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존, 세 번째 탈세 의혹…거버넌스 취약성 탓인가 스크린 골프장 운영 관련 비용 의혹...기업가치 타격 우려
이지혜 기자공개 2024-11-08 07:22:31
이 기사는 2024년 11월 07일 07: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골프존이 또다시 탈세 혐의를 받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에도 혐의가 사실인 게 밝혀지면 골프존의 탈세 행위는 약 10년 간 총 세 번이 된다. 적잖은 횟수다. 현재 골프존은 탈세 외에도 정부 당국으로부터 세 건의 제재를 받고 있다. 거버넌스의 취약성이 문제일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이는 골프존에 대한 투자 신뢰를 흔들 수 있는 이슈다. 골프존은 올 들어 3분기까지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밝혔는데 이런 상황에서 세금까지 빼돌렸을 경우 투자심리가 더욱 나빠질 수 있다. 자칫 기업가치나 자본시장에서 평판이 나빠지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국세청 조사4국, 세무조사 돌입
6일 업계에 따르면 골프존홀딩스를 포함한 계열사가 세무조사를 받는 것으로 전해진다. 세무조사를 맡은 건 서울지방국세청(이하 국세청) 조사4국인 것으로 파악된다.
국세청의 조사4국은 1~3국과 조금 다른 역할을 맡는다. 심층 세무조사 등 특정 혐의를 포착해 투입한 뒤 비정기적인 기획 세무조사만을 담당하는 특수조직이다. 주로 규모가 큰 기업의 탈세 사건을 맡기에 ’기업 저승사자‘로도 불린다.
국세청의 조사4국 관계자는 “골프존의 조사 여부, 혐의 등을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골프존이 세무조사를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3년 10월부터 그해 말까지 국세청으로부터 세무조사를 받은 결과 골프존은 △법인세 축소 신고 △비용 과다 계상 등에 문제가 있었다는 게 드러났다. 이에 따라 400억원가량의 추징금을 부과받았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불과 5년 전인 2019년에도 골프존은 국세청 조사4국에서 기획 세무조사를 받았다. 당시 골프존은 세무조사를 받는다는 사실 자체를 부인했지만 탈세혐의가 또 사실로 드러나며 43억2800만원의 추징금을 부과받아 납부했다.
◇탈세 논란 지속, 경영 투명성 위기·투자 심리 악화 우려
골프존에서 자꾸 탈세나 탈루 의혹이 불거지는 데는 수익구조가 불투명한 탓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비용을 부풀리거나 복잡한 내부거래 구조를 활용하는 방법 등이 기업에서 자주 쓰이는 방법인데 골프존도 골프장 운영 관련 비용을 부풀렸다는 의혹을 받는다.
제 아무리 외부감사를 받아도 경영진이 제공하는 자료를 바탕으로, 샘플링 방식의 감사를 진행하기에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더군다나 골프존은 경영진을 견제할 수 있는 거버넌스 체계도 약하다. 정관 상 이사회에 둘 수 있는 위원회는 다양하지만 감사위원회만 둔 것으로 파악된다. 감사위원회는 사외이사만으로 이뤄졌지만 이 중 회계전문가는 단 한 명이다. 감사 교육도 올 상반기에 한 번도 이뤄지지 않았다.
사외이사진과 경영진의 힘의 균형도 맞지 않는다. 최덕형 골프존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으며 사내이사와 사외이사가 각각 세 명씩 동수를 이루고 있다. 또 사외이사 등 이사 후보자 추천 절차도 제대로 설정되어 있지 않는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로 사외이사 중 올 상반기 나온 이사회 안건 중에 사외이사들은 단 한 건의 의안에도 반대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골프존을 향한 오너일가의 지배력은 공고하다. 골프존뉴딘홀딩스가 올 상반기 말 기준 골프존의 지분 22.01%, 김영찬 골프존뉴딘그룹 회장이 14.99%를 쥐어 총 37%의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다.
게다가 골프존은 올 들어서만 정부 당국에서 두 건의 제재를 받았다. 5월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부터 과징금 75억원에 과태료 500만원, 6월에 방송통신위원회에서 1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지난해에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19조를 어겼다는 이유로 시정명령을 받아 관련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내부 교육을 수시로 진행하고 있다.
이런 논란이 실적과 무관하게 기업가치나 평판 등을 갉아먹을 수 있다는 건 이미 연구로도 입증되어 있다. 2021년 인터넷정보학회에서 발간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인터넷 뉴스 포털에서의 탈세 논란이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 연구』가 대표적이다.
해당 논문에 따르면 “기업이 세금을 절약하거나 회피하고자 한 행위가 과세관청에 의해 탈세로 판단되면 기업은 일련의 탈세 관련 보도 기사로 인해 기업이미지 손상과 주가 하락 등 같은 비조세적 비용까지 부담하게 된다”고 쓰여 있다.
골프존 관계자는 세무조사와 관련해 “확인해줄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KB증권, 주태영 IB부문장 주축 '새로운 시대' 열렸다
- 태경그룹, 라이온켐텍 경영권 지분 인수
- [LP Radar]군인공제회, VC 8곳 GP 선정…iM-SJ '첫' 낙점 낭보
- [조각투자 톺아보기]2026년 상장 도전 열매컴퍼니, 프리IPO로 밸류 높일까
- 'K첨단산업'이 나아갈 길
- [카드사 생크션 리스크]소비자보호 실태도 공개…KB·현대·우리카드 '양호'
- [상장 VC 이사회 분석]스틱인베, 꾸준한 배당금 확대 기조 '눈길'
- [클라우드 키플레이어 MSP 점검]수익 확대 나선 메가존, 해외 시장 돌파구
- [하나금융 차기 리더는]3년 만의 레이스 개막, 공통점과 차이점은
- BNK캐피탈, 내부통제위 신설…사외이사 위원장 '유력'
이지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2024 이사회 평가]백산, 경영성과 '양호' 거버넌스는 '흔들'
- [2024 이사회 평가]BGF, 이사회 100점 만점 중 55점 '구성 취약'
- [공연 티켓 파워]OD컴퍼니, <지킬앤하이드> 흥행? KOPIS 기록 '괴리'
- 하이브 CB 셀다운 난항…주관사 미래에셋 '난감'
- [콘텐츠산업, 한계 넘는 기업들]'덕후 공략' 라이브러리컴퍼니, 팬덤 기반 IP 승부수
- [콘텐츠산업, 한계 넘는 기업들]라이브러리컴퍼니, 4년 만에 밸류 40배 성장 '잭팟'
- [공연 티켓 파워]뮤지컬어워즈, 후보작 흥행률은…소극장 공연 '돌풍'
- [Market Watch/공연 티켓 파워]10주년 맞은 뮤지컬 '희비'…흥행왕은 <레미제라블>
- [Market Watch/공연 티켓 파워]티켓가격 상승 무색…3분기 대중음악 시장 '호황'
- [콘텐츠산업, 한계 넘는 기업들]라이브러리컴퍼니, '데이터로 승부'…투자자 러브콜 비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