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 IPO]미국행 선택했지만...상장까지 변수 '산적'해외 DR 공모, 국내 증권신고서도 제출해야…2021년 더블다운인터액티브 ‘닮은꼴’
안준호 기자공개 2024-11-07 15:19:50
이 기사는 2024년 11월 04일 14: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국 증시로 선회한 토스를 두고 증권업계에서는 상반된 평가가 나오고 있다.전례가 없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상장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의견이 있다. 오히려 10조원 이상의 몸값을 목표로 한다면 국내보다는 해외가 유리한 측면도 있다.
하지만 반드시 국내 상장보다 난이도가 낮다고 볼 순 없다.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이더라도 금융감독원에 별도 증권신고서를 제출해 검토를 거쳐야 한다. 내용과 시기를 맞춰야 해서 만만치 않은 작업이다. 해외 상장에 대한 비우호적 시선도 부담으로 꼽힌다.
◇'슈퍼앱' 실현한 금융플랫폼…"해외 투자자 눈길 끌 것"
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토스는 최근 상장 주관사단에 미국 상장 추진 계획을 알렸다. 지난 2월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국내 증권사들로 한국 상장을 위한 주관사단 구성을 마쳤으나 미국 증시로 방향을 틀었다. 회사 측은 연내 외국계 증권사를 선임해 준비 과정에 돌입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상장 계획을 바꾼 배경으로는 최소 10조원 이상이 예상되는 기업가치가 거론된다. 지난 2022년 이뤄진 시리즈G 투자유치 당시 토스는 9조원대 몸값을 인정받았다. 상장에 나선다면 조단위 공모가 유력한 상황이다. 단 코로나19 이후 '빅딜'에 대한 의구심이 커진 한국 시장에선 공모 흥행이 쉽지 않다는 평가도 받았다.
국내 투자자들의 경우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등 앞선 상장 사례들로 인해 핀테크 업권 전반에 대한 ‘반감’이 큰 편이다. 반면 해외 시장에서는 핀테크에 대한 의구심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사실상 국내 유일의 금융 플랫폼 기업이란 사실도 강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토스 측에서는 성격이 다르다고 주장할지라도 국내 투자자들 입장에선 카카오페이, 케이뱅크 같은 앞선 기업들과 비교를 할 수밖에 없다"며 "반면 해외 투자자들이 중시하는 것은 특정 지역, 시장에서 선두에 위치한 기업이냐를 주로 보기 때문에 오히려 성공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실제 최근 해외 상장에 성공한 기업들은 특정 섹터에서 선도적 위치에 있던 곳들이기도 하다. 2021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한 쿠팡, 최근 나스닥에 입성한 웹툰엔터테인먼트 등이 이런 사례로 꼽힌다. 쿠팡은 이커머스 분야에서, 웹툰엔터테인먼트는 웹툰 시장에서 지배적 점유율을 보였다.
◇국내 증권신고서 절차 변수…해외 상장 '의구심' 해소도 과제
해외 공모의 허들이 국내 못지 않다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 투자 수요 확보에 앞서 딜 자체의 난이도가 높은 편이다. ADR을 발행해 공모를 하더라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제출 서류(F-1)과 별개로 국내 감독기구인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은 해외 발행이어도 국내 거주자가 취득 가능하거나 1년 이내 취득 가능한 조건일 경우 자본시장법 상의 ‘모집’으로 본다. 국내 공모와 동일한 성격으로 보고 신고서 제출 등의 절차를 거친다는 의미다.
국내 기업이 ADR로 상장한 가장 최근 사례는 2021년 더블유게임즈 자회사인 더블다운인터액티브(DDI)가 있다. 이 회사 역시 관련 규정에 따라 금감원에 별도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3월 첫 신고서를 제출한 뒤 5회 정정을 거쳐 9월 발행을 확정했다.
자본시장 업무를 주로 자문하는 한 변호사는 “국내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미국 SEC에도 필요한 서류를 내야 하는데 절차나 검토 시점 등이 다르기 때문에 이를 일치시키는 것이 관건”이라며 “법률 자문의 측면에서는 일반 기업공개(IPO)보다는 훨씬 어렵고 자문사들이 더 많이 관여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해외 상장에 대한 의구심 해소도 과제가 될 수 있다. 해외 실적이 전무한 상황에서 미국 증시를 택할 경우 ‘색안경’을 끼고 보는 시선도 나올 수 있다. 앞선 사례인 DDI의 경우 글로벌 소셜 카지노를 운영했다.
투자은행(IB)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에 상장한다면 해외 시장에서 거두는 이익이 얼마라도 있어야 명분이 선다”며 “돈은 한국에서 벌고, 성장 과실은 해외 투자자들과 공유한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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