유럽에 지점을 세우는 곳은 우리은행이 국내 은행 중 처음이다.

헝가리사무소와 바르샤바지점 모두 유럽우리은행 소속이다. 'EU지역 동일인 원칙(EU 패스포트 룰)'에 따라 유로존 국가에 현지법인이 있으면 다른 EU 국가에서는 한결 간소화된 절차로 지점 및 사무소 신설이 가능하다. 내년 바르샤바지점까지 개설이 완료되면 유럽우리은행, 바르샤바지점, 헝가리사무소의 삼각편대가 중동부 유럽 전 지역에서 신속하고 효율적인 금융지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부에선 기대하고 있다.

유럽우리은행의 우선 과제는 흑자 전환이다. 2022년 13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반짝 흑자를 냈지만 지난해 다시 순손실이 큰 폭으로 늘었다.

설립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적극적으로 영업에 나서기 어려웠던 것으로 파악된다. 이미 하나은행과 신한은행 등 업력이 워낙 긴 시중은행들이 자리를 잘 잡고 있는 만큼 '틈새 공략' 역시 쉽지 않았다. 한때 외형 확대에만 주력하면서 내실 역시 챙기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들어선 새 법인장의 부임과 함께 새출발에 나섰다. 첫걸음으로 그간 금융당국으로부터 지적받았던 사안들을 모두 개선하면서 자본비율 규제가 조금이나마 완화됐다. 숨통이 트이면서 영업 정상화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올들어 부실채권 정리 역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자산규모가 지난해 말 대비 큰 폭으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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