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로보틱스 리빌딩 전략]알에스오토메이션, 대기업 설비투자 후광효과 '아직'1000억대 매출 이후 내수침체 직격탄, 로봇시스템 확장 모색
이우찬 기자공개 2024-12-04 08:30:13
[편집자주]
국내 로보틱스 업계가 실적 부침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18개 로봇 상장사의 실적은 2021년 1조원을 넘기며 축포를 쏘아 올렸지만 성장세는 이듬해를 끝으로 꺾이기 시작했다. 올해는 1조원을 넘어설지 조차 장담하기 힘든 국면이다. 반등의 서막일까. 트럼프의 재집권은 로봇산업에 훈풍을 불어넣어줄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다. 혁신의 아이콘인 일론 머스크가 전면에 등장하면서 국내기업도 진입장벽이 낮아지는 수혜를 입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더벨이 로보틱스 업황 진단을 통해 각사의 리빌딩 전략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7일 13: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알에스오토메이션은 내수 매출이 크게 감소하며 지난해부터 역성장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더벨이 분석한 상장 로봇기업 18개 가운데 외형이 감소한 기업은 10곳인데 하락폭이 3번째로 높았다. 국내 대기업 투자에 따른 후광효과가 절실한 가운데 회사는 신사업인 로봇시스템에 기대를 걸고 있다.◇지난해부터 역성장 흐름, 내수 부진 여파
알에스오토메이션은 로봇 모션제어기 분야 국내 수출 1위 업체다. 사람의 두뇌처럼 제어를 총괄하는 로봇 모션 제어기와 실제 모터 구동을 제어하는 근육 역할의 드라이브 제품군을 공급한다.
회사의 근간은 1995년 삼성전자에서 조직된 자동화 팀이다. 이후 2002년 미국 기업 로크웰오토메이션과 삼성전자의 합작사 로크웰삼성오토메이션으로 발전했다. 삼성전자 연구소장과 로크웰삼성오토메이션 전무를 지낸 강덕현 대표 주도로 2010년 알에스오토메이션으로 분사했다. 지금까지 로크웰오토메이션과 끈끈한 파트너십을 이어가는 배경이다.
알에스오토메이션의 올해 3분기 누적 연결 매출은 528억원이다. 지난해 동기(615억원) 대비 14% 감소했다. 최근 추세를 보면 2022년까지 순항하다 지난해부터 외형이 크게 줄어들었다.
900억원 안팎을 기록하던 매출은 2021년 단숨에 1100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듬해에도 1000억원을 넘었다. 매출 1000억원을 상회할 당시에는 로봇 모션제어 사업뿐만 아니라 에너지제어장치 부문도 동반 성장했다.
그러나 지난해 797억원으로 외형이 급감했고 올해도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700억원대 매출은 2016년(707억원) 이후 처음이었다. 지난 2021년 내수 매출만으로 1000억원을 달성했는데 이후 감소세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전체 외형은 축소됐다. 여기에 실적 방어 역할을 했던 에너지제어장치 부문도 부진했다.
반도체, 2차전지를 비롯해 전방산업 투자가 줄어들며 부품사인 알에스오토메이션에 실적에도 한파가 불어닥친 것으로 분석된다. 알에스오토메이션 관계자는 "국내 대기업 설비투자가 올해도 줄어들었다. 특히 회사와 연관성이 깊은 장비업종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언급했다.
◇로봇시스템 사업 모색, 트럼프 2기 행정부 인프라 투자 기대
알에스오토메이션은 로봇시스템 사업에 본격 진출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기존에는 산업용로봇에 쓰이는 모션 제어기를 납품했다면 향후에는 F&B를 비롯해 다양한 산업에서 공급 단계부터 고객사와 협력해 로봇 모션 제어기를 확대 적용하는 게 골자다.
한국도미노피자와 손잡고 식품제조 공정 무인화를 진행하는 사례가 꼽힌다. 피자 도우 자동화를 시작으로 프로젝트를 확대하고 있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코리아와 에너지 관리 자동화를 추진하고 뉴로메카와 고속용 협동로봇 분야에서 협력하는 것도 로봇시스템 사업 확대의 일환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인프라 투자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트럼프 재집권으로 통신, 기반시설(SOC), 전력을 비롯한 자동화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면서다. 미국 시장 점유율 1위로 알려진 스마트 모터 컨트롤러(SMC) 신제품을 준비할 예정이다.
로크웰오토메이션에 수출하고 있는 SMC는 로봇 모션 제어기에서 명령을 받아 구동 모터를 제어하는 부품이다. 교량, 엘리베이터, 스마트제조라인 등 광점위하게 쓰이는 제품이다. 지난 2022년 로크웰오토메이션과 5년간 630억원의 SMC 공급계약을 체결했는데 사이버보안 기능이 장착된 차세대 제품을 2027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하고 이다.
또 다른 모멘텀으로는 4축 서보드라이브가 꼽힌다. 이 제품은 반도체 물류라인에 적용하는 것으로 목표로 개발 중이다. 4축은 4개의 모터를 하나의 드라이브에서 구동할 수 있다는 뜻이다. 회사 관계자는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1, 2년 안에 삼성전자와 테스트를 거쳐 공급이 시작되면 다른 고객사한테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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