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인기연은 지금]'오너 2세' 북미법인 완전자본잠식 '눈앞'...180억 수혈②WAYB 법인장 장남 정윤석 상무...부채비율 급등, 동인기연 현금성자산 웃도는 유증 참여
안정문 기자공개 2024-11-07 15:18:27
[편집자주]
동인기연은 2022년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이듬해 코스피 시장에 상장했다. 하지만 그 이후 실적이 쪼그라들면서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주가는 시초가의 60% 수준으로 낮아졌다. 상장 1년이 다 되어가는 시점에 동인기연의 현 상황을 더벨이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06일 07: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인기연이 북미 판매법인 WAYB(웨이비)의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주식 취득 목적은 WAYB의 재무구조 개선이다.이 법인은 미국의 유아용품 개발과 브랜드 운영, 판매를 맡고 있다. 해당 북미법인은 동인기연 오너2세이자 장남인 정윤석 상무가 법인장을 맡고 있다.
동인기연이 유상증자를 통해 WAYB에 수혈한 배경으로는 실적 부진이 꼽힌다. WAYB이 올 상반기 적자를 기록하면서 부채비율이 26000%를 넘어설 정도로 높아졌다. 투자 대비 적은 순이익 탓에 부채가 빠르게 늘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WAYB는 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유상증자가 없었다면 WAYB는 올 하반기 6900만원의 적자만 거두더라도 완전자본잠식에 빠질 정도로 재무건전성이 악화된 상태다.
◇WAYB 부채비율 급증, 181억 수혈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인기연은 지난달 29일 이사회에서 WAYB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를 결정하고 이번달 2일 납입을 마쳤다. 유증 규모는 180억원이다. 이 가운데 150억원은 채무상환자금, 30억원은 운영자금으로 투입된다.
동인기연이 WAYB에 투입하는 자금은 올 상반기 기준 WAYB의 자산 총액 규모(180억원)와 맞먹는다. 동인기연은 WAYB의 자산의 대부분이 부채라는 점을 고려해 이번 유증을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WAYB의 자본 규모는 올 상반기 6800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8억3400만원)과 비교하면 92.0% 줄었다. 이는 올 상반기 8억700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탓이다.
WAYB는 2021년부터 3년 연속 순손익 흑자를 기록했지만 올 상반기에는 적자를 거뒀다. 지난해까지 살펴보면 2021년 28억100만원, 2022년 4억1900만원, 2023년 8800만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다만 흑자 규모가 투자 대비 크지 않았던 탓인지 WAYB의 부채는 2019년 22억1800만원에서 올 상반기 179억7300만원으로 4년6개월 만에 710% 늘었다. 반면 자본 규모는 2019년 9억6700만원에서 올 상반기 6800만원으로 같은 기간 93.0% 줄었다.
WAYB의 자본금이 13억9100만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해당 법인은 계속해서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있었던 것이다. 만약 동인기연이 유증을 단행하지 않은 상태에서 하반기 6900만원 이상의 순손실이 발생한다면 WAYB는 자본이 음수가 되는 완전자본잠식에 빠질 만큼 재무상태가 악화됐다.
이 영향으로 부채비율도 가파르게 치솟았다. 2019년 229%, 2020년 -201%, 2021년 2780%, 2022년 1570%, 2023년 1746%, 2024년 상반기 26522%로 높아졌다. 이번 유증의 효과로 WAYB의 부채비율은 100% 아래로 낮아지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동인기연 현금성자산, WAYB 증자 규모 밑돌아
동인기연은 이번 WAYB의 유상증자에 현금취득 형식으로 참여했는데 이를 위해 차입을 일으켰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동인기연의 현금성자산 규모는 별도기준 63억4900만원이다. 연결기준으로 집계하더라도 상반기 현금성자산은 118억8300만원으로 이번 WAYB의 유증 규모에 못미친다.
동인기연의 재무건전성 지표는 우수한 수준이지만 악화되고 있다. 올 상반기 동인기연의 순차입금은 560억원으로 지난해 말 423억원에서 32.4% 증가했다.
이같이 재무건전성이 급격히 나빠진 WAYB의 법인장은 동인기연 창업자 정인수 대표의 장남, 정윤석 상무다. 그는 2018년부터 WAYB 대표를 맡고 있다. 동인기연은 WAYB를 통해 ‘PICO' 브랜드의 유아용 카시트 사업을 영위 중이다.
정 상무는 지난 2013년부터 상장 전까지 동인기연의 사내이사를 겸직하며 경영에 관여해 온 인물이다. 상장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내부통제 강화 차원에서 동인기연 등기이사직을 내려놨지만 WAYB의 대표이사직은 유지하고 있다.
한편 WAYB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기도 한 정윤석 상무는 이번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는 다. 공시에 따르면 동인기연의 WAYB 지분율은 89.8%에서 98.2%까지 높아진다. 이는 증자물량을 모두 동인기연이 받았을 때 산출되는 수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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