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재집권]국내 위성통신, '명품 조연' 머스크 후광 받을까규제 철폐 중심 '정부효율위원회' 수장직 제시, 각종 규정 완화 '촉각'
최현서 기자공개 2024-11-11 07:28:11
[편집자주]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제47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됐다. ‘트럼프 2.0’ 시대의 개막이다. 정치 이념은 이전과 같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국내 산업계는 긴장하고 있다. 한국 기업에 대한 보조금 축소, 관세 인상, 반친환경 기조 등을 예고해서다. 현지에 이미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반도체, 배터리 업계의 위기감은 더 크다. 더벨은 돌아온 트럼프 행정부가 재계에 미칠 영향을 다각도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08일 09: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슈퍼 천재(Super genius)."백악관에 재입성하게 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7일(현지시각) 새벽 자택이 있는 플로리다 팜비치 컨벤션센터에서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대표를 지칭하면서 한 말이다.
머스크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의 킹메이커였다. 트럼프 유세 기간 동안 1억3200만달러(1844억원)를 썼을 정도로 헌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런 머스크 대표에게 '정부효율위원회'를 맡기겠다고 공언해 왔다. 정부효율위원회는 규제를 타파하는 것을 주요 업무로 삼는 곳이다.
미국 정부 기관 규제에 발목 잡혔던 스타링크 사업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발사체부터 위성 통신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연방항공청(FAA), 연방통신위원회(FCC) 등의 규제가 스타링크 사업에 제동을 걸어왔기 때문이다. 머스크 대표가 위원장이 된다면 이러한 국내 규정부터 수정할 것으로 보인다.
스타링크가 내년 1분기 중 국내에 서비스할 예정인 만큼 국내 위성통신 사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진출의 족쇄가 될 수 있었던 미 정부의 규제들을 풀 여지가 높아서다. 이미 스타링크는 SK텔링크를 비롯한 위성 통신 사업자 3사와 제휴를 맺은 상태다. 관련 사업 역시 '트럼프 훈풍'을 탈 가능성이 제기된다.
◇FAA·FCC 규제에 발목 잡혔던 스타링크
스타링크는 스페이스X의 위성 통신 사업 전문 자회사다. 위성을 발사하기 위해서는 발사체에 위성을 싣고 우주로 쏘아올려야 하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 통신 서비스를 시작하면 일정한 품질을 보장해야 하는 과제도 동시에 안고 있다.
이러한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스타링크는 많은 규제를 받았다. 로켓은 FAA, 위성 통신 서비스는 FCC의 허들을 넘어야 한다. FAA는 주로 발사체의 안정성을 위주로 규제를 설정하고 FCC는 통신 서비스 품질과 사업성 등을 판단한다.
다만 최근까지도 미 정부 기관들은 스타링크 서비스에 브레이크를 걸었다. 지난달 2일(현지시각) FAA는 팰컨9의 발사를 금지시켰다. 7월부터 이어진 발사 금지 명령은 이번이 세번째다.
팰컨9은 스페이스X의 대표 발사체로, 재사용이 가능한 완벽한 로켓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발사 실패 사례도 없었다. 하지만 지난 7월 스타링크 위성 발사 과정에서 팰컨9 로켓 2단부에 문제가 발생해 위성 20개가 파괴된 것을 시작으로 FAA가 칼을 빼들었다. FAA는 올해만 3번에 걸쳐 팰컨9 발사 금지 명령을 내렸다.
FCC와는 오래된 '앙숙' 관계다. 트럼프 정부 1기였던 2020년 FCC는 스타링크에 농촌 디지털 기회 기금(RDOF) 명목으로 8억8550만달러(1조2329억원)에 달하는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바이든 정부가 들어선 2022년 FCC는 이러한 결정을 번복했다. 머스크 대표는 이러한 결정에 대해 항소했으나 지난해 12월 FCC는 전년의 결정을 재확인하며 항소를 기각했다.
RDOF는 농촌 지역에 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한 정부 정책이다. RDOF 정책에 참여하는 사업자는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는다. RDOF 참여 사업자는 다운로드 속도 초당 100메가비트(Mb), 업로드 속도 20Mbps를 제공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FCC는 스타링크가 이러한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꾸준히 품질이 나빠지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600달러(84만원)에 달하는 고가의 위성 접시를 구비해야 하는 점도 RDOF 취지와 맞지 않다고 봤다.
◇'족쇄' 풀린 스타링크 기다리는 통신3사
머스크 대표는 이러한 미국 내 규제를 덜어낸 뒤 해외 진출에 적용되는 허들을 덜어낼 것으로 전망된다.
스타링크의 해외 진출을 위해서는 목표 국가의 규제도 통과해야 하지만 미국의 규정도 준수해야 한다. 가령 국제전기통신연합(ITU)와 FCC의 주파수 사용과 궤도 배치 관련 계획이 맞지 않을 경우 조정 과정을 거쳐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머스크 대표가 실제로 정부효율위원회를 이끌 경우 이러한 내용들을 손 볼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미 스타링크의 해외 진출 계획은 지연되고 있다는 점도 이러한 관측에 힘을 실어준다. 머스크 대표는 2021년 6월(현지시각) 스타링크 서비스 직전에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 최대 300억달러(41조805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북극과 남극을 제외한 전 세계에 서비스하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국내 위성 통신 산업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스타링크는 지난해 한국 시장에 진출하고자 했지만 각종 규제에 부딪혀 서비스하지 못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최근 스타링크의 한국 법인 '스타링크코리아'와 스페이스X 본사가 맺은 국경간 공급 협정의 승인, 심사 등을 거치는 과정에 돌입한 만큼 한국 정부가 '판'은 다 깔아준 셈이다.
SK텔링크, KT, LG유플러스는 스타링크 서비스가 한국에서 게시되기만 하면 되는 상황이다. 3사는 지난해 모두 스타링크와 제휴를 맺었다. 국내 무선 통신 인프라가 좋은 만큼 도서산간 지역, 선박 등에 서비스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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