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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티켓 파워]뮤지컬어워즈, 후보작 흥행률은…소극장 공연 '돌풍'<홍련> <긴긴밤> 매진 속출, 대형작 <일 테노레>는 부진

이지혜 기자공개 2024-12-19 09:33:41

[편집자주]

공연예술산업은 베일에 가려져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수익도, 티켓 판매량도 드러나지 않는다. 정보는 알음알음 한정된 인맥 사이에서만 돌고 정보의 신뢰도나 객관성을 담보할 수도 없다. 정부가 나서서 공연예술통합전산망을 만들고 법을 개정했지만 시장에 만연한 정보 비대칭성을 해소하기까지 갈 길이 멀다. 그러나 정보의 투명성과 비대칭성 개선은 투자자의 저변을 확대해 산업 성장의 토대를 다지기 위한 제반 조건이다. 이에 더벨은 파편처럼 흩어진 공연예술산업의 데이터를 퍼즐처럼 맞춰 공연의 실제 티켓 파워를 가늠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17일 15: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9회 한국뮤지컬어워즈의 막이 올랐다. 이는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권위있는 시상식이다. 한국뮤지컬협회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창작주체지원사업 협회와 정부가 주도하고 있다. 2016년부터 매년 말 후보작을 선정하고 이듬해 초 수상작을 발표한다.

올해에는 창작 초연작이 사상 최대규모로 출품됐다. 이중 대상작 후보로 6개 작품이 선정됐다. 대극장 작품으로는 <스윙 데이즈_암호명 A(이하 <스윙 데이즈>)>, <일 테노레>가 올랐고 중극장 작품으로 <파과: 뭉그러진 과일(이하 <파과>)>, 중소극장 작품으로 <글루미 선데이>, <긴긴밤>, <홍련>이 거명됐다.

대상 후보작들의 흥행성과를 보면 인기는 극장 규모와 무관해보인다. 소극장 작품의 기세가 매서웠다. 제작사 측은 <홍련>은 사실상 완판됐고 <긴긴밤>도 80% 이상의 객석 점유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오히려 규모 면에서 국내 빅5 제작사로 꼽히는 오디컴퍼니의 대극장 작품 <일 테노레>는 부진한 성과를 낸 편이다.

◇<홍련><긴긴밤> 흥행 성과 '독보적', <스윙 데이즈> 성공적 첫발

17일 뮤지컬업계에 따르면 한국뮤지컬어워즈 대상 후보작 가운데 소극장 작품의 객석 점유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던 것으로 집계됐다. <홍련>이 눈에 띈다. 7월 30일부터 10월 20일까지 대학로 자유극장에서 공연된 이 작품은 마틴엔터테인먼트가 제작했다.

마틴엔터테인먼트 측에 따르면 <홍련>의 티켓판매량은 총 2만2985장이다. 전체 객석 점유율은 99%, 유료 객석 점유율은 97%다. 233석을 사실상 전부 매진시킨 셈이다.

이 작품은 고전소설 ‘장화홍련전’과 ‘바리데기’ 설화를 락 음악 등 현대적 요소로 풀어낸 작품이다. <홍련>은 2022년 CJ문화재단의 스테이지업 프로젝트에 의해 기획, 개발돼 올해 첫 공연을 진행했는데 이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홍련>의 뒤를 이은 작품도 소극장에서 상연되는 <긴긴밤>이다.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이 작품은 링크아트센터 드림2관에서 10월 15일 개막해 내년 1월 5일 공연을 마친다. 제작사 라이브러리컴퍼니는 <긴긴밤>이 개막 이후 16일까지 총 1만3279장의 티켓을 판매했다고 밝혔다.

해당 극장의 객석 수가 211석인 점을 고려했을 때 전체 객석 점유율은 87.4%에 이른다. 라이브러리컴퍼니는 이 중 유료 객석점유율이 68%인 것으로 집계했다.

다만 이 두 작품의 공연정보는 KOPIS API 데이터와 괴리가 상당하다. KOPIS API를 자체집계한 결과 공연기간 각 극장에서 판매된 티켓판매량이 <홍련>은 8843장, <긴긴밤>(개막 이후 16일까지)은 314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제작사 측이 밝힌 공연정보와 각각 1만장 이상 차이를 보이고 있다. 소극장 작품인 만큼 이 정도 수치 차이는 객석 점유율에 큰 영향을 미친다.

뒤를 이어 성과가 좋았던 작품은 <스윙 데이즈>인 것으로 파악된다. <스윙 데이즈>는 충무아트센터 대공연장에서 11월 19일부터 개막한 작품이다. KOPIS API 데이터를 자체 집계한 결과 이날부터 16일까지 해당 공연장에서 팔린 티켓은 총 2만4210장인 것으로 나왔다.

<스윙 데이즈>는 개막일부터 16일까지 총 32번 공연됐다. 해당 공연장의 객석 수가 1250석인 점을 고려하면 객석 점유율은 60.5%로 추산된다. 시야제한석, 공연장 보유석 등을 제외하면 제작사 측이 산정한 객석 점유율은 이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스윙 데이즈>는 유한양행의 창업주로 독립운동가이기도 한 유일한 박사를 모티브로 한 인물 '유일형'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스윙 데이즈>는 올댓스토리와 컴퍼니연작이 만든 작품으로 내년 2월 9일까지 상연된다. 컴퍼니연작 관계자는 "KOPIS 데이터와 실제 공연정보와 차이가 있으며 구체적인 공연정보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연장공연 도전한 <일 테노레> 객석 늘었지만 점유율은 하락

구병모 작가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 <파과>는 상연되는 기간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는 3만5172장의 티켓을 판매한 것으로 집계됐다. 페이지1(Page1)이 제작한 이 작품은 40년간 청부살인을 업으로 삼던 늙은 킬러 조각의 삶과 감정을 그린 작품이다. 차지연과 신성록 등 배우가 출연했다.

<파과>는 3월 15일부터 5월 26일까지 약 2달에 걸쳐 공연됐다. 해당 극장의 객석이 702석인 점, 공연이 총 93회 열린 점 등을 고려했을 때 객석 점유율은 53.9% 정도다.

11월 5일부터 링크아트센터 페이코홀에서 상연되고 있는 <글루미 선데이>도 양호한 성과를 내고 있다. 개막 이후 16일까지 해당 극장에서 1만913의 티켓이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 극장 객석 수가 477석, 총 53회 공연이 상연된 점을 고려했을 때 <글루미 선데이>의 객석 점유율은 43.2%다.

뮤지컬 제작사 중 빅5로 불리는 오디컴퍼니의 <일 테노레>는 엇갈리는 흥행성과를 기록했다. <일 테노레>는 극장을 바꿔가며 두 차례에 걸쳐 공연을 진행했다. 지난해 12월 19일부터 올해 2월 25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하다 인기에 힘입어 블루스케어 신한카드홀에서 3월 29일부터 5월 19일까지 연장공연을 진행했다.

CJ토월극장에서 성과는 양호했지만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는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팔린 티켓은 4만8447장으로 해당 기간 90회 공연이 진행된 점을 고려했을 때 객석 점유율은 53.6%다. 초연작치고 준수한 편이다.

그러나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 입성한 뒤 객석점유율이 39%로 떨어졌다. 티켓 판매량은 4만3427장으로 비슷했지만 해당 극장의 객석 수가 1766석으로 훨씬 많았던 탓으로 보인다. 오디컴퍼니 관계자는 "객석 점유율과 티켓 판매량 등 구체적 수치는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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